[현주]는 널려진 옷가지와 제멋대로 던져진 양말과 팬티를 보며 얼굴을 잔뜩 찌푸린다.
이제는 제법 익숙할 법도 한데.. 오늘도 여전하다.
"야!!.. 저 옷.. 저렇게 처박혀 있는거 내가 본게 일주일째다!!.. 어후.. 진짜..
죽여주는 홀애비 냄새... 으휴우...."
".... 뭐 마실꺼 줄까?.... 아니다.. 니가 대충 꺼내 먹어라..."
"진짜..이상황에서 먹을꺼는??.... 빨랑 뭔일이 나도 나야지... 이게 뭐냐?? 이게...."
".........."
'훗... 뭔일이라니... 그래.. 나도.. 이제 그래야 할꺼 같다...'
[현주]가 잔소리를 하며 정장슈트의 옷소매를 걷어 부치며..
널려진 옷가지들을 빨래통에 쑤셔 넣는다.
한시간 후..
"아아~...아아~...아앙~...어흐응~...아~ 자기야~..."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오피스텔 중층 침대위에서 [현주]의 한쪽 다리를 치켜 올려 어깨에 걸친 채..
열라게 자지를 박아대고 있다.
오늘 생리가 끝났는데 혹시 모른다며 알몸으로 눕기전 [현주]가 깔아놓은 수건은
이미 어디로 굴러쳐박혔는지 알 수 없다.
"후우..후우..후우..후우..후우.."
"어흐응...아아~...아흥흥~..아흥.."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촉촉한 애액에 젖은 나의 엄지손가락은 [현주]의 보지숲 끝자락의 클리를 리듬에 맞춰
문질러 대었고.. [현주]의 보지로는 내 자지가 깊게 들락거린다.
"후우..후우..후우..후우........으으으...읍!!!!!!!.."
"어흐응...아아~..어우..........자기야!!..어우윽!!!!!.."
[현주]의 벌려진 두 가랭이 사이에 깊게 쳐박힌 내 좃대가리가 실컷.. 정액을 내뿜어
버린다.
"하아...으으...으으..."
"후우으....."
[현주]의 한쪽 다리를 놓아주며.. 자지를 [현주]의 몸속에서 뽑아 낸다.
미끌한 콘돔이 번들거리는 애액에 약간 붉게 물들어 있었고..
[현주]의 허벅지에는 묽은 피빛이 감도는 애액이 흘러 내렸다.
"윽!.. 뭐 나왔다..!!.. 피다!!.."
"진짜!!!...어머!!!...."
게슴츠레한 두눈으로 섹스의 여운을 느끼던 [현주]가 화들짝 놀라 일어나 침대카바를
살핀다.
샤워를 마친 [현주]와 함께 침대위에 껴안은채 누워있다.
오늘은 기회가 왔으니 [현주]에게 그동안 하고 싶던 말을 해야겠다.
더이상 나를 위해 헌신하는 [현주]를 이렇게 무책임하게 둘 수는 없는 거니까..
알몸으로 나에게 안긴 채.. 내 가슴에 귀를 댄채 누워 있는 [현주]가 입을 열었다.
"오늘 자고 가야겠다... 내일 쉬니까.."
".....현주야.."
"...응??....."
"그냥.. 우리 합쳐서 살까??..."
"합쳐서??.. 훗~.. 동거나 해보자고?.."
"..동거를 하던지.. 결혼을 하던지.. 그냥.. 남들처럼..그렇게.. 해야 할 꺼 같아서.."
".........."
"...싫어?.."
순간 내 가슴위에서 얼굴을 떼어낸 [현주]가 왠지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치이....."
"......싫음 그냥.. 시집이나 가던지......"
"싫어.. 그냥.. 이렇게 살자.. 편하잖아??.. 부담도 없고...."
"............"
의외의 대답이었다.
결혼하자고 하면..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 할 줄 알았는데..
일주일 후 저녁..
학원 화장실 거울속으로 아까 미용실에서 새로 커트한 머릿결을 비쳐본 후
복도를 향해 걷는다.
시끌벅적스런 강의실 문을 연다.
[씨바..존나.. 재수없......]
여느때처럼 소란스런 강의실이 순간 조용해 진다.
제각각 다른 교복을 입은 남녀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교재를 펴고 있다.
교탁위에 교구류를 올려 놓으며 새로 장만한 간지나는 무선마이크를
새로 장만한 거금의 간지나는 양복옷깃에 꽂는다.
휘경여고 1학년 [김서희] 학생은 어제와 같은 자리에 앉아 똘망똘망한 두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연다.
"오늘따라 피곤한 저녁이네요.. 이 늦은 시간까지 학업에 열중하는 여러분도 많이
힘들죠??..."
[네에......]
"자.. 다들.. 앉은 자리에서.. 두팔을 머리위로 쭈욱 뻗고...."
[...........]
[김서희]..
새하얀.. 피붓결의 팔목과 샤프를 쥐어든 손가락이 유난히도 길어 보이며..
매혹적인 입술은 유난히도 붉어 보였다.
그렇게 오늘 나의 마지막 열강이 끝나고.. 교구를 챙겨 학생들과 섞여 강의실
밖 복도로 빠져나왔다.
복도끝.. 계단실 앞 자판기에.. 고1치고는 커다란 키에 긴 생머리의 [서희]가
허리를 숙여 종이커피 하나를 뽑아 들고 있다.
허리를 구부렸을 때의 그 자태와 슬쩍 들려진 교복치마 아래의 하얗고 탐스러운
허벅지가 눈이 부실 정도이다.
순간 눈을 감았다.
'미쳤다... 나는 분명히... 미친.. 개새끼다..'
내안의 내 자아가 나를 자책하고 있다.
자판기 앞의 서희가 나를 보자 슬쩍..내 눈빛을 살핀 채 고개를 숙인다.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서희]에게 준비되지 않은 말이 튀어나와 버렸다.
"하하...학생은 항상.. 4층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더 하고 가더니 오늘도 야간 자율이야???.."
".....흐음... 조용해서여..."
"그..렇군.. 음.. 하하.. 공부하는데.. 뭐.. 어려운건 없고??..."
"....네에...."
"그래... 하하.... 흐음음!!.. 그래..그러면.. 열공하고...??..."
"....네에.. 들어가세여어~...."
[서희]가 나를 지나쳐 4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내려간다.
돌아서서 눈을 감아 버렸다.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로 힘이 없게 느껴진다.
심장소리가 쿵쾅쿵쾅 스테레오 서라운드로 뇌속에 쳐박혀 들려온다.
"아.... 씨바...."
"자.. 그래프를 그려보면.. 어떻게 됩니까??... 이렇게~... 이렇게..되겠죠??..."
[..........]
"아니??..교점이 하나도 없네요.. 그쵸??... 따라서 판별식은 어떻게 된다???..."
[..........]
"디는 영보다 같거나 작다.... 따라서 정답은 사번이네요... 이문제 체크해주시구요.."
[..........]
"자.. 다음문제 풀어봅시다.. 제작년도 수능에 출제되었던 문제네요..
