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아까와는 다른 혀놀림에.. 이 기집애의 일취월장이 새삼 놀라웠다.
[현주]의 풍만한 젖가슴을 부드럽고 강하게 쥐어짜던.. 내 손길이.. 어느덧.. [현주]의
아름다운.. 라인을 따라.. 흘러내려.. 팬티위에 다다른다.
팬티에 닿은 내손등위에 올려진 [현주]의 손길은 따뜻하면서도 약간의 힘이 실려있는 듯 하다.
기일게 누워 있는 [현주]위에.. 두팔로 내 상체를 받치며 두눈을 마주쳤다.
[현주]는 지금 엄청나게 긴장하고 떨고있는 자신에게..
괜찮으니 걱정마라는 듯한 친구의 느긋한 표정을 읽고 있는 듯 하다.
[현주]의 약간 울먹이는듯.. 긴장한 숨소리도 차츰.. 줄어들고 있다.
이윽고.. [현주]가 내팔을 잡으며 두눈을 꼭 감는다.
그리고 [현주]의 팬티가 주르륵... 두다리를 타고.. 벗겨올려지자.. [현주]가
순간.. 입을 열었다.
"어맛...희주나...어..어떡해...어떡해....씨이!!......"
".......걱정마...."
너무나 아름다운 여체의 [현주]..
풍만한 젖가슴과 잘록한 허리와 떡벌어진 골반과 쭉뻗은 두다리와.. 어둠속.. 시커먼 형체의
보지...
그 수줍은 처녀의 보지 위를 애써.. 한손으로 가리고 있는 [현주]가 지금의 상황을 무척이나
난감해 하고 있다.
서둘러 웃통을 벗어던지고.. 반바지를 팬티째.. 내려벗었다.
어둠속으로.. 이미 육중하게 발기되어 버린 내 좃대가리가..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달빛을
가르며 스프링처럼 튀어 올랐다.
[현주]의 게슴츠레한 두눈이 발끈 솟은 내 좃대를 바라보는 순간.. 휘동그레해져 버렸다.
[첫 아다를 따먹을 때..
열정과 최선을 다해..
니가 할 수 있는 모든 기교와 테크닉을 총 동원해서..
이 아다에게 헌신하라..
그래야만.. 이 아다가 세상에 나가 너가 아닌 다른 중생에게도 오늘 겪은 확실한 섹스를 베풀고
또 베풀어 이 세상이 아름다운 섹스천국이 될 지어니...
이는 곧.. 아미타불의 정토인 극락[極]이니라...]
갑자기 학교의 명진관 분수대 앞 팔정도의 부처가 내 머릿속에 나타나 이런
가르침을 내리는 듯 하다.
촉촉히 젖은 내입술이 다가가.. 떨리는 [현주]의 배꼽위에 살포시 내려 앉았다.
입술과 혀의 향연이.. [현주]의 배꼽위를 돌아.. 골반옆을 지나.. 거뭇한 숲의 언덕옆길을
따라.. 허벅지를 타고 흐른다.
"하움....쪼오옵......쪼오옵.....후움.....쪼오옵..."
"아흐으읍........으흐흡!!!!......가..간지러!!... 응???.....아흐읍....."
[현주]의 손길이.. 나의 머릿결에 느껴지지만.. 이내 부처의 가르침을 거스를 수 없기에
서둘러 [현주]의 손길을 다잡아 깎지를 껴버린다.
[현주]의 허벅지를 따라 내렸던 내입술이 다시 허벅지를 타고 오른다.
보지에 다다르자... [현주]의 오봉산이 극락으로 향하는 까만 숲길을 막아서고 있다.
서둘러.. [현주]의 다른 손까지.. 깎지가 껴져 버렸다.
"아흐읍!!...시..시러!!... 응??.....아흐응....."
나의 입술이 [현주]의 보지에 다다르자.. [현주]의 하체가 요동을 치며.. 거부하려 한다.
하지만.. 약간 거세게.. 깎지로 제압한 두 손에 힘을 가하자..
[현주]의 반항이 제압되었다.
"으흥.....시..시른데....."
"괜찮아........"
보지를 빨아 극락정토에 입성하겠다는 나의 의지를 자신이 꺾을 수 없다는걸 [현주]가
순간..깨우쳤나 보다.
[현주]의 깎지낀 손을 놓아주며.. [현주]의 두 허벅지를 부드럽게 들어올려주었다.
[현주]의 탱글탱글한 건강한 두 허벅지가 나의 양쪽 어깨위에 놓여지고..
드디어.. [현주]의 거뭇하고 건강한 숲으로.. 내 입술이 닿았다.
입술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현주]의 까칠한 털 몇개가 혀끗에 느껴진다.
"으흐으으......으흐흐으...."
무척이나 떨려하는 [현주]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현주]의 보지털에 코를 쳐박고 깊숙히..
숨을 들여 마셨다.
"후으으음.........하아...."
"으흥..흥........머..머해??..........."
바로.. 이 향기다.
샴푸냄새 비슷한 [현주]의 향기..
엄지와 검지로 슬그머니.. [현주]의 보지둔덕 아래.. 조갯살을 벌려보았다.
젠장할놈의 어둠이 극락정토의 아름다움을 가리고 있다.
하지만.. 창빛으로 스미는 달빛으로 밝혀지는 조갯살 속의 작은 날개로..
나의 입술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아흐읍!!!!...야!!...아흥!!....."
"가만있어!!...쪼옵...쪼옵...춰럽...춰럽..."
너무나 꿀맛이다.
이렇게 맛있는 조개는 처음이다.
혀를 세워.. 음순의 윗쪽 끝.. 클리위를 빙그르르.. 돌려주기 시작이다.
"춰러..춰러..춰러럽...쪼옵...쪼옵..."
"으하아!!!...어윽!!!!....그..그만!!!...어!!..어윽!!!.."
"춰러러럽...쪼옵..쪼옵...춰러러럽..."
"아으흐읍!!!!.....아!!..아흐으읍!!!...하아..하아.. 희준아!!! 하아..하아....."
부처가 주신.. 처녀의 몸이 벌써부터 비릿한 내음으로 따스한 질펀함을 내비친다.
개의치 않고 보지를 빨아주며..슬쩍..눈길을 위로 올리자.. [현주]가... 어느덧..두팔을 받치며
상체를 세워 앉은채.. 모가지를 뒤로 젖히기도 하고.. 나를 내려보기도 하고.. 긴머리결을 한손
으로 쓸어 넘기기도 하며.. 지금의 이기분에 버얼겋게 상기된 얼굴로 어쩔줄 몰라 하는 것이었다.
혓바닥을 비릿한 질구속에.. 쳐박고 빨기 시작했다.
"럭..럭..럭..럭..럭....."
"아흐으응!!...아흥흥!!...아흥..으으.....으흐흐흐.....잉잉...."
'씨바...뭐야???.....'
젠장할.. [현주]가 울기 시작이다.
계속할까.. 어쩔까.. 망설여지기도 했다.
