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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들짝 놀래시는 아버지의 옆에서서.. 나역시 놀랜 얼굴로 [민서]누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들... 하셨어라??..."
"....어.. 그려그려... 민서.. 핫..하하... 재준이는 안오고..????.."
"네에..."
아버지와 어머니와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는 [민서]누나..
나와 잠깐이었지만.. 두눈을 마주치고야 말았다.
어깨아래까지 기른 검고 길다란 생머리..
하얀 셔츠에 타이트한 청바지차림의 [민서]누나가 지금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느그 어머니는 잘 계시고???...."
"네에..."
뒤늦게 큰집문으로 들어오는 [현준]이 녀석이 [민서]누나를 보고 깜짝.. 놀랜다.
"와아!!... 민서누나???..."
"호호... 응..."
나와 [민서]누나는 반갑다는 말 대신.. 서로의 두 눈만 바라보았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왠지.. 가슴속.. 잔잔한 바다... 저멀리...
아주 먼곳에서..
작은 한점이.. 
바다에 떨어진다.
그 점이.. 잔잔한 물결이 되어 사방으로 퍼지고..
그 물결이.. 점점 더 큰 너울이 되고..
그러다 파도가 되어.. 나에게 덮쳐오고 있다는게 느껴진다.
천천히.. 대문밖으로.. 나와버렸다.
방금.. 내안에서의.. 알 수 없는 감정 때문이었다.
'아.. 씨바... 담배나 하나 펴야겠다...'
그때였다.
[민서]누나가 대문 밖으로 나오더니 방긋 웃으며 나에게 걸어온다.
여전히 부담스럽게 커다랗고 아름다운 두눈의 시선이 나에게 꽂혀온다.
"아야.. 니는 누보고 아는체도 안해야??..."
"..........."
"히야아...희준이..거시기하게 커부렀네??.... 디져블게..."
[부드드드..... 부드드드.....]
"에이.. 아빠....이거 잘 안돼..."
"한번에 기일..게 당기라니까!!...."
[부르릉...부다다다다다!!!!!!!!.....]
예초기가 힘차게 울어댄다.
"돌튀니께.. 니네는 쩌그..저쪽가서 해..!!..."
"어...."
"벌 조심혀고....."
"응...."
아버지와 [현준]이 녀석과 함께 큰집 뒷산의 조상묘와 몇해전 새로 생긴 할머니의 묘를
벌초하고 있다.
수건을 목에 두르고 밀집모자를 눌러쓴 아버지가 예초기로 무성하게 자란 잡풀들을
그야말로 초토화 시켜버리고 있다.
나와 [현준]이는 그저 낫이랑 갈퀴하나씩을 손에 들고.. 멀찌감치에서 어슬렁 거리기만
할 뿐 딱히 벌초를 하는데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저멀리 큰집이 보이고.. 고추밭이 보이고.. [민서]누나와 사랑을 나누었던 소나무언덕이
보인다.
아버지의 예초기가 지난 자리.. 나와 [현준]이가 낫과 갈퀴로 베어진 잡풀들을
끌어모아.. 묘소 주변으로 내다 버리고.. 새로 이발을 한듯해 보이는 스포츠 
머리의 산소앞에 신문지를 깔고 챙겨온 간단한 제수용품을 놓는다.
"아빠.. 근데.. 이 산소에 계신 분은 누구야??.."
".. 느그네 할배..."
"우리 할아버지가 도대체 몇명이야???...."
"..할아버지가 있고.. 그 할아버지에 할아버지도 있고.. 할머니들도 있고.."
"그래서 누구냐니까??..."
"몰러..... 하여간에 조상님이니께.. 깔끔하게 해드려야 하는거여.." 
아버지가 쇠주를 한잔 따라 놓으시고.. 우리 셋이 산소에다 큰절을 한다.
뒷산쪽 벌초가 끝났다.
옆동네와 앞산쪽은 내일 사촌형들이 오면 함께 할 계획이다.
농기구를 챙겨들고 아버지를 따라 하산을 하다가 [민서]누나와 사랑을 나눴던 
소나무언덕이 다가올 때 쯔음이었다.
먼발치 앞서 가시던 아버지가 고추밭을 보고 입을 여신다.
"민서.. 여서 뭐더냐??.."
"네.. 고추 따고 있어라..."
'..........'
아버지쪽으로 빠른걸음으로 ?아갔다.
[민서]누나가 고추밭에 있다.
아버지가 농기구를 챙겨 받으시며 고추밭에서 [민서]누나를 도우라고 하시고
투덜대는 [현준]이 녀석은 아버지를 따라 큰집으로 가버렸고.. 나혼자 [민서]누나의
일을 돕고 있다.