정삼각형 에이비씨에서.. 에이제곱 프러스 사비제곱 프러스 사씨제곱의 최소값을
구하라네요... 단.. 내점 피는 임의의 점이라고 했습니다.."
[..........]
학원 강의실안 20여명 남짓한 축늘어진 피곤한 머리통들..
그 머리통을 내려다 보며 오늘도 한창 열강중이다.
늦여름의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밤 열시가 다가오는 이시간까지.. 지친몸으로 공부에 임하는 학원생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니.. 문득 고등학교3학년 때.. 혼자 미친듯.. 공부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때의 열정으로 내가 이사회에 맞섰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변방의 보습학원 강사짓꺼리
를 안하고 살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뒤늦게 나마 이렇게 정신차리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다행이긴 하다.
하지만 어제처럼 오늘도 왠지.. 의기소침해지고.. 무기력한게 평상시의 내가 아닌것 같다.
휘경여고 1학년인 [김서희]가 이틀 연속..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나 일찍와서 앉아있던 창쪽 자리에는 지각한 남학생놈이 앉아 있고..
나의 천사는 도대체 어제오늘 왜 학원을 안나왔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저께 4층 독서실에서 밤늦게 공부를 하던 [서희]에게 캔음료 하나를 건네 주었다.
[서희]는 처음에는 흠칫 놀래는 표정을 짓더니.. 쑥쓰러운듯.. 받아들며 목례를 주었다.
내가 왜.. [서희]를 보고.. 이상야릇한 감정에 휩싸였는지.. 어제서야 깨닫게 되었는데..
그것은 [서희]가 오래전.. [민서]누나의 고등학교 시절의 모습과 너무 닮아서였다.
바보같이.. 그런것도 생각 못하고.. 마치 짝사랑에 빠져버린 미친놈처럼... [서희]를
생각했었다는 내 자신이 무척이나 우습게 생각되었다.
아련한 기억 저편의 [민서]누나의 아름다운 모습..
아버지와 [현준]이녀석과 큰집 뒷산으로 벌초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훌쩍 성숙해진
[민서]누나와 단둘이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던 기억들..
그리고 그 고추밭 언덕 소나무 아래에서 겪었던 섹스....
너무나 그립고..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그때의 [민서]누나가 지금의 [서희]와 비슷하다보니.. 무의식적으로.. 내안의 자아가
내면에 잠재되어있던 [민서]누나의 그리움에 그만 흠뻑 취해버려.. 나도 모르게 [서희]를
사랑하는것 처럼 생각이 들었던 거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촌지간이라는 비운의 운명적 사랑 때문에.. 끝내 이루지 못한
나의 가련한 첫사랑이 낳은 씁쓸한 결과일 뿐이다.
학원의 불이 꺼지고.. [서희]가 없는 독서실의 불만 켜진 건물 앞에 주차되어 있던
내차에 올라 시동을 켜고.. 오피스텔로 향한다.
[현주]에게 전화를 건다.
내일이 놀토라.. [현주]와 함께 가까운곳으로 주말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구녕이 포도청이라.. 주말특강일정 빵꾸난걸.. 때우는 자리에 내가 나설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신호음이 몇번 울리고 [현주]목소리가 들려온다.
"엉~... 끝났어???.."
"응...."
"어떻게..?? 오늘밤 출발하는거양??..."
"그냥.. 우리집 앞으로 와야겠다.."
"치이.. 결국 주말 특강 잡혀버렸구나??.."
"시키는데 어쩌냐..다다음주나 가자.."
"알았엉~..."
"풋........"
"자기 왜에??.."
"말투가 그게 뭐냐??... 나이는 먹어가지구..."
"씨이~!!..희주니 너 주우겄어??..."
"큭큭......하여간 바로 출발해..오늘 왠지 이 형아가 술이 좀 땡긴다.."
[현주]와 함께 오피스텔 근처의 왁자지껄한 먹자골목의 호프집안에 자리를 잡았다.
금요일 밤이라.. 수많은 젊은이들과 직장인들이 인산인해에 불야성을 이룬다.
[현주]가 생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더니.. 하얀 거품콧수염을 묻힌 채 입에서 잔을
떼어내었다.
귀엽다.
그리고 언제나 봐도 이쁜 얼굴이다.
나이살 때문인지.. 오래전 대학때의 사진속 [현주]보다는 얼굴살이 붙었지만..
아직 시집을 안간 처녀라 그런지.. 요즘 젊은 괜찮은 여자애들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이는 스타일이다.
"우리.. 희주니.. 오늘 왠지 무거워 보이네??.. 여행 못가서 그런거야..??.."
"아냐.. 그냥 뭐.. 요즘 사는게 그냥 우울하다 보니까.."
"짜아~식...힘내.. 언제나 니 옆에는 내가 있잖아~..."
"체.. 우웩이다...."
"니 인생이 언제는 안 우울했냐??..그때마다 니옆에 내가 항상 있어줬고..
안그래?? 새삼스럽기는.."
"그래..그래... 눈물나게 고맙다..."
[현주]와 단 둘이 오붓하게 나와서 마시는 술이 참 오랜만인것 같다.
[현주]의 말처럼.. 언제나 우울했던 내 인생의 곁에는 [현주]가 있어주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저렇게 나이만 먹어가고 있다.
내가 조용하자.. 밝은 성격의 [현주]역시.. 차분한 척 애를 쓰려 한다.
괜히 시끌벅적스러운 호프집 주변을 빙~ 둘러보더니.. 핸드폰의 문자를 확인한다.
물어볼까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현주]에게 [서희]의 안부를 물었다.
"니네반.. 김서희학생 있잖아..."
"참... 걔 요즘 학원 안나오지??.. 아마 당분간 못나올꺼야...."
"...왜??..."
"엄마가 많이 아프셔.. 나도 오늘 낮에 걔랑 친한애들이랑 일산국립암센터에 가봤거든..."
"...그래??... 암???..."
"위암말기.... 의사말대로 아마 이번주말이 고비라고 한다는것 같던데..."
"후우... 그렇군..."
"서희 걔.. 밤샘 엄마병간호에..학교생활에..학원독서실공부에..공부도 항상 1,2등이고..
참 부지런하고 괜찮은 녀석이었는데..너무 안됐어..차분하고 진짜 착한 애였거든..."
"그렇군....에효~ 진짜 안됐다...갑자기 우리 아빠 돌아가실적 생각나네.."
"걔네는 가족도 없어.. 아무도..."
"뭐????...."
"아빠는 서희 낳기전에 돌아가셨다지.. 형제도 없지.....벌컥벌컥...."
순간 너무 충격적이어서 뭐라 할 말을 잃었다.
'그랬었군....'
[서희]의 얼굴을 생각하니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었다.
다시 조심스레 [현주]에게 입을 열었다.
"..... 그럼 걔 앞으로.. 어떻게 되는거냐??.."
"일단..서희 어머니 돌아가시면 따로 상담을 해야겠지.. 물론 학교는 당연히 다녀야
하는거겠고..."
"진짜.. 불쌍하다.."