"으흐흐흐........으흐흐흐흐흐....."
"럭..럭.......쫍........"
상체를 일으켜.. 울고 있는 [현주]에게 다가갔다.
나의 두팔 아래.. [현주]는 두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차츰.. 울음을 삭히며 흥분을 가라앉히려
하고 있었다.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친한 친구에게.. 내가.. 내 성욕을 채우기 위해.. 몹쓸짓을 하고 있다는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괜찮아??..."
"흑....흑........."
"......하기 싫어??........"
"흑.....흑........아니야..흑.."
"...근데 왜??...."
"..그냥.....흑..."
"치히.... 다시 해??..."
"...입으로는 자꾸..하지마....."
"왜??...."
"시러...챙피해..."
"챙피하긴... 이미 볼꺼 안볼꺼.. 다봐놓구선..."
"큭큭.....이씨이..!!..."
[퍽!!..]
[현주]가 내가 입으로 보지를 빨아재끼는 순간 당혹스러웠나보다.
하긴.. 태어나서 그런기분을 처음 느끼다보면.. 그럴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주]옆에 기일게 드러누우며.. [현주]의 머릿결을 쓸어넘기며.. 두눈을 마주보았다.
"좋아.. 이젠.. 니가 해봐..."
"..내..내가??...뭘??....."
"내가 여지껏.. 했으니까.. 이번에는 니가..해봐..입으로..."
"...나.. 나는..못해......"
"해봐... 괜찮으니까... 원래.. 다 이렇게 하는거야..."
".......호호... 아이..참....."
[현주]의 머리를 슬쩍 들으며.. 나의 상체쪽으로 기대게 만들었다.
[현주]가 잠깐..부끄러워 하더니.. 이내.. 길다란 생머리를 내 가슴위에 늘어뜨리며..
내 젖꼭지를 입술로 빨기 시작했다.
역시.. 서툰 느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입술에 낀 머릿결 때문에.. 길다란 머릿결을 위로 올리며 옆으로 입술을 대며.. 나름대로
열심히 빨아보려는 열정은 있어보인다.
이윽고.. [현주]가 내 가슴위에서 입을 떼어내더니.. 나를 수줍게 바라보며..
내 자지를 조심스레 쥐어든다..
동그란 [현주]의 두눈은 왠지 호기심과 망설임으로 넘쳐나는 듯 하다.
"빠러봐..."
"....호호... 흐음... 이렇게??... 쪼옵...."
[현주]는 어느덧.. 나와의 첫섹스에 상당히 진전된 자세로 적극적으로 임하는 듯 하다.
아까.. 무척 떨며.. 어쩔줄 몰라하더니.. 결국 한번.. 실컷 울고 난 후.. 자세를 바꿔
애무를 시켜보니..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시키는 대로 순진하게 잘도 따르는 편이다.
"계속해야지.. 한번 쪽 하고 마냐??..."
"......쪼옵....쪼옵...."
"그렇지...그렇지... 후우.....으흠...."
"....쪼옵...쫍... 씨이.. 쳐다보지마????..."
"아라써.. 아라쓰니까.. 계속해.....어후으으..."
"쪼옵...쪼옵..쪼옵... 씨이!!...쳐다보지 말라니까???...."
"큭큭...아라써...."
"쪼옵..쪼옵......."
[현주]의 애무..
진짜.. 보다보다.. 이렇게 서툴게 애무를 못하는 여자는 처음이었다.
물론 그래봤자 세명의 여자중 처음이겠지만.. 내 육중한 좃대가리가 [현주]의 느슨한 입속에서
어떤 감흥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한손을 아래로 내려.. 떠받치듯 만져들고 있는 육중한 젖가슴의 물컥한 느낌이 그나마..
내 좃대를 세워 놓은 상태로 유지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쪼옵..쪼옵.. 계속해??... 입 아퍼..."
"훗... 그래.. 잘했어.. 자.. 누워봐......"
이윽고 삽입이다.
[현주]가 다시 드러누웠고.. 내가 위로 올랐다.
지금 내 상체를 떠 받치고 있는 내 팔뚝 사이에서 잔뜩 긴장한채.. 나를 바라보는 [현주]의
긴장된 눈빛을 바라보고 있다.
'현주야.. 팔정도의 부처의 가르침이다.. 받아들이자...'
[현주]의 떨리는 눈빛에 입술을 가져다 주었다.
"쪼옥..."
그리고는 한손을 아래로 내려.. 육중하게 치솟아 미쳐있는 내 자지를 움켜잡았다.
내손에 잡힌 자지의 귀두끝이.. [현주]의 보짓둔덕위에 닿았다.
[현주]의 눈빛이 심하게 떨린다.
"잠깐!!..잠깐!!..잠깐!!..."
"..........."
서둘러.. 몸을 비틀며.. 내 자지를 막아서는 [최현주]..
진짜.. 숫처녀티를.. 너무 억지로 내려하는 듯 한 느낌에.. 짜증까지 밀려오려고 한다.
"너무 아플꺼 같애... 세상에.. 얘가 여길 들어와??..."
"안아파... 걱정마..."
"후우... 신호흡좀 하고....후우...."
"훗.......됐지??.. 넣는다.. 처음 살짝 아프더라도 참어봐.. 곧 괜찮아 질꺼야..."
다시.. 내 좃대가리가.. [현주]의 보지털위에 닿았다.
귀두가 [현주]의 보지둔덕을 타고 아래로 향한다.
"하아......하아...."
[현주]의 거친 숨소리가 온 방안을 뒤덮고.. 내 좃대가리가 미끈한 [현주]의 보지의 질구로
잠겨든다.
슬쩍..힘을 주었다.
"어억!!!!!!!!!......"
순간..두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며.. 크게 소리를 치는 [현주]의 입을 순간 손으로 막아버렸다.
손밖으로 튀어나온 콧구멍의 뜨거운 숨결과... 여전히.. 동그란 두눈은 깜빡임마저 잊은듯..
멈춰버렸다.
자지의 중간까지.. 그 뜨겁고 질긴 [현주]의 보짓속으로 잠겨들어갔다.
[현주]가 강하게 허벅지에 힘을 주고 있는듯.. [현주]의 뜨거운 보지에 잠긴 자지가 전진을
못하는 듯 하다.
[현주]의 입을 덮은 내 손을 걷었다.
"하아........나쁜놈!!... 아프다......"
"..........."
"아흐으으........아흐흐흐흡!!..."
"참아....괜찮아..."
차츰.. [현주]의 허벅지근육이 이완되는듯... 슬쩍.. 벌어지고.. 때를 같이해서.. 슬쩍..
허리에 반동을 주어.. 좃대가리를 [현주]의 보짓속에 끝까지 밀어넣었다.
"허업!!!!!...."
[현주]가 두팔로 내 목을 힘껏 끌어안아버렸다.
내 가슴아래.. 눌려진.. [현주]의 뭉컥한 젖가슴이 느껴진다.