[민서]누나와 단 둘만 있게 된 것이다.
"익은거 따면 되는거야???..."
"일 다 했어.. 그냥.. 구경이나 해..."
[민서]누나를 바라보고 있다.
허리를 숙이고 검고 긴 생머리를 귀뒤로 넘기며 가늘고 길다란 하얀 손을 쭉 뻗어 고추를
따고 있다..
까마잡잡했던 피부는 이제 온데간데 없다.
가을 오후의 뜨거운 햇살이 누나의 하얀 피부에 반짝거린다.
"그거.. 줘봐.. 내가 들고 있을께..."
"..........."
[민서]누나가 들고 있던 작은 소쿠리를 나에게 건넨다.
소쿠리 안에는 누나가 딴 파란 고추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니 요즘에.. 사고 많이 쳤다고라....."
"사고는 무슨??...."
"걱정이다.. 걱정.. 재준이눔도 못된것만 배워서.. 싹쑤가 노렇고..."
"재준이는 집에 왔고??.."
"몰라.. 집나가서 광주로 갔다는디...에효.. 그 야긴 그만 허자.." 
얼핏 들은 얘기로는 중3인 [재준]이 녀석은 절도와 폭행으로 소년원에도 몇번 들락 거린
문자아가 되었다는 것이다.
[민서]누나의 고추밭일이 끝나고.. 함께.. 고추밭을 걸어 나오고 있다.
"누나.. 먼저 들어가.."
"니..뭐덜라고???....."
"그냥.. 쫌 있다가 들어가려고.."
"훗.... 담배 하나 땡길라고 그라냐???..."
"하하.... 어떻게 알았어.."
"그냥 여서 피워... 어른덜 없으니께...."
[민서]누나와 사랑을 나눴던 소나무 아래의 언덕쪽으로 향했다.
[민서]누나가 천천히 따라온다.
"누나는 그럼 언제 미용사 되는거야??..."
"멀었어야... 인자 학원서 공부허고 실습허는디..."
"누나랑 적성에 맞는것 같애?..."
"응... 재밌어라.. 같이 학원댕기는 친구들도 많고.." 
소나무 아래.. 잔디밭에 앉았다.
[민서]누나가 내 옆에 소쿠리를 내려놓고 쪼그려 앉는다..
지난날.. 여기서 [민서]누나와 나눴던 진한 스킨쉽.. 그리고 섹스..
그 아찔한 첫경험의 장소..
문득.. 그 장소에 지금 단 둘이 있다보니.. 방금전과는 달리 어색함이 느껴진다.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타를 땡긴다.
점심을 먹고 기회가 없어서 여지껏 피워보지 못한 담배라..그런지.. 꿀맛같다.
"공부 잘혀어.. 때 지나고 나믄 후회해도 소용없당께라..."
"..이제는 그럴려구......."
"훗... 근디.. 뭘 먹어서 키가 그렇게 컷부렀냐??..."
"누나도 키가 더 큰것 같애..."
"나??? 아녀.. 중삼때.. 그때 키에서 이센티 정도만 크고 말았어야.."
"얼굴이랑 피부는 진짜 많이 하얘졌다.."
"피부???... 누우 피부 원래.. 안이랬냐..."
"에에... 원래..새 까맸거던요????....."
"뭔소리다냐??.. 누우 피부 원래.. 쌔하R는디??..."
"원래..까맸지.. 내가 피부 때문에 맨날 놀리고...누나가 내배위에 올라타서.. 
자기 이쁘다고 말하라고..협박하고..괴롭히고... 기억안나??.."
"글씨... 뭔소린지 모르겄다??..."
"우와!!... 어떻게 얼굴표정 하나 안바뀌고..!!!!... 이씨.. 옛날 사진 보여줘???..."
[민서]누나가 태연스레 거짓말을 하더니 그제서야.. 환하게 웃어보인다.
"히히... 그래서.. 인자는 누우 이뻐야???..."
"글쎄??... 그때 보다는 괜찮긴 한데... 하하..!!.. 근데.. 그 때는 진짜 까맸어..."
자기가 이쁘냐고 물어보는 [민서]누나의 질문..
그 아름다운 두눈망울의 물음에.. 순간 당혹스럽고 알수없는 지금의 내 감정을
숨기기위해 애써 말을 돌려댔다. 
"훗...."
"진짜.. 그 때는 거의 흑인이였지..."
"뭐???????.... 이씨이!!!....."
"하하.... 장난이야...."
[민서]누나가 주먹을 쥐고 내 어깨를 가격한다.
아랫입술을 슬쩍 깨물고 웃음을 머금은 표정은 여전히 아름답다.