"그러게.. 참 세상 불공평 한거 같애.. 그렇게 착한 애한테.. 왜 그렇게 불행을 주는건지.."
"쭈욱~....크하아.... 쩝쩝쩝쩝..."
"나이를 먹다보니까.. 그런게 느껴지더라구..."
"어떤게??..."
"장례식장에 가는 횟수가...."
"....."
"대학졸업전까지는 장례식장 한번도 안가봤거든.. 내 주변에 돌아가시는 분이 없으셔서.."
"......."
"근데.. 몇년에 한번... 요새는 이상하게.. 일년에 한번꼴이야..."
"훗.. 생각해 보니 그렇군...그 횟수의 간격이.. 마치 영으로 가는 극한값처럼.."
"울엄마아빠도 언젠가 돌아가실꺼 생각만 해도 넘~가슴아퍼...아마 난 죽어버릴지도 몰라.."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막상 그런일 닥치니까..
그냥..뭐 무덤덤한게 믿겨지지가 않더라구.."
"그래??..."
"응.. 발인하고도 믿겨지지가 않았어.. 그리고 한참 후에 후회많이 했지.. 못난 아들모습
만 보여드렸다는게... 꼴에 장남인데.. 자리잡고 돈벌고 장가가고 했었어야 했는데..."
"그러게.."
"너도 나중에 후회 할 지도 모르니까.. 빨랑빨랑 시집가서 애기 낳아서 손주 재롱도
보여드리고 해..."
"치이..........시~러..."
"싫음 시집가..."
"뻬에~...재미 없음...."
"훗....큭큭큭.... 나이는 먹어가지고..."
[탁!!!!...]
"씨이!!... 자꾸 그말 한다??..."
나의 천사 [서희]에게 그런 일이 닥쳤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니.. 무척 난감하고..
더 우울해지는것만 같았다.
어쩌면 당분간이 아니라.. 영원히 못만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긴 하다.
어디까지나 지난날의 [민서]누나를 떠올리게 하는 [서희]라면.. 그래서 지금처럼 나를
힘들게 하는거라면.. 차라리 안보는게 나을 수 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이 안타까운 심정은 깊은 이성적 호감이 느껴지는 미성년 제자에 대한
연민일까... 아니면 단지 착실한 여학생이 겪기에는 너무나 버거워 보이는 불행한 인생에
대한 연민일까??..
어쩌면 둘 다 일까???
[서희]에 대한 나의 감정은 뭐라 표현하기가 애매하다.
내자신이 사회규범상 모럴리티적 관념으로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을 한다 해도.. 솔직히
그애를 보고 [민서]누나를 떠올리며.. 깊은 호감을 느끼던 중이었으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안에서만의 범죄이다...
절대... 겉으로 드러나서는 안될...
하긴.. 나이차이가 몇년인지 계산도 안되는데.. 그런 애를 사랑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건 헐리우드에서나 가능한 얘기니까...
하지만..헐리우드는 지구상에 붙어 있는.. 엄연히 존재하는 지역이 아닌가??
갑자기 복잡해지는 머리속을 술이라도 가득 채워 뒤엉킨 잡념을 익사시키기라도 하듯..
술을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알딸딸하게 취한 채.. [현주]와 함께 밖으로 나와버렸다.
"쭈운~ 우리 노래방 가서 신나게 놀깡???..."
"그냥.. 자러가자..피곤해.."
"시러!!!...쫌 놀자..응??... 아~빨랑~..."
"에이.. 진짜.. 싫음 시집이나 가라니까.. 나이는 먹어가지고...."
빈말로 내뱉았는데.. 느닷없이 [현주]가 나를 확~ 매섭게 째려보기 시작이다.
참.. 어이가 없다.
이놈의 노처녀 히스테리가 또 도졌는지... 이럴땐 그저.. 숨죽이는게 상책이다.
내가 맞장구로 큰소리를 치면.. 분명히 또 크게 싸우고.. 심지어 울어버리기 일쑤니까..
"야!!.. 김희준!!.. 너 그 농담..내가 싫다고 했지??... 나 그거 재미없다니까???..."
".....재미없음... 그냥..흐음... 시집가든지...."
"씨이... 야!!.. 나 시집간다.. 시집가~.. 어???? 됐냐???..."
"왜.. 갑자기 화를 내??... 그냥.. 빈말인데..."
"대신... 너한테는 안가!!... 알았냐????...."
"...!!!......."
여지껏 참고 있었는데.. 부글부글 끓던 솥단지의 뚜껑이 갑자기 열려버리고야 말았다.
"야!!!.... 내가 언제.. 나한테 시집오라 했냐???... 어?????..."
"됐어.. 노래방 가기 싫음 마~.. 나혼자 갈테니까..."
소리를 대뜸 질러버리니.. 그전처럼 대들지 않고.. 오히려.. 새침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고 획 돌아서서 노래방으로 걸어 내려가 버리는 [최현주]..
'아휴..저걸 그냥...'
결국 시집못간 노처녀 [최선생]의 뒷꽁무니를 ?아 지하의 노래방으로 향했다.
도우미로 보이는 젊은 영계들이 바삐 캔맥주를 들고 방들로 들락거리고.. 여기저기서
꽥꽥~ 거리는 열창소리가 비좁은 복도에 가득차 있다.
복도 맨 끝의 비교적 아담한 작은 방으로 들어온 [현주]와 나는 쇼파에 앉았다.
[현주]가 터질듯한 가슴으로 꽉낀 브라우스를 내보이며 얇은 자켓을 벗더니..
리모컨을 들고 칠렁거리는 앞머리를 위로 올리며 좁은 스테이지 앞으로 걸어나간다.
그러더니.. 아니나 다를까.. 또 나이에 걸맞지 않게.. 요즘 노래를 부른다.
[Go away]...
오래전에는 [아브라카타브라]를 부르며 시건방춤을 추더니만... 참.. 웃긴다.
하긴.. 그 때 무척 섹시해보이긴 했다.
물론 그날 그 분위기를 몰아 오피스텔에서 열섹에 즐섹을 하고야 말았지만..
그러고보니.. 얘랑 단 둘이 노래방에 온게 벌써 1년전 얘기다.
나이어린 고삐리들을 가르치려면 그들의 사고방식에 눈높이를 맞춰줘야 한다는
[최선생]만의 교육철학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너무 치사하잖아~너답지못하잖아~지금 적응이 안돼~ 어!!어!!어지러워 왜.."
"풋......."
[현주]가 귀여운 표정에 제스쳐까지 취하면서 랩을 해댄다.
"내 걱정 말고 고웨이~집착없이 사라져줄게..매달릴줄 알았겠지..역겨워~ 착각하지마~
더멋진 사람~만날게~ 널 후회하게 만들어줄게.. 슬픔은 지금뿐야..보이"
"..........."
빠르게 모니터안을 지나가는 가사를 보니 가관이 아니다.
'고어웨이??..쟤 지금 나보고 꺼지라는거야??...으휴.. 저거..진짜.. 언제 철들래나....'
'참내..가짢아서...증말....'