[현주]의 몸속에 자지가 박힌채로.. [현주]의 머릿결을 쓸어주며.. [현주]를 진정시키고..
[현주]의 입술을 찾아.. 키스를 해주었다.
[현주]가 반쯤 정신줄을 놓았다가.. 나와의 키스에 다시 임한다.
"쪼옵..쪼옵..쪼오옵...후음...쪼옵..."
"후움...쪼옵...쪼옵..."
슬슬.. 허리에 힘을 주며.. [현주]의 몸속에 박힌 자지를 천천히 뺀다.
그리고 천천히 다시 넣는다.
"쪼옵..쪼옵..으흐흐흡!!!......쪼옵..쪼옵..으흐으읍!!!!..."
[현주]가 차츰.. 안정을 찾아가며.. 자신의 몸속으로 천천히 들락 거리는 내 자지를
느끼고 있다.
차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현주]는 나와의 키스는 잊은 채.. 다시 정신줄을 놓는 듯... 내 좃대가 잠기는 리듬에 맞춰
두눈을 꼭 감으며.. 머리를 흔들어 대며.. 어쩔줄 몰라 한다.
"아흐읍!!!....어억!!!!!....어억!!!....."
"후우......후우......후우....."
[찌걱....찌걱....찌걱...찌걱....]
[현주]의 질기고.. 뜨겁고.. 거친듯한 보짓속과 몸부림이 몸에 익어가기 시작이다.
지금 내가 어쩌다 나와 가장 친한 학교친구와 이러고 있는건지..
어쩌면.. 이곳에 올 때.. 아니 오기전.. 이미 예견하고 있었던건지도 모르겠다.
나의 동물적인 본심을 숨킨채...
[찌걱....찌걱....찌걱...찌걱....]
"아흐읍!!!....어억!!!!!....어억!!!....."
"후우......후우......후우....."
그렇게.. 미친듯.. 이 아름다운 여체를 탐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는 [김민서]와의 아픔도.. 학과공부도.. 군입대도.. 어떠한 걱정도 다 내 머리속을 떠나버린다.
무아지경에 빠져든다.
저멀리.. 팔정도의 부처가 일러준 극락세계가 보이는 듯 하다.
서울로 올라가는 고속버스안
슬그머니 고개를 옆으로 돌려 창쪽을 바라보다 차창에 비쳐진 [현주]의 두 눈과 마주쳤고
[현주]의 두 눈빛이 이내 다른곳으로 달아나 버린다.
어젯밤 나와 겪은 뜨거운 첫경험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듯.. 여전히 뭐가 그리도 창피스럽고
낯설게만 느껴지는건지 모르겠다.
나는 털털한 [현주]의 성격에 맞추어 섹스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시켜주는 차원에서
친구로서 도움을 주었다고만 여기려 하지만.. [현주]는 분명 지금의 내생각과 조금 틀린듯 하다.
자꾸 떠올리려 하지는 않지만.. 순간 어제의 기억이 또다시 머리속에 되살아 난다.
[현주]의 콜라병 같은 뒷태를 보며 골반을 잡은채.. 신나게 뒷치기를 달렸다.
[찌거..찌거..찌거..찌거..쩍..쩍..쩍..쩍..쩍..쩍...퍽퍽퍽퍽퍽퍽!!!!......]
"아흐흐윽!!...압!!...으흐흐흐흐흐...!!!....어흐흐흐윽!!!..."
[현주]는 미친듯.. 머리채를 흔들어 대며.. 처음 겪는 지금의 기분이 좋으면서도 아픈건지..
아프면서도 좋은건지.. 보는 사람으로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오만가지 인상을 쓰며..
나와의 후배위 체위의 섹스를 비교적 잘 견디고 있었다.
[현주]의 뜨겁고도 질긴 처녀의 몸속에 깊숙히 박힌 번들거리는 내 자지가 [현주]의 앙증맞은
똥꼬 아래의 버얼겋게 달아오른 질구속으로 연신 들락날락 거리며 나에게 희열을 전해주고 있었다.
[현주]가 버티던 팔꿈치를 굽히며 배게에 머리를 쳐박으며.. 괴로운듯 즐거운.. 알수없는
모션을 취하며.. 무아지경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드디어 신호가 온다.
뇌속 어디에선가.. 흥분이 점점 차올라 클라이막스에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멈추기가 싫었다.
뺄 수도 없다..
그냥.. 이 처녀의 몸속에 나의 케케묵은 욕구들을 힘껏 싸질러 버리고만 싶었던 것이다.
[퍽..퍽..퍽..퍽..퍽..퍽..퍽..퍽..!!!!!!...]
"후우...후우...후우......나올꺼..같아....으.....으윽!!!!!....."
"아흐흐흐!!!....어흐흐흐!!!.........어억!!!!!..."
"후우.....후우........후우.....어떡하지??.. 안에다 해버렸는데??...."
"......하아...하아.....하아....으흐으으....."
[현주]의 몸속에 박힌 내 좃대가리가 엄청난 사정을 내뿜었나보다.
[현주]가 그대로 엎드려 누워버렸고.. 아직 [현주]몸에 박혀있는 내 좃대를 따라 나역시 그위에
포개어 누워 버렸다.
한동안 그렇게 누운채 섹스의 여운을 맛보고 있었다.
[현주]의 등짝위에 엎드려 누운채..
[현주]는 어느덧 깎지가 껴진 내 손을 손가락으로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현주]가 엎드린채.. 나즈막히 입을 열었다.
"...아~.. 나도..섹스.. 해봤다... 하하하....."
"훗...어땠어???...."
"글쎄... 모르겠어... 좋은건지.. 어떤건지..."
".....그래??...."
[현주]가 돌아 누우려는 것 같아 두팔에 힘을 주어 몸을 일으키니 축늘어진 번들한 자지가
[현주]의 몸속에서 쑤욱~ 빠져나왔다.
"으흐..... 큭크크..... 방금.. 너무 간지러웠어..."
"....훗...."
[현주]가 바로 누웠다.
[현주]의 옆에 나란히 누우며 [현주]의 머릿결을 쓸어넘겼다.
"왠지 내일 자고 일어나면.. 너무 아파서.. 못걸을꺼 같애...."
"어디가 아퍼???...."
"온몸이 다.. 팔도 아프고.. 다리도 너무 아프고...."
"거기는 괜찮고??...."
"씨이!!......."
[퍽!!....]
"훗... 걱정되서 그런건데....머...."
"..몰라.. 감각이 없어...."
"........ 불어줄까.. 입으로??..."
"씨이... 싫어??...."
"..뭐어때.. 다 이렇게들 하는건데.."
"하여간.. 김희준 너.. 다시봐야겠어..."
"나???.... 뭘??..."
"순진한줄만 알았는데.... 완전 선수야..선수... 섹스경험이 엄청난가봐..."
"훗... 니가 처녀라 그렇게 느껴졌던 거겠지.. 사실 나두 경험이 그리 많지는 않아..."