확 일어나 진짜로 꺼져버려 저 커다란 두눈에 또 눈물 펑펑 흘리게 만들까보다
라는 생각도 순간 들었지만.. 그냥 시집못간 노처녀가 나를 약올리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귀엽게 봐줘야 할꺼 같다.
하지만.. [현주]의 본심이 내가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것과 틀릴지도 모른다는게
요즘 느껴진다.
나를 무척 사랑하고.. 나와 결혼하려고.. 내곁을 맴돌며 저렇게 늙어가며 기다렸는줄
알았는데.. 어쩌면 여지껏 내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주]가 노래가 끝나고 마이크를 놓더니.. 내 맞은편 쇼파로 커다란 히프를 들이밀며
앉으려 했고 순간 손을 뻗어 [현주]의 팔목을 잡아 끌어 내 옆에 앉혔다.
"씨이... 절루가.. 미워..."
"아라써.. 꺼져줄테니까.. 대신 오늘밤은 아니야.."
"노래 안해??.."
"조금 이따가.."
"치이... 느끼하게.. 왜이래???..."
"노래하는 모습이 너무 섹시해서 그래.. 현주 찌찌좀 만지자.."
"아앙~.. 미쳤어!!.. 누가 들어오면 어쩌려구??..."
"누가 들어온다그래??.. 혹시.. 들어올지도 모르니까 스릴있고 잼있잖아..."
내 옆에 앉은 [현주]의 터질듯한 브라우스의 위태위태한 단추를 보니..
방금전까지의 가짢은 생각은 어딜가고 느닷없이 성욕이 솟구쳤다.
"아이 참!!....여기서는 싫다니까....."
"싫으면 시집......."
순간 다시 화난듯.. 나를 바라보는 [현주]의 눈빛을 피해.. 나오려던 말을 끊은 채..
시선을 떨구며 하던일을 계속한다.
[현주]의 앞가슴을 만지려 브라우스의 단추를 몇개 풀자...
[현주]가 길게 쇼파뒤로 기대며.. 손을 뻗어 내 머릿결을 만져댄다.
[현주]의 커다란 젖가슴의 가슴골로 손을 집어넣으며
[현주]의 반쯤 감긴 두 눈으로 다가가서 슬쩍 열려진 [현주]의 도톰한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었다.
[현주]의 물컥한 젖가슴을 만져들며 끈적이는 키스를 나누기 시작했다.
"후움...쪼옵..쪼옵..쪼옵..쪼옵..."
옆방에서는 꽥꽥거리는 열창소리들과 불투명한 창밖으로는 바삐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의
형체가 비쳐질 뿐.. 단 둘만의 공간안에서 은밀한 스킨쉽을 즐기는 우리를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없다.
물론 이러다가 술취한 옆방 손님이 문을 잘못 열고 들어오면 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기겠지만.. 그런 구데기가 무섭다고 해서.. 즐섹의 장을 못담글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윽고 [현주]의 젖가슴을 실컷.. 탐한 내 손길이.. [현주]의 탐스러운 허벅지로 내려간다.
스타킹을 안신어서 그런지.. 익숙치 않은 공간에서 만져지는 허벅지의 맨살이 주는 느낌은
참..아찔하기만 하다.
[현주]의 허벅지를 만지던 내 손이 [현주]의 탱그런 허벅지를 타고 치마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 꽉낀 [현주]의 팬티와 만나자 [현주]가 키스하던 입술을 슬쩍.. 떼어내며..
나를 슬며시 밀치려 한다.
"이따..우리 오피스텔 가서 같이 자면서 하자.. 여기서는 싫어..."
"어때?? 색다르잖아??..."
"아이참... 누가 들어올까.. 겁난다니까..."
"그럼 만지기만 할께..."
"씨이.. 진짜..."
"너도 좀 만져봐.."
[현주]의 왼손을 덥썩 잡아 내 자지위에 얹어 놓았다.
그리고는 [현주]의 귓볼을 슬쩍 입술로 간지럽히며.. 다시 손을 [현주]의 치마속으로 집어
넣었다.
내 자지위의 [현주]손이 제법 압력을 가하며 내 물건위를 문질러대기 시작이다.
[현주]의 입술에 다시 입술을 포개어.. 잔잔한 프렌치키스를 나누며 [현주]팬티위 씹두덩의
골짜기를 가운데 손가락으로 문질러 대었다.
"쪼옵..쪼옵..쪼옵..쪼옵.."
이윽고 손가락이 [현주]의 팬티를 비집고 보지털위에 다다른다.
어느덧 [현주]의 손이 내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안쪽으로 슬~쩍 들어와서는
내 팬티위를 더듬었다.
[현주]의 게슴츠레한 두눈을 보며.. [현주]의 혀와 내 혀가 점점 더 거칠게 엉켜들고..
[현주]의 보지둔덕아래의 클리를 문질러 대던 내 가운데 손가락끝이 슬쩍 젖어들어..
그만 [현주]의 질구로 쳐박혀 들어가 버렸다.
"하아으......."
[현주]가 낮은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키스를 멈춘다.
하지만 어느덧 내 팬티속.. 자지를 움켜쥔 [현주]의 손은 어느새 발기된 내 자지를
힘껏 쥐고 있었다.
[현주]의 질펀한 보지속으로 가운데 손가락이 계속해서 들락 거린다.
"...희..희주나.....으흐으....으으으으읍........"
"..현주야...꼬츄 빠라줘....."
[현주]의 뒷통수를 슬쩍.. 내쪽으로 향하게 압력을 가하니.. [현주]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내 자지쪽으로 고개를 숙이며 나의 벨트를 풀어버린다.
이미 팬티는 들려져.. 귀두가 치솟아 팬티밖으로 삐져나와 있었다.
[현주]가 한손으로 좆줄기를 감싸며 팬티를 내리며 부랄을 쥐어감싸더니.. 내 자지를
따뜻한 입안에 머금어 버렸다.
"으흐........"
참.. 기분 묘~ 하다.
낯선 분위기에서의 오럴섹스라...
"후움...후움...후움...후움...쫍!!...후움..후움.."
"우흐으......그렇지....우흐으....."
[현주]의 허리를 타고 내려간 내 손이 어느덧.. [현주]의 치마아래.. 팬티속 엉덩이를
쥐어든다.
엉덩이골짜기 아래로.. 번들한 질구가 눌려져.. 손가락이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현주]가 슬쩍 쇼파위에 무릅을 댄채 내 자지를 빨아재끼기 시작이고 자세가 잡히자..
[현주]의 보지속으로 내 가운데 손가락이 열심히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후움..후움..우웁!!!...흐음!!..후움..후움..후움.."
[찌거..찌거..찌거..찌거..찌거..찌거..]
[현주]가 더이상 못참겠는지.. 반쯤 감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급하게..
나에게 올라타 앉으려 내 어깨위에 두 팔을 얹는다.
그러더니.. 한손을 가랭이 아래로 집어 넣으며 내 좃대를 쥔채.. 천천히 자기의 몸속에
집어 넣으며 앉아 버린다.