깜깜한 어둠속.. 오늘 나와 [현주]를 극락세계로 인도했던 옆방의 섹스소리가 그제서야
들리지 않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나와 [현주]역시.. 옆방의 커플들처럼 무아지경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에.. 옆방커플의 섹스가
언제 끝났는지도 알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현주]와 나는 간단한 뒷처리를 하고 다시 멀찌감치 자기자리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현주]는 처녀막이 터진 난감한 흔적을 남기지는 않았다.
아주 먼훗날 이일로 성질을 돋구다가 큰싸움이 벌어지긴 했었다..
사실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는데..
고속버스가 어느덧 서울에 도착했다.
어제의 일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 태연한 척 행동하는 나와는 달리..
[현주]는 많이 피곤하고 지쳐보였으며.. 왠지 나를 대하는 태도가 확연하게 틀려져있다는게
느껴졌다.
내가 어젯밤 [현주]와 성관계를 갖기 직전에 걱정했던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며칠 후..
학교 중앙도서관.. 가방을 올려놓고 맡아놓은 내 옆 빈 자리에도..
빈강의실에서 항상 함께 공부하던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는 단짝친구 [최현주]..
하지만 [현주]는 개강을 한 후 다시 만나게 되었고.. 내심 걱정했던것과는 달리 예전처럼 밝은 얼굴의 친구로
돌아와 주었다.
내 옆에 앉은 [현주]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얼마나 반가웠던지.. 나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그 눈빛을 바라보며
지난날 한여름밤.. 피서지에서의 그 아찔했던 추억은 우리 둘만의 영원한 아름다운 기억으로만
간직하기로 무언의 다짐을 주고 받았던거 같다.
1995년 가을..
금요일 오후 교양과목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가방을 챙겨들고 [현주]와 함께 강의동을
빠져나오는 길이었다.
"내일이랑 모레 뭐할꺼야?.."
"시골가야해.. 벌초하러...."
"전라남도 함평군..손불면 월천리??.."
"훗......너..별걸 다 기억한다??.."
"치.. 꼭 가야해??.."
".....왜에??..."
"아니.. 어제말한 고등학교때 친구네 학교.. 축제기간이라서.. 혼자가긴 좀 그렇고.. 해서..."
"........"
"...응????..."
"희경이랑 가던지.. 주연이랑 가던지..나보다 친한 애들 많잖아 우리과에.. 하여간 나는 안돼.."
"씨이~......."
"............"
"어으... 야아~...."
".....아~ 안쨈募歐?.."
"씨이!!!....."
"그냥.. 과 친구들 데리고 가.. 아님 그냥 혼자가던가...."
"아.. 혼자 가기 싫다고오~...."
"뭐어때??... 여학교 축제니까.. 남자애들도 많이 올꺼아냐??.. 괜찮은 놈씨 있음.. 같이 놀고..
얼마나 좋아...??...간만에 만난 동창들이랑..."
".....씨이...."
"............."
갑자기 [현주]가 가던길을 멈춰섰고 뒤를 돌아보자.. 잔뜩 화난듯 도끼눈을 뜨며
나를 흘겨보고 있었다.
귀찮다.
여자들이란...
하필이면 나의 유일한 학교친구가 여자라는 것도.. 짜증나는 현실이다.
잔뜩 삐졌는지.. [현주]가 갑자기 나를 지나쳐..
빠른 걸음으로 정문쪽을 향해 내닫기 시작해 버린다.
[현주]가 저멀리 한점이 되어 사라져 버린다.
빠른 걸음으로 가다가 다시 뒤돌아볼 줄 알았는데.. 진짜 가버린다.
어이가 없다.
"체... 무슨 내가 지 애인이라도 돼??....."
사실.. 오늘 오전 강의가 끝나고 점심시간 이후 교양과목시간까지 공강을 때우기 위해
빈강의실에서 레포트를 정리하다 복도쪽에서 우리과의 바람둥이로 소문이 자자한 복학생
형과 히히낙낙 농담을 주고받는 [현주]를 보게 되었다.
나와는 달리 2학기에 들어와서 많은 학우들에게 말도 많아지고 붙힘성도 좋아진 [현주]였기에
이런 광경은 아무일도 아닐 수 있었는데.. 왠지 내 기분이 언짢아 진것이었다.
[현주]는 지난 여름의 인연을 나처럼 가볍게 생각하고 쉽게 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게 어쩌면 눈물겹도록 고마운 일이긴 한데..
문제는 나의 닫혀진 가슴 때문이다.
그리고 [현주]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나의 얼어버린 가슴은 결코 열리지 않을것만 같았다.
어쩌면 내 착각이 아니라면...지금 [현주]와 나의 아리송한 신경전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다음날 이른 아침..
함평으로 향하는 기차에 혼자 몸을 실고 큰집으로 향한다.
고3인 [현준]이 녀석은 가지 않았고.. 이번에도 아버지는 바쁜 회사일 핑계로 가시지 않으셨다.
올겨울에 결혼한다는 [석준]이형과 예비신부인 형수님과 [민준]이형.. 그리고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야아... 희주이... 징~허게 오랜만이다이??..."
"하하.. 석준이형..민준이형.. 오랜만이야.."
"여어~ 우리 서울 동상와부렀는감???...."
"큰엄마.. 큰아버지.. 잘 계셨어요???..."
"아야.. 욕봐부렀구마이... 점심 묵어야제??..."
"시방.. 야가 누구여??... 동석이네 막둥이여??..."
"하하.. 큰아버지.. 저 희준이에요..."
"어...... 희준이다냐..허허..짜석..그려..먼길오느라 고생 많었따......"
큰아버지는 작년보다 훨씬 더 건강이 쇠약해지신것 같아 보인다.
늦은 점심을 먹고 큰집 형들과 벌초의 산행길을 나섰다.
이웃동네의 험준한 산길을 따라올라 산 중턱에 있는 조상님의 묘소를 벌초하고
뉘엿뉘엿 저무는 해를 따라 월천리의 큰집으로 향하는 경운기를 타고 왔다.
큰집식구들과 저녁을 먹을 때 였다.
생각지도 않았던 [민서]누나 얘기가 밥상위에 오른 것이었다.
"아 글씨... 신안에 산다든.. 민서 어매 말이여라..."
"..응......"
"거.. 학산 진갑이네 어매가 그집구석 이웃헌테 들었다든디.. 민서 갸가 올봄에..
무신.. 병원으로 요양을 가부렀다고 않혀요???.."
"...!!!!!!!!!........."
순간.. 밥숟가락을 입에 문채.. 얼어 버렸다.
서둘러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큰아버지와 큰어머니의 대화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민서..갸가.. 목포에서 즈그 이모네 가게서.. 그 머시냐.. 미용한다 그러지 않았는감???.."
"하이고... 나이도 어린거시.. 지보다 더 어린놈이랑.. 연애질허다 즈그 어매한테 딱걸려서
그일도 못허고.. 신안으로 끌려갔다 안그랬소??..."
"그려??... 어허.... 참...."
"근디.. 그것이..쪼까.. 수상한것이.. 민서 갸가 아픈디도 없는디.. 즈그어매랑 허구헌날
대판 싸우불고 그냥 뛰쳐나가분것을 그라곰.. 이웃덜한테 야그한단 말이여라.."
"그..말만한 간내가.. 즈그어매속을 썩혀부렀구만..."
"그라게말이여라.. 재준이 그눔.. 정신채려불고.. 광주가서 공부잘헌다는디.. 이번에는
다큰년이 그런다니께..."
"우리 김가네 색기덜인디... 나가 몸좀 추수리믄.. 신안으로 가봐야 쓰겄구만..."
"하이구.. 이냥반이... 지금은 남의 색기나 마찬가지제.. 퍽이나 반기겄소..."
"이사람이..!!... 갸들이 왜 남의 색기여??... 동춘이 자석들... 우리 김가네 색기들이제!!..."
"허이고...그놈의 씨종자타령은...싸게 밥이나 드쇼....희준이 많이 묵어라이...??..."
"................."
큰집의 두 브라더스와 예비 형수님은 저녁먹기가 무섭게 간만에 찾은 고향동네의 옛친구들을
만나러 손불로 달아나 버렸고 나는 담배를 피우기 위해 큰집 뒷 담벼락을 지나 고추밭으로 향했다.
그리고 고추밭 언덕위 쓸쓸히 자리잡고 있는 소나무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담배를
꼬나 물었다.
어느덧 어둠이 서서히 밀려와 저멀리에 있는 앞산과 저수지를 덮어가고 있다.
하얀 담배연기가 검푸른 하늘로 날아간다.
팔베개를 하며 뒤로 벌러덩 누웠다.
[김.....민...서....]
아까.. 큰집에 올 때 부터.. 아니.. 엊그제 큰집으로 벌초하러 가야 한다는 어머니의
당부를 들었을 때 부터.. 조금씩 차오르던.. 알수없는 그 무언가가..
이제는 가득차.. 부풀어오른 풍선처럼 터져버렸다.
그건 [민서]누나에 대한 그리움이었나 보다.
"민서........ 김민서......."
조용히 혼잣말로 [민서]누나의 이름을 불러본다.
긴 생머리칼에.. 짙은 눈썹.. 쌍거풀진 커다란 두눈과 나를 바라보며 짓는 아름다운 미소의
보조개와 덧니..
새하얀 알몸.... 길다란 허벅지와 탱글한 피붓결..
저녁 밥숟가락을 입에 물고 전해 들은 [민서]누나의 행방 때문에.. 지금 복잡미묘한 이 심정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작은엄마랑 대판 싸우고 뛰쳐나갔는데.. 작은엄마는 이웃들에게 아파서 병원으로
요양을 갔다고 둘러댄다??....'
혹시 진짜 어디가 많이 아픈건지.. 그것도 모르는 일이다.
어느새.. 피워물던 담배가 필터를 태우고 있다.
도대체 지금쯤 어디서 뭘 하고 있는건지..
작은어머니 댁에서 뛰쳐 나갔다면.. 당연히 나에게 연락을 했어야만 하는게 아니었을까??..
어찌 이리도 무심할 수가 있는건지..
너무 보고싶다.
그리고 너무 사랑했다...
아니.. 어쩌면..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느새 깜깜한 밤하늘에 하현달이 떠올라 외로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오래전.. 나와 [민서]누나의 밀애를 훔쳐보던 그 달이었다.
"씨발.. 넌 아냐?? 김민서가 어디 있는지??..."
"알지??... 그치??...."
"우리 써니한테..전해줘... 미치도록 보고싶다고... 사랑한다고..."
미친놈처럼 달을 보고 독백을 하고 있으려니.. 왠지 감정이 복받쳐오르는듯.. 눈물이 나려한다.
하지만.. 감정을 어거지로 꿀꺽 씹어삼키며.. 마저 독백을 하고 있다.
"그리고... 함께 있을 때.. 잘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고....."
"군대가기전에 꼭.. 보고 싶었는데...씨발..."
나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바닥으로 쓸어 닦았다.
돌고 돌아.. [민서]누나와 함께 했던.. 이곳으로 오고야 말았는데..
나 혼자만 씁쓸히.. 저 달을 바라보며 연기연습을 하고 있다니..!!...
마치 뫼뷔우스의 띠처럼.. 이 지랄 같은 운명의 길을 따라 한바퀴를 돌아 이곳으로 다시 왔건만..
뒤집혀진 운명의 장난으로... 정작 그 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 혼자 와있는듯한 기분이다.
[민서]누나와 내가 지금 서로 반대방향으로 걸어가버렸고 한바퀴를 돌아 언젠가..
먼훗날 일지언정 원점에 도착하면 우리의 만남과 사랑이 이루어 질꺼라 믿었건만....
어쩌면 영원히 만나지도 못한채.. 이 지랄같은 운명의 띠 위에서 쳇바퀴를 돌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영원히...
그렇게 상경한 후 일주일간은 오로지 [민서]누나 생각밖에 아무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강의실 칠판을 보고 있어도..
이제는 제법 나에게 시큰둥하고.. 학과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더 좋아하는 [현주]의 표정을
보고 있어도..
전공서적안 난해한 증명문제를 파고 있어도..
[김민서]가 말한 정신병이 이런거였을까???
그당시 [김민서]는 지금 나와 같은 이런 기분을 겪었단 말인가??
그당시 다시 쓰나미처럼 나를 덮쳐버린 [김민서]의 향수는 꽤 오랫동안 내 가슴에 상처를
남겨버렸다.
단지.. 벌초를 다녀왔을 뿐이었고.. 그 곳에서 [민서]누나의 소식을 듣고.. 뼈아픈 우리 운명에 대해
생각했던 것 뿐인데.. 몇해동안 그리워했던 속앓이를 몽땅 다 합친것 이상의 기분을 겪게 될 줄이야..
하지만.. 몰입해 버리는 공부와 학교생활로 그나마 [김민서]의 쓰나미를 어거지로 잠재울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학기말 시험이 끝나고 어느덧 종강파티의 술자리에 참석했다.
우리학과의 남학생들중 많은수가 이번에 나처럼 군대에 입대하기 때문에 지금의 종강파티는
이땅에 태어난 불쌍한 예비 군바리들을 위한 송별파티의 성격도 있긴 하다.
[현주]는 인기가 좋아 이자리 저자리를 넘나들며 친해진 학우들과 질펀한 술자리에서 히히낙낙
거리고 있었고.. 불편한 자리에 앉아있는 나는 그저 내 앞의 피쳐를 맥주잔에 따라 벌컥벌컥..
들이키며 알 수 없는 갈증을 해소하고 있었다.
지금의 이자리가 그동안 나와 2년간 함께했던 이들과의 어쩌면 마지막 술자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지금까지 이학교에 와서 우리과 학우들과 어울리지 않고 내안에 나를 가둬
버린채.. 이기적으로만 살아왔던 내 자신이 무척.. 바보스러워 보였다.