귀두끝에서부터...좃줄기까지.. 순식간에 [현주]의 몸속체온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풀어해쳐진 앞가슴의 젖가슴골에 얼굴을 쳐박고... 빵빵한 [현주]의 히프와 등짝을 받쳐들
고... 열라게 [현주]와 한몸이 되어 리듬을 타기 시작이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아흐으읍..으으..아~아~아~아~아~"
[현주]의 입술밖으로 터져나오는 나즈막하고 뜨거운 신음소리가 내귓가를 간지럽혔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도우미아가씨의 노랫소리에 맞춰.. 마치 춤을 추듯.. 그렇게 방아는
계속해서 찧어진다.
이윽고... [현주]를 일으켜 세운채.. 두팔로 테이블을 잡고 허리를 숙이게 하고
스탠딩 뒷치기로 달렸다.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읍!!..으..으..으..읍!!..으..으..읍..으으..읍.."
길다랗게 늘어진 머리칼을 연신 귀뒤로 쓸어 넘기지만..[현주]의 머리칼은 다시..
아래로 축 늘어진다.
[현주]의 치마는 이미 허리에 감겨져 있었고.. 빵빵한 히프아래로 신나게 들락거리는
번들한 자지가 더욱더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리고는 [현주]를 벽면에 기대어 세워놓고 [현주]의 한쪽다리 종아리를 들어 내 팔에
얹은 후... 살짝 무릅을 구부린 채 치솟은 자지를 [현주]의 보지속에 집어 넣어버린 후
힘차게 허리에 반동을 주었다.
"악!!.. 넘 아퍼!!...허읍!!..으읍!!..읍!!읍!!..아퍼!!..하윽!!.."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긴장감이 느껴져서 그런지.. 힘들어 죽겠는데 자세를 바꿔가며 아무리 해도
클라이막스의 신호가 좀처럼 오지 않는다.
내 목에 두팔을 감은채.. 급하게 내 입술을 찾아 격한 키스를 퍼부어 대는 [최현주]..
이윽고.. [현주]의 엉덩이를 번쩍 들어올려 벽으로 붙혀버렸다.
"어..어맛!!!.... 이건 또..머야??.."
"나한테 매달려봐........."
[현주]가 본능적으로 길다란 두다리로 내 허리를 감아버린다.
[현주]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과 난생 처음 경험해 보는 색다른 호기심어린 눈빛
도 슬쩍 엿보였다.
"희...희주나..우리 그만하고 오피스텔가서..하자..응??...으..으윽!!!!!.."
어느덧 빠져버린 번들한 자지가.. [현주]의 뜨거운 보지속으로 다시 쳐박혀 들어가버렸다.
허리와 두팔에 엄청난 무게가 실렸지만.. [현주]몸속 깊숙히 쳐박힌 내 자지는 좋아 죽겠
다며 껄떡 거렸다.
[현주]가 내 얼굴을 감싸만지며.. 내 귓볼을 쥐어들더니 내 입술을 다시 덮쳐버린다.
이윽고.. [현주]의 히프를 받쳐든 두 팔과 허리에 리듬을 주어가며.. [현주]를 벽에 대고
키스를 하며...박아대기 시작이다..
[퍽!!~퍽!!~퍽!!~퍽!!~퍽!!~퍽!!~퍽!!~퍽!!]
"읍!..읍!..읍!..읍!..악!!..읍!..읍!..읍!..그..그만!!..하으윽!!..."
그렇게 박아대니..좃뿌리까지.. [현주]의 몸속깊숙히 쳐박혀드는 기분에
드디어 클라이막스의 신호가 오기 시작이다.
급하게 자지를 뽑아들고 [현주]를 쇼파위에 앉히려 하지만.. 이 기집애는 아직도 두다리를
내 허리에 감은 채... 무아지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현..현주야!!.. 나올꺼 같애..!!.. 빨랑... 입으로!!!.."
"......??..."
[현주]가 게슴츠레한 두눈으로.. 내손에 이끌려 다급하게 내 자지를 입안에 넣었다.
타이밍이 조금 늦어서 그런지.. 클라이막스가 요만큼 남겨놓고 저 멀리 달아나고 있다.
[현주]의 입안에 자지를 쳐박은 상태에서 [현주]의 머리와 어깨를 잡은 채..
허리에 반동을 주기 시작했다.
"웁!!!...우움움!!!!!!....웁!!웁!!웁!!웁!!웁!!웁!!웁!!웁!!웁!!..."
"미안.. 쫌만..그러고 있어줘......하우으..씨바..하우으으....."
[현주]는 내 자지를 입안 깊숙히 머금은 채.. 무척 당혹스러워 하더니만.. 차츰 안정을
취하며 두 눈을 감은 채.. 내 자지의 들락거림을 참아내고 있다.
드디어 다시 클라이막스가 느껴지기 시작이다.
극락정토의 그 짧은 순간의 희열이 덮쳐온 것이다.
"허우우으....으.....윽!!!!!!!....."
"..웁..웁..웁....................."
엄청난 사정이다..
케케~ 묵은 내 수억마리의 새끼들이.. [현주]의 입안에 엄청나게 방사된 것이다.
[현주]의 입에서 자지를 뽑아버리자 [현주]가 다급하게 티슈를 뽑아들고 입을 가린채..
구역질을 해댄다.
"웩!!!..우웨엑!!!!!... 아이...씨이!!!......"
"................"
[현주]가 입안을 캔맥으로 몇번 헹구어 내며.. 휴지통에 가글한 맥주를 내뱉으며 나를
겸연적게 째려본다.
그리고는 한쪽다리에 말려진 팬티를 두다리의 무릅위에 올리더니 티슈를 몇장 뽑아
패드처럼 팬티안에 깔아놓고는 힘차게 팬티를 올려입은 후 치마를 확.. 내린다.
그리고는 무뚝뚝하고 싸늘한 표정으로 브라우스의 단추를 채우기 시작이다.
"미안해... 갑자기 나올꺼 같더니만 안나와서 그랬어..."
"............"
"야...!!..."
"아냐.. 됐어.. 나 화난거 아냐....... 그냥 가자.. 빨랑 옷 추스려...."
아직.. 노래방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지만.. [현주]와 함께.. 노래방을 급히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노래방 밖으로 쏟아져 나오자.. [현주]가 택시를 잡으려 한다.
"야..!!!... 우리집 안가??..."
"미안해.. 나 그냥.. 집에갈래..."
"이런..이씨!!.. 니가 그냥.. 집에가면 나는 뭐가 돼???.... 화 안났다며???..."
"미안해.. 그냥.. 미안하고.. 그냥 나 좀.. 집에 가게 해줄래???...."
[현주]는 나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무뚝뚝한 말투를 내뱉아 버린다.
헤드라이트를 비춰가며.. 택시한대가 쏜살같이 우리앞으로 달려와 멈춰선다.
".........."
"...미안해.. 갈께..."
[현주]를 실은 택시가 달려가 버린다.
오피스텔근처 공원.. 한적한 벤취에 앉아 돗대 하나를 입에 물고 빈담배갑을 우그러뜨리며
불을 땡긴다.
검은 밤하늘로 하얀 담배연기가 뿜어져 나간다.
[현주]의 행동에 좀 서운함이 많이 느껴진다.