'오늘 하루만큼은... 옛날의 나로.. 돌아가 보자... 억지로라도....어차피... 마지막이니까....'
우리과의 [지연]이가 어느덧 내 옆에 앉아 옆쪽의 학우들과 떠들어대고 있었다.
한때 과대놈이랑 연문설이 나돌고 우리과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이쁘장한 여자애였다.
나와는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오늘은 날이 날인지라.. 마음을 비우고.. 모든 학우들에게
개방적인 마인드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후부터는..나와 지금의 술자리에서 친해지는 중이다.
"올~ 희준이.. 너.. 무지하게 소심하고 조용한 앤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까.. 안그러네??..."
"훗...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겠지.. 자.. 마시자...!!..."
"짠!!...근데.. 있잖아.."
"..벌컥..벌컥......응..."
"뭐 물어볼께 있는데...."
"........."
[지연]이가 내 귀에 입을 댄채.. 간지러운 몇마디를 내귀에 집어넣는다.
"너랑..현주랑..씨씨야??..."
"........................."
웃음을 머금고 [지연]이의 목을 잡아 끌어 향긋한 샴푸향이 그윽한 [지연]이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었다.
"아니...."
"........"
순간.. 내 맞은편의 [현주]와 눈이 마주쳤다.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인듯.. [현주]의 눈길을 피한채 2년만에 처음 나누는 나와의 대화에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잔뜩 미소를 머금은 [지연]이와 마주보고 있다.
"진짜..씨씨 아니야?? 놀러도 같이 갔다며??.. 동해안으로..."
"..........."
"놀러간건 사실인데.. 아무일도 없이 그냥 놀러만 간거뿐이야.. 그냥 친구일 뿐이니까.."
"..........."
"훗.. 근데 다들 니네 씨씨로 알고 있는데??..."
"............"
"절대 아냐.. 나랑 쟤랑 아웃사이더 아니냐.. 그러다 보니.. 외로운 놈들끼리 우정에 목말라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그렇게 보인거였겠지..."
"큭큭!!.....푸하하하..!!!!!...."
갑자기 내 귓속말을 전해 들은 [지연]이가 배꼽이 빠질만큼 웃어 재끼기 시작했다.
주변의 학우들이 [뭔데??] 하며 [지연]이에게 기웃거렸고.. 맞은편 [현주]는 왠지
나와 자신을 쳐다보며.. 미친듯 웃어대는 [지연]이의 태도가 불쾌스럽다는 표정을 나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여름에 있었던 일을 절대 말하지는 않았으니.. 찔리는게 없으니까 술자리에서는
[현주]의 불만어린 눈빛을 애써 무시해 버렸다.
술자리가 바뀌고.. 2차..3차.. 계속해서 자리를 옮겨가며 우리과의 인원들이 쪼개졌다.
어느덧 3차까지 ?아온 충무로의 술자리에서 술에 만취해 [지연]이의 허벅지를 배게삼아
자빠져 있었다.
마치.. 오래전 [민서]누나의 허벅지위에 머리를 배고 누워있던 생각이 든다.
눈을 감으니 소르르.. 잠이 올 지경이다.
"호호... 쟤 뭐냐??...."
"..불쌍하잖아.. 다음달 군대가는데..."
"군대가면 다야??.. 항상 붙어다니는 지 애인 어디다 두고 니허벅지위냐??.."
"현주..얘랑 씨씨아니래..."
"훗.... 깨졌겠지.. 아까도 같이 안앉아 있더만.. 요근래 깨진거 같애.. 셤보기 보름전부터...."
"호호.. 별걸 다 관찰했다??.."
지금 내가 술에 취해있는건 분명한데.. 도무지 몸을 가눌 수도 없고..
그렇게 혼줄을 놓아버렸는지.. 어느덧 꽤 시간이 지난듯 한데.. 문득 써늘함에 잠이깨어
눈을 뜨니.. 학교 벤취에 길게 누워 잠들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 옆에는 [현주]가 잔뜩 못마땅하고.. 피곤한 표정으로 나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상체를 일으키며.. 모가지를 벅벅.. 긁으며 [현주]에게 입을 열었다.
"흐음....흠!!.... 후우... 씨이... 머야??... 학교네??..."
"............ 이제야 깼냐??..."
"내가 왜 여기있지??...흐음!!... 어후.. 목말라..."
"으휴.. 이화상아!!... 내가 증말.. 쪽팔려서.. 못살아요.. 너때문에.."
"내가.. 왜???...."
"너 진짜.. 아무기억 안나??..."
"응.... 뭐가??..."
"김민서가 도대체 누구냐???...."
"뭐????......"
"...현주는 친구일 뿐이고... 김민서가 내애인이라고... 주절주절.. 훗!!... 웃겨서.."
".......씨바....."
"니가 그렇게 오바 안떨어도.. 니랑 나랑 아무것도 아닌거 알만한 사람들 다 알거든????..."
"....흠냐..흠냐......."
".......근데...김민서가 누구냐??...."
"그냥..뭐... 옛날 첫사랑..."
"하이고~ 하여간 보여줄껀 다 보여주네..꼴에??.. 빨랑 가자!!..너때문에 피곤해 쓰러지겠다..."
그렇게해서 군대가기전까지의 나의 대학생활은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입대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휴학계를 내러 학교로 갔다가.. 우리과의 복학생 형과
다정히 교정을 걷고 있는 [현주]를 발견했다.
팔짱만 안꼈지.. 이건 누가봐도.. 보통사이가 아닌듯.. 천천히 나란히 붙어 상록원 건물옆을 지나
남산으로 향하는 교정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는척을 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내가 떠난 후 혼자 남겨져야 할 [현주]를 더이상 비난할 이유도 그 무엇도
없기 때문이다.
군입대를 앞둔 며칠전..
학교에서 [현주]를 만났다.
첫눈이 올듯 말듯.. 무겁기만 한 겨울날씨에.. 방학인데도 도서관 주변에는 학우들이
꽤 많았다.
명진관앞 쓸쓸히 멈춰선 분수대에 앉아 팔정도의 부처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여름 저 팔정도의 부처의 가르침으로 나와 첫경험을 했던 긴머리의 [현주]가 길다란
롱부츠에 도톰한 코트차림으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차분한 눈빛과 하얀얼굴에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코끝이 약간 빨간게 귀엽게 느껴졌다.
우리는 남산으로 향했다.
[군대가기전에 남산타워나 올라갔다 오자].. 라는 말에 [현주]는 헥헥 거려도 싫은 내색없이
수많은 계단을 걸어올라 결국 남산타워에 도착하고야 말았다.
남산타워 아래.. 서울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현주]와 나란히 서서 한강을
바라다 보고 있다.
"그동안.. 최현주.. 참 고마웠다...내옆에 있어줘서.."
"나도...."
"2학년에 올라.. 너때문에 많이 잼있었어.."
"치... 그말 하려구 나오라고 하고 여기까지 데리고 온거야??..."
"밥도 한끼 하고.. 이따.. 해떨어지면 술도 한잔 하구..."
"이따 나 저녁때 학교앞에서 약속 있는데??....."
"그래??..."
"짜식.. 진작 얘기 해야지.. 이누님이 요즘 바쁜거 알잖아..."
"그래 그럼...하는수 없지... 밥이나 먹고 말아야지.. 대신 맛있는거 먹자.. 마지막이니까....."
"............"
[현주]가 왠지 못마땅하고 짜증스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냥.. 약속 미루고 오늘 한잔 하자고 말하면... 그게 어디가 그렇게 덧나냐??.."
"...????....."
"아님.. 혹시.. 빈말로 한잔 하자고 한거였냐??.."
"치....갑자기..왜.. 시비야??..."
"됐다..김희준...그동안 너에 대해 무척 못마땅하고.. 이해못하고 있었던게 무척 많았었는데..
지금은.. 아니야.."
"...???...."
갑자기 [현주]의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서둘러 눈물을 훔치더니 억지 웃음을 짓는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나쁜놈... 치히~...흐음... 하여간.. 몸 건강해.. 어디 다치지나 말구..."
"..............그래... 미안해....."
"흑흑!!...바보.. 니가 왜 미안해에??...나 걱정마.. 히히...흐음!!.. 난 니보다 더 친구들
많잖아..."
"..훗......."
"치히... 니 군대가면 심심해질까봐.. 열심히 사귀어뒀으니까.. 걱정말구..."
"..........."
우리는 그렇게 점심을 하고.. 정든 학교 교정을 한바퀴 돌았다.
그리고 이별의 시간이 와버렸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애써 웃음을 머금은 채..
누가 먼저 제안도 하지 않았지만.. 살포시 서로를 껴안아버렸다.
그리고 서둘러 떨어지며 표정관리에 힘쓰며 헤어지게 되었다.
[잘가..][편지꼭해..]라는 말을 주고받은 후.. 갑자기 뒤로돌아버린 채..
저멀리 멀어지는 [현주]의 뒷모습..
그 모습을 바라보며.. [최현주]!! 라며 힘껏 부르고 싶은 목청을 억지로 눌러
결국 [현주]를 불러세우지는 않았다.
어쩌면 앞으로 영원히 못보게 될 얼굴.. [최현주]..
만약 내 가슴에 [김민서]라는 대못으로 긁힌 상처만 없었더라도..
절대 놓칠 수 없는 여자였는데..
그동안 얼어붙은 내옆을 지키며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하지만 상처는 상처만 퍼트릴 뿐..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나는 결코 누군가를 사랑해서도..
그 사랑으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입어서도 안돼는 일이었다.
그것도 소중한 친구인 [현주]에게는 더욱더....
그날밤.. 나는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 진탕 술을 퍼마셨다.
그리고 다음날 숙취로 괴로워하고 있는 내 방문을 [현준]이 녀석이 빼꼼히 열며 머리를 내 밀었다.
"머야....."
"형!!.. 민서누나 있는데 가르쳐 줄께.. 군대가서 편지해!!....."
순간... 눈에서 불똥이 튀는듯 모든 숙취가 확!! 달아나 버렸다.
"뭐???......"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 ***-**번지 **미용실..."
"야!!..너!!..."
"나 학원가야해!!.. 빠이!!!!....."
[쾅!!]
명문대 본고사를 준비하는 [현준]이 녀석이 뛰쳐나간 후... 서둘러 책상위로 가서
자칭 아이큐150의 천재인 [현준]이 녀석이 내뱉은 주소를 받아적었다.
"광주..광산..송정동에.. ***-**.. ** 미용실??..."
다음날..
논산훈련소의 입대전날.. 가족들과 마지막 아침식사를 한 후 눈시울을 붉히는
부모님께 큰절을 하고 집을 나선 후 서둘러 광주로 향하는 무궁화호에 올랐다.
[김민서]..
그저 두눈으로 단 한번만이라도 보고만 싶었다.
건강하게만 있어준다면... 그 이상도 바라지않겠다는 심정이었다.
군대가기전 꼭 한번은 보고 싶다는 내 작은 소원을 시골밤에 뜬 하현달에게 말했던게
이루어졌다는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현준]이 녀석은 도대체 [민서]누나가 있는 곳을 어떻게 알아냈는지..참 기특한 녀석이다.
오후세시쯤.. 도착한 광주에서 무작정 택시에 올라 주소지를 보여주었다.
내일 오후 한시까지.. 논산 훈련소로 입소해야 한다는 부담에 슬슬 애가 닳는듯한 심정이다.
택시가 광주의 송정동 일대를 돌더니.. 결국 [민서]누나가 일한다는 미용실앞에 멈춰섰다.
"여그가 맞네요이... 미용실 이름도 그라고..."
"수고하셨어요... 얼마에요??..."
택시가 출발하고.. 통창안의 미용실 내부를 들여다 본다.
대여섯명의 손님과 분주한 손길의 미용사들이 보인다.
유독.. 큰키에.. 길다란 파마머리..
앞머리를 위로 올려 핀으로 꽂아 고정시킨 채.. 중학생으로 보이는 꼬맹이의 스포츠 머리를
다듬고 있는 여자가 눈에 보인다.
[김민서]...
'..결국.. 신안에서 작은어머니와 살다가 뛰쳐나와 이곳까지 왔구나..'
[민서]누나가 스포츠 머리의 중학생을 샴푸실로 데려가 머리를 감긴다.
'이젠 됐다..그냥..가자... 건강하게 잘 있는걸 보니.. 안심이다...'
'아냐!!...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서로 얼굴은 봐야지...'
'민서누나를 만나겠다고??? 니가 지금 제정신이야???...'
'뭐가 어때??? 니가 사랑하는 김민서잖아!!.. 가까이 가서 똑바로 보란 말야!!.. 그리고
군대 가버리겠다고 전해주란 말이야!!!...'
[민서]누나의 가게 앞에서.. 내안의 또다른 자아들이 미친듯.. 싸워대고 있다.
복잡한 심경에 담배를 하나 입에 물었다.
가게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딸랑~]
"어서오세요.."
"어서오세......!!..."
[민서]누나가 나를 보더니 두눈이 휘동그레 해지며... 얼어버렸다.
왠지 초췌하고 아픈듯해 보이는.. 너무나도 하얀 얼굴..
하지만.. 크게 걱정했던 것과는 다른 것 같다.
병원에 없다는걸 두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으니까..
아무말없이 [민서]누나의 두눈빛을 지나쳐.. [민서]누나가 서있는 거울앞.. 경대의자에 앉았다.
다른 미용사가 내 뒤로 오려하자.. [민서]누나가 자기가 받겠다며 내 뒤에 선다.