항상 나에게 헌신적이었는데.. 요즘은 노처녀의 히스테리가 극에 달아..
반항심이 불타오르다니...
'훗... 꼴에 여자랍시고.. 에효~ 진짜....'
하긴.. 아무리 허울없는 친구사이였고 애인사이였다 한들.. 분명 성별은 여자이고..
섹시하고 착하고 이쁜 여자가 틀림없긴 한데.. 내가 아까.. 장난감 다루듯.. 너무 막
대하고.. 여자로서 수치심을 느끼게끔.. 마무리를 지어버렸기 때문에.. 아직 시집도 안간
처녀로서 좀 자존심이 많이 무너졌다고 생각한게 분명해 보인다..
오피스텔 건물 1층의 편의점에서 담배와 캔맥 몇개를 사들고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8층입니다...]
차분히 가라앉은 엘리베이터머신걸의 음성이 들려오며 문이 열린다.
진동상태의 핸드폰을 보니.. [현주]한테 걸려온 전화가 여러통이나 된다.
어두컴컴한 복도를 따라 오피스텔의 문앞에 선다.
[띠...띠띠띠..띠... 띠리링~ 철커덕!!!..]
현관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그만 흠칫.. 놀라고야 말았다.
[현주]가..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어.. 내 앞에 떠억~ 하니 서 있었던 것이다.
"씨이... 나쁜새꺄!!!!!.... 엉어엉엉!!!...."
"...최..현주??........"
[현주]가 나를 껴안으며 통곡을 하듯 울기 시작이다.
'그러게 이제는.. 너랑 나랑의 관계를 정리하고 합치자니까...이 병신...'
힘찬 월요일의 저녁이어야 하지만.. 주말 내내.. [서희]걱정 때문에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아직까지 [현주]에게 별 얘기가 없으니.. 그렇다고 걔 입장에서는 [서희]어머니가
돌아가신 얘기를 궂이 나한테까지 할 필요는 없는거니까.. 직접 물어보기도 그렇고..
낮에 잠깐 전화통화를 나눴지만.. 오늘밤 장례식장을 가야 한다는 둥.. 그런 일정은
전해 듣질 못했으니..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그냥 안심이긴 하다.
학원 강의실 문을 열고 힘차게 들어갔다.
[씨바..왕싸가지..존나......]
고삐리들이 순간 조용~ 하게 자리에 앉아 각자의 교재를 펼치며 나를 바라본다.
그때였다.
창쪽 자리에서 초롱초롱한 두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휘경여고 1학년 [김서희]...
순간 나도 모르게 입이 귀에 걸릴듯.. 반가웠지만..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표정관리에 힘을 쓴다.
'히야아~!!!... 서희야.. 진짜..반갑다!!!.. 진짜..다행이다!!!..'
[현주]말대로.. 고생이 많아서였는지.. 왠지 얼굴이 많이 피곤해 보이고 수척해 보인다.
하지만.. 책을 펴고 샤프를 든 채.. 나의 열강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에 왠지 더이상
연민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려운 환경속에서 꿋꿋하게 학업에 열중하는 대견스런 모습은 그저 감동을 줄 뿐이다.
나의 천사 휘경여고1학년[김서희]의 컴백에 주말동안 불안했던 걱정거리가 한방에
해소되었다.
[김서희]..
제발 용기를 잃지 않기를..
"자!!.. 마지막으로 엔이 삼십이하의 자연수라 했으니까.. 어떻게 됩니까??..
육,십이,십팔,이십사,삼십이고.. 이걸 더하면.. 정답은 구십.. 쉽죠??..."
[아니요~...]
지루하고 따분한 월요일 마지막 강의시간이라 그런지 어렵고 난해한 수학문제풀이가
끝나자 다들 이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 하다.
주위환기차원에서 교구를 교탁위에 올려놓고 나를 향한 따분한 시선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수학 재밌나요??..."
[아니요~.....]
"하하.. 선생님은 수학이 제일 쉬웠는데..."
[에에~......]
"여기 이자리에 여러분 앞에 서있는 저는 여러분들 나이때.. 초등학교5학년 수준의
문제 빼고는 아예 풀질 못했어요..."
[거짓말이요...]
"그런데..제가 고3때 수능첫회 때 반에서 4등을 했습니다.. 딱 1년동안 공부해서요..."
[에에......]
"자자..!! 조용.. 흐음...제가 나이가 몇인데..그런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
"제가 오늘 여러분이 공부를 잘하고..그래서 원하는 대학에 잘 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
"이건 어쩌면.. 지금 칠판보고 제 강의 들으면서 공부하는것 보다 어쩌면 훨씬 더
중요한 건지도 모르겠고.. 여러분이 앞으로 장차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꼭 성공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별 다섯개짜리 노하우 입니다..."
[...........]
나의 고딩시절 과거 얘기를 꺼내자 수강생들 대부분이 못믿겠다는 표정이고 내 말을
경청하는 [서희]역시.. 동그란 큰 눈을 나에게 고정시킨 채.. 내 입술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교탁에 두 팔을 얹고 입을 열었다.
"아침 저녁으로.. 거울을 보십시오.. 그리고 그 거울속 얼굴을 보고 웃으세요..
공부가 짜증나고.. 사는게 힘들고.. 뭐.. 여러분 나이때 느낄 수 없는 일일 수 있겠지만..
가령..인생자체가 힘이 들때가 있습니다..."
[...........]
"학교를 갔더니..학교짱이 맨날 삥을 뜯는다든지...아님.. 왕따를 당해 학교가기가
싫어서 피씨방에서 땡땡이를 치고 싶다던지....."
[하하하하...]
"아님.. 이성친구가 자기맘을 몰라주고.. 다른사람을 좋아한다던지..."
[큭큭큭.....]
"아니면.. 집안에 부모님이 편찮으시다던지...."
[...........]
"그래도.. 꼭 용기를 잃지말고.. 아침저녁으로 거울을 보고.. 환하게 웃으세요.."
[...........]
"긍정의 힘이라는게 있습니다.."
[...........]
"매사 어렵고 힘들더라도.. 거울속 자신의 웃는 모습을 보세요.. 하루 아침저녁 두번씩.."
[...........]
"여러분들이 원하는건..꼭!! 이루어질껍니다.."
[...........]
수강생들이 [체~이게머야?..] 라는 표정들이다.
물론 내얘기도 아닌 어디서 주워들은 검증 안된 말이지만.. 왠지 지금 이자리에 있는
단 한명의 여학생을 위해.. 꼭 해주고 싶었던 얘기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서희]는 내 말을 깊게 되새기는 듯 초롱초롱한 시선을 나에게 고정시켜두고 있다.
학원수업이 끝나고.. 교무실에서 교재를 정리하고 복도로 나오자..
복도끝 계단실에서 자판기 커피를 뽑고 있는 [서희]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대견스럽고도 이쁜 [현주]네반 여학생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서희]가 나를 보더니 저번처럼 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목례를 한다.
"학생은... 열공하더니만.. 며칠동안 무단결석을 했어???..."
"..네에......저..사실.. 집에 좀 일이...있어서여..."
"흐음.... 오늘도 독서실 야간 자율학습??..."
"네에...."
[서희]가 나의 무뚝뚝한 말투에 쑥쓰럽고도.. 약간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러더니.. 나에게 입을 연다.
"저.. 선생님...이거.."
"...응??..."
[서희]가 하얗고 길다란 손으로 뽑아든 자판기 커피를 나에게 권한다.
"핫..하하... 이거 나한테 주는거야???... 오케이.. 땡큐~..."
"......."
[서희]가 건넨 자판기 커피를 웃으며 받자.. [서희]가 방긋 웃을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순간.. 그 아름다운 모습에.. 잠깐이나마 넋을 잃을 지경이었다.
처음 본 천사의 미소..
그 아름다운 영혼의 밝은 빛이 느껴질 정도이다.....
[서희]가 커피를 한잔 더 뽑아들고.. 나에게 다시 목례를 한다.
'저걸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서희]가 계단을 걸어 내려간다.
그 뒷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계단을 돌며.. 슬쩍 나를 올려다 보는 그 눈빛이 그만.. 내 두눈에 들어와 버렸다.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하필...젠장...'
'변태 학원강사라고 오해하면 어떡하지??....'
그날밤..
교직원회식이 있다던 [현주]가 자정이 훨씬 넘은 늦은 시간에 내 오피스텔로 들이닥쳐
한창 잠들어 있는 나를 덮쳤다.
"헤헤헤... 희주나..."
"깜짝이야~!!!....아..머야???.....어후으~...씨바....."
술냄새를 짙게 풍기며.. 여지껏 이런적이 없던 앤데.. 요새들어 왜이렇게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희주니 꼬츄 빠라줄꺼얌... 에헤헤..."
"뭐야????.......이게 아주 술에 떡이 되가지고.. 절루 안가???...."
"일루와바...앙??....... "
"이씨~...그냥.. 왔으면 곱게 씻고 자... 자는 사람 귀찮게 좀 하지말고.."
"미친색끼!!... 나쁜색끼!!... "
".....그래..그래...아라써... 빨랑 자자...."
"에헤헤... 희주나....."
"으휴...!!!.....진짜!!!..."
이불속으로 기어들어와 내 반바지를 어거지로 내리려는 [현주] 때문에 더이상
잠들긴 글렀다.
머리를 벅벅.. 긁으며.. 벌떡 일어나 앉았다.
[현주]는 역한 술냄새를 풀풀 풍기며 잔뜩 흐트러진 모습으로 침대위에 엎드린 채..
내 면전에 피곤해 보이는 하얀 얼굴을 들이댄 채 찡그린 동태눈깔로 나의 두눈에 초점을
맞추려 하고 있었다.
"뭐야??? 왜??.."
"음헤헤... 우리 희주니 꼬츄... 참 좋은데... 진짜 좋은데...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뭐러 설명할 방법이 졌?????......"
"풋...큭큭... 안웃겨요.. 이여자야...."
"씨이~!!... 웃어!!!... 잼없어도..웃어..이 나쁜놈아!!.."
[현주]의 역한 술냄새에 오만상이 다 찌푸려지고.. 잠이 달아나기 시작하니 짜증이
밀려온다.
"...너 도대체 뭐~냐??...."
"나???.. 최현주다..어쩔래???...이씨이...죽을래?? 어???..."
"이시간에.. 도대체 뭐냐고오???..."
"에헤헤.. 바보.. 애인집에 오면 안~돼??..."
"푸후....다 좋은데...그래도 미리 연락을 하던가..아님..안늦은 시간에 오던가 해야지"
"딸꾹!!....그래서??..."
"뭐??.."
"그래서..뭐 어쩔꺼냐구우???..."
"아니 뭐..어쩌자는건 아니구..그래그래..알았다..알았으니까.. 빨랑 씻어..자자..응??..."
"씨이!!... 나쁜새끼...!!!...진짜..아주아주 많이 나쁜새끼..!!!..."
[현주]의 술에 취한 장난끼 가득한 표정이 갑자기 사나워 진다.
"그래.. 미안해.. 잘못했어.. 무조건 내가 잘못했으니까.... 이제 자자.... 응??.."
"씨이!!!...이..개색끼!!!...진짜 못된놈!!!!! 나쁜놈!!!!!!...엉엉엉~!!!!!!..."
'아...괴롭다..이 미친 노처녀.. 누가 좀 안데려가 줄래나..'
[현주]는 씻지도 않은 채.. 내품에 안겨 그렇게 한참을 울고 난 후에야.. 곯아 떨어졌고
이미 잠이 싹 달아나버린 나는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다 잠든 [현주]의 타이트한
정장자켓과 치마.. 스타킹과 브라우스를 하나하나 벗겨주고 있다.
"으휴... 씨바... 술은 어디서 이렇게 쳐먹어가지고....으휴..무거워..진짜..."
"흐음...흠냐흠냐....."
"진짜.. 어떻게 요리를 해야 할까.. 고민이다..고민이야.... 어휴.. 엉덩이 큰것좀 봐.."
"..............."
"어휴 무거워... 끙차......뭐야??.. 이거 지퍼가..??... 씨바.. 여네...."
"....흐음음....."
"이거..뭐... 에이~ 씨바... 뭐가 이렇게..잘..... 그렇지.. 됐다....."
"..............."
드디어 이 글래머를 팬티와 브라만 입혀둔 채.. 홀라당 벗겨버렸다.
내 침대위에 술에 취해 대자로 뻗어있는 모습이 가관이 아니다.
'이걸 그냥.. 사진이라도 찍어서.. 내일 아침 망신이라도 줘????...'
C컵의 가슴이 담겨진 레이스가 좀 촌스러워 보이는 흰색 브라와.. 시컴한 씹두덩이 슬쩍
내 비치는 앙증맞은 꽃팬티..
[현주]의 몸매는 역시.. 살인적이긴 하다.
나이살 때문인지.. 처녀라지만 배살이 조금은 생겨버렸다.
올여름 휴가전 비키니 몸매를 만들겠다며 나와 함께 다닌 동네 휘트니스에서 꽤 열심히도
운동을 하던 때는.. 진짜 가늘어 보이더니.. 여름휴가가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먹어대더니만.. 다시 원상복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얘를 처음 만난지도 어느덧.. 회수로 16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사회에 나와서 친구도 애인도 아닌.. 그저 물에물탄듯한 사이로 지낸게 8년..
정식 애인사이가 2년..
그냥 함께 결혼을 해버렸으면 하는데..그냥 이대로가 편하고 부담없이 지내자고 하더니..
자기자신이 그런 뉘앙스를 나에게 잔뜩 풍긴후로는 요즘처럼 이렇게 나를 괴롭히고 있다.
[현주]의 도톰하고 붉으스름한 입술에 물려있는 길다란 생머릿칼을 조심스레 빼주었다.
깊게 감긴 두눈에는 길게 꼬부라진 속눈썹이 젖어있었다.
원두커피한잔에 담배를 한대 피우고 나서 [현주]가 켜둔 아랫층 거실 방불을 끄고..