내앞의 경대속에는 뭔가에 잔뜩.. 화가난 내 얼굴과.. 놀란 가슴을 추스리는듯한 [민서]누나가
애써 태연한 척 무표정한 얼굴로 무거운 카바를 뒤집어 씌워버린다.
".... 저중학생 머리처럼.. 깎아주세요... 군대 가야 하니까..."
".................."
경대속 [민서]누나의 떨리는 눈빛이 너무나 부담스러워..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대뜸..[민서]누나가 큰소리로 입을 연다.
"너... 언제 군대 가냐????..."
".........내일..."
모기만한 내 목소리가 입밖으로 나오자 마자.. 요란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웨에엥].....
[민서]누나의 손에 잡힌 머리빗 밖으로 삐져나온 머릿칼이 바리깡으로 밀려 사정없이 깎여버린다.
마치.. 큰집 뒷산의 조상님 묘소를 예초기로 벌초할 때.. 제멋대로 자라던 잡초들이 깨끗히
깎여나가듯..
아래로 떨군 시선을 경대속으로 천천히 올려다 보았다.
[민서]누나는 무표정하고 싸늘한 얼굴로.. 온통 머리를 밀어재끼는데 정신을 쏟고 있는듯
누나의 얼굴을 살피는 내 눈빛은 의식하지 않아보인다.
"그냥.. 군대 가기전에 얼굴 한번 보려고 왔어.."
"......................."
[웨에엥]......
바리깡 소리만 요란하다.
아무 대답도 없는 [민서]누나..
괜히 입을 열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덧.. 머리가 홀라당.. 깎이고.. 아까 [민서]누나가 머리를 다듬어 주었던 그 중학생처럼
짧은 스포츠 머리가 되어 버렸다.
경대속.. 내 머리를 보며 어색한 기분에 빠져들기가 무섭게 [민서]누나의 손에 이끌려
샴푸를 했다.
내 두피를 벅벅.. 긁어대며 샴푸를 하는 [민서]누나의 손길은
왠지 손톱끝이 뾰족하고 강한힘이 느껴졌다.
머리를 말린 후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래.. 째킴?. 이제는..'
[민서]누나가 아프지 않고.. 이렇게 멀쩡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걸 두눈으로
확인 했으니.. 다행이다.
나는 이제.. 맘편하게 군대에 갈 수가 있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시원해진 머리에.. 정신이 확 돌 정도로 상쾌한 기분이다.
입양전야에 어울리지 않는 싱글벙글한.. 기분이란..
서둘러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가서 막차를 타고 논산 연무대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빠른 걸음이다.
"희준아!!!!....."
뒤에서 [민서]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씨바.. 그냥 좀 가게 해주지...'
무겁게 뒤를 돌아보았다.
[민서]누나가 미친듯.. 달려들어 나를 껴안아 버린다.
"뭐덜려고... 여그까지...왔어!!!..이 씨이!!!!...이 씨이!!!!..흑흑흑!!!!!...."
"그냥.. 누나 아프단 얘기를 잘못 주워들어서... 그냥.. 멀쩡한지만 보려고...."
"뭐???....흑흑..."
"훗... 우리 써니.. 얼굴 보니까.. 피곤해 보이긴 한데... 멀쩡한거 같아 다행이네.."
"씨이!!!....으흑흑흑!!!!...."
"이제 됐어.. 맘 편하게 군대 갈 수 있어.. 됐어.. 누나.. 들어가..."
[민서]누나는 긴팔로 내 목을 감은채 놓지를 않고 울고만 있었다.
"이..병신!!!.. 나쁜놈!!!.. 니만 만 편하면 돼야?????...."
"..........."
군대가기전 마지막이었던 [민서]누나의 그 모습..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어버린..
하필이면 그런 얼굴이었다는게 참.. 안타깝기만 하다.
이뻣던 [민서]누나의 얼굴이 영원히 각인되었어야만 했는데 말이다.
"누나... 나.. 가야 해..."
"흑흑.....내일가믄 안돼??...."
"아냐.. 그냥 지금 가는게 좋을 꺼 같아.."
"씨이!!!......으흑흑흑!!!!...으흑흑흑흑!!!!..."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나를 껴안고 울고만 있는 [민서]누나때문에
그냥 밖에서 얼굴만 보고 갈껄 그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잘 지내고 있는 [민서]누나의 삶에 또다시 나타나.. [민서]누나를 힘들게 하는게
분명하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철없던 그 시절..
그저 내입장에서 나만 좋으면 그게 다인줄 알았던.. 그 때..
나를 만나 무척이나 아파하던 [민서]누나를 보고.. 그렇게
[민서]누나를 영원히 떠나버리기로 결정을 해버렸다.
1년후..
강원도 양구의 **사단 일명 백두산 부대..
엊그제 진급하여 가슴에 새로 새겨진 상병계급장과 함께 사단직할 수색대대의 군생활도
이젠 제법 익숙할 만 한데.. 비무장지대 안에서의 수색과 매복 작전은 여전히 긴장의 연속이다.
우리 부대는 전시가 되면 타부대와는 달리 적지로 침투하여 첩보수집과 폭격유도등의 기타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백두산 부대내의 최정예 대대이다.
그러다 보니 훈련도 많고 군기도 쎄고.. [다들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네~]라고는 하지만
후방에서 훈련을 받을 때나.. 요즘처럼 GP에서 작전중일 때는 조금이라도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는 상황이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날.. 이른아침 매복작전에서 철수하고 소초로 돌아왔을 때 였다.
부소초장의 호출이 있었다.
".....김상병.. 니가 왠일이냐???...."
"..하하...왜그러십니까??..."
"짜잔!!!....."
"어엇!!!!!..."
장난끼 가득한 부소초장의 손에는 나에게 온 편지가 있었던 것이었다..
겉봉 발신자는 분명... [써니]
부소초장의 손에 들린 편지를 빼앗아 들고.. 미친듯.. 뛰쳐나와 소초 뒤 담벼락에
등을 기대어 앉았다.
[민서]누나에게 군입대후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내 주소를 알아내어
편지를 보내주었을까??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편지지를 조심스레 끄집어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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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 희준
오빠 오랜만이야.
나야 써니..
그동안 힘든 군생활 하느라 무척 고생 많았겠다.
요즘 날씨도 추운데 오빠가 있는 전방쪽은 더 춥겠지?
희준오빠.. 너무 보고싶어.
오빠랑 그렇게 헤어지고나서 지금껏 단 하루도 오빠생각을 안한적 없어.
보고싶어.
보고싶어 미치겠단 말이야.
어제는 오빠 생각하면서 많이 울었어..
그런데 지금도 막 눈물이 나오려고 해..
이럴줄 알았으면 오빠 군대가기전에 자주 연락해서 많이많이 만났어야
했는데..
휴가 나오면 꼭 찾아와줘.. 부탁해 오빠..
그리고 꼭 편지좀 보내줘..
나 지금도 눈물 흘리며 편지를 쓰는거야.
바보처럼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미치도록..
1996. 12 써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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