거실 쇼파에 길게 누운채 리모컨을 찾아 TV를 키려 하자... 위에서 피곤한 [현주]의
목소리가 나를 잡아 끈다.
".....내옆에.. 와줘.."
"..........."
잠들어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벽쪽으로 뒤돌아 누운채 꼼짝도 않는 [현주]의 몸뚱아리 옆에.. 길게 누웠다.
"..결혼이 장난이야??..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지좀 마......"
".............."
"16년을 기다렸어... 나쁜놈아..."
".............."
'그놈의 16년 타령은...에효~ 결혼하면 정말 피곤 하겠구나..
본전 생각나서.. 얼마나 괴롭히려 할까...'
슬쩍 돌아누워 뒤돌아 누운 [현주]를 껴안았다.
'도대체 뭐 해줄까??... 서울 한복판에서 꽃을 들고.. 무릅이라도 꿇으리???....'
[현주]의 싱그러운 샴푸냄새 가득 배인 머리칼이 내콧등을 간지럽힌다.
[현주]의 손이 내 손등을 따뜻하게 감싼다.
방금전에 보았던 [현주]의 빵빵한 히프와 잘록한 허리의 뒷태의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지며..
[현주]의 히프에 맞닿아 있는 내 자지가 어느새.. 고개를 치켜든다.
[현주]의 등에 감긴 브라의 끈을 풀어버렸다.
[현주]의 젖가슴을 감싸쥐었다.
[현주]의 우윳빛 뒷목과 어깨에 내 입술이 지난다.
[현주]의 손이 내 얼굴을 만진다.
[현주]의 손이 다시.. 내 자지를 만진다.
[현주]의 손길에 내 자지가 불끈 치솟아버렸다.
[현주]의 손이 반바지속 내 자지를 쥐어든다.
[현주]의 팬티속에 손을 넣어 맨살의 히프를 만진다.
[현주]의 팬티에 엄지발가락을 걸어 주르륵.. 팬티를 벗겨내린다.
[현주]의 손이 더욱더 거세게 내 자지를 쥐어든다.
[현주]의 히프아래로.. 내 자지를 들이댄다.
[현주]의 한쪽 다리가 슬쩍 들려진다.
[현주]의 매마른 조개위로.. 내귀두가 닿는다.
[현주]의 나즈막한 신음소리와 따뜻한 질펀함이 느껴진다.
[현주]의 촉촉한 보지속으로 내 귀두가 잠겨든다.
[현주]와 한몸이 되어.. 또다시 무아지경의 경지에 올라 아름다운 극락의 세계에 흠뻑 빠져버렸다.
버얼겋게 달아올라 뜨거운 입김을 토해내는 [현주]의 아름다운 여체가 내뿜는 체온과 열정으로 어느덧
번들한 땀으로 젖어버린.. 내 등을 감은 [현주]의 손길이 미끄러진다.
"자기야......"
"응??........."
"나 결혼하면 앞으로 어떻게 해줄꺼야??..."
"맛있게...."
"훗....뭐??...."
"맛있게 해줄께... 너 인생에 내 인생을 볶아.. 이양념..저양념.. 더 넣어서.. 맛있게 요리해줄께.."
며칠후..
[현주]를 따라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채로 학원근처의 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학원강사인 내 처지가 솔직히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자리지만.. [서희]에 대한
개인적인 호감이 결국 나를 이곳으로 이끌게 한 것이다.
[현주]는 물론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훗... 서희가 나와 지네 담임이랑 함께 온 걸 보면 당황스러워는 하겠군...
하긴 상중에.. 그런게 눈에나 들어올까..에효~ 쯧쯧.. 가엾은 것.....'
칙칙한 연합병원 지하의 썰렁한 장례식장 간판이 보인다.
[서희]네 반 친구들인지.. 나와 함께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차에서 내리는 [현주]를
보고 무거운 표정으로 인사를 나눈다.
이들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오늘 새벽에 돌아가셔서인지.. 첫날 저녁의 빈소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서희]가 분향소벽에 하얀 상복차림으로 넋나간 표정을 지으며 앉아있다가
벌떡 일어나 우리 일행을 맞이한다.
[현주]를 보더니 입술을 부르르 떨며 그만 울음을 터트렸고 [현주]도 눈물을 흘리며
[서희]를 따뜻하게 감싸안았다.
[서희]의 반 친구들 역시.. 이들주변에 모여들어 서글픈 눈물로 위로를 하고 있다.
나는 분향소까지 들어가기가 좀 그래서.. 그냥 넓직하고 썰렁한 접객실의 테이블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서희]네는 일가 친척도 없나 보다.
이렇게나 썰렁한 장례식장은 처음이다.
[서희]어머니가 탈북자 새터민이라도 되는건지.. 아니면 중국 조선족 교포인지..
아님 천애고아인지는 모르겠지만..
하긴 사연많은 사람들이 어디 한둘 이겠는가..
장례도우미로 보이는 아주머니들이 나와 접객들의 테이블위에 저녁밥을 차린다.
허겁지겁.. 저녁을 먹고 있는 나에게 [서희]가 느닷없이 다가와 하얀 상복을 포개어 조심스레 내 옆에 앉는다.
"저... 선생님... 찾아주셔서 고마워여.."
"쩝쩝냠냠.....켁!!!!...크흐음!!...응~......"
"죄송해여.. 오신줄도 모르고..."
"...켁켁!!..흐음... 아..아냐.. 그럴 수 있지... 크흐음!!!!... 니가 고생이 많겠구나....켁켁!!!.."
"..........."
"어머니 좋은곳으로 편안하게 가셨을꺼야..힘내자..그래야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흐음!!
너를 내려다 보고 기뻐하시지... 큭..켁켁!!!!... 크윽!!!!.."
"선생님.. 물이요...."
"크음... 흠!!!!...그래.. 벌컥벌컥~..."
'아흐....씨바....진짜.. 무너져 버리네...'
하필이면.. 목구녕에 밥알새끼 한마리가 기도로 쏙 기어들어가 쳐박혔는지..
이상황에서 이렇게 망가진 모습을 보이다니..
멋지게.. 차분하고 숙연하게 위로해 주고 용기를 주려고 했건만.. 망신스럽기만 하다.
[서희]는 차분하고도 지친 표정이었지만 가늘고 길다란 손가락으로 물잔을 건네며..
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반대편 벽쪽 테이블에서는 [서희]네 학교 교직원들끼리 앉아 식사를 하고 있고..
[현주]는 그 틈에 껴서 우리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녁을 때우고 나서 복도 밖으로 나가 담배하나를 입에 물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9월의 날씨가 어느덧.. 가을에 접어들었다는게 몸으로 느껴진다.
이번주 벌초 때문에 시골을 가야 한다는 어머니의 전화를 낮에 받았는데..
시큰둥하게 대답하고 끊어버렸었다.
'얼굴도장 찍었으니.. 현주한테 간다 말하고.. 일찍 들어가야 겠구나...'
다시 접객실로 걸어들어갈 때 쯤.. 문득.. 돌아가신 [서희] 어머니의 이름이 내 두눈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