코는 좀 낮은편이지만.. 촌스러울 정도로 짙은 눈썹과 커다란 쌍거풀의 두눈의
매력은 바라보고 있으면 있을 수록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정도의 빼어난 미모이다.
"담배 다 피웠으면.. 싸게 들어가블자....."
"그냥.. 더 있다갈래... 안에 들어가봤자..뭐 난 할것도 없는데.."
"조옷컷다....누우는 저녁준비도 허고 이일저일 해야허니께 내려 갈란다..."
"..........."
[민서]누나가 일어났다.
곧게 뻗은 두다리..
아름다운 히프의 라인....
[민서]누나가 걸어 내려간다.
길다란 기럭지의 두다리로 고추밭 고랑을 엉거주춤..지나 큰집 담벼락쪽으로 내려간다. 
[민서]누나...
너무 이쁜 [민서]누나..
소나무 아래.. 그렇게 앉아서 [민서]누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뒤로 벌러덩..누웠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하늘이 한들 거린다.
내일점심때 목포로 갈꺼라는 [민서]누나..
오래전처럼.. [민서]누나의 몸을 탐하고 싶은 철없는 행동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또.. 그럴것 처럼 보이지도 않고..
그때는 내가 철이 없듯이.. [민서]누나도 철이 없었기 때문에 
호기심에 서로 그런 사고를 쳤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내일 가면 언제 또 볼지 모르는 [민서]누나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서운한 기분이 든다. 
그날저녁..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툇마루에 앉아 저녁식사를 하시고
나와 [현준]이.. [민서]누나는 큰집 앞마당에서 삼겹살을 굽고 있다.
[취히이익.....]
큰집의 큰형이 드럼통 반을 날리고 다리를 세워 만든 바베큐다이위에 그릴을 얹고
장작을 태워만든 숯불위.. 삼겹살들이 자글자글.. 익어가고 있다.
"콜록콜록... 에이.. 연기가 나쪽으로만 와..."
"벌써 뒤집는거 아닝게라.. 누우가 할께.. 이리줘봐.."
어머니가 방금 밭에서 따온 싱싱한 상추와 깻잎.. 마늘을 씻어가지고 오신다.
상추와 깻잎위에 지글거리는 삼겹살을 하나 얹고 쌈장을 듬뿍찍은 생마늘을 하나 얹어
입안에 넣는다.
숯불로 구워만든 삼겹살이라 그런지.. 기가막힌 맛이다.
[민서]누나가 접시위에 익은 삼겹살들을 수북히 담아 어른들의 밥상으로 가져간다.
"히야아.. 죽인다... 우걱우걱.."
"형.. 이건 내꺼야!!... 내가 구웠단 말이야..."
"짜식이.. 그냥.. 막 먹는거지.. 니꺼내꺼가 어딨냐???..."
"에이.... 누나가 익은건 다 가져가고.... 내가 익힌거는 형이 먹어버리고..."
"흐이그... 삼겹살 많으니께.. 걱정허덜 말고 실컷 먹어부러..... 알L냐???...."
어느덧 어둑해진 하늘이.. 금새 새까만 밤하늘로 변해있었고
큰집앞에서의 삼겹살 파티도 이제는 파장분위기이다.
[민서]누나가 부엌을 들락거리며 접시들을 치우고 있을 때 아버지와 큰아버지의 밥상
아래에 있는 쇠주 한병과 쇠주잔 한개를 슬쩍 챙겼다.
아까부터.. 너무나 마시고 싶었던 쇠주였다.
비록 삼겹살 파티는 끝이 났지만.. 지금이라도 좀 마시고.. 푹 자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둠을 헤치고.. 꼬추밭 고랑을 조심스레 넘어 소나무언덕으로 향한다.
자리를 잡고 앉아 쇠주병 뚜껑을 라이터로 재낀다.
깜깜한 하늘과 어슴푸레한 달빛..
어둠이 제법 눈에 익는다.
"쭈욱... 크하아...!!!...."
주머니에서 포도 한송이를 꺼내넣고.. 안주로 삼는다.
"쩝쩝쩝....."
담배를 하나 입에 물고 불을 붙힌다.
큰집쪽에서 나를 찾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담배를 끄고 잽싸게 내려갈까.. 하다가 그냥 있기로 했다.
지금의 이 자유스러움을 실컷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쇠주잔 하나를 또 한번 입에 털어넣고 있을 때 쯤.. 어둠속에서 누군가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는게 보인다.
"니.. 거기서 뭐허냐??? 또 담배냐??..."
'김민서??....'
쇠주병과 쇠주잔을 숨킬까 어쩔까 하다가 그냥.. 비워진 잔에 조심스레 쇠주를 따러 붓는다.
[민서]누나가 내 옆에 앉더니.. 쇠주병을 보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핫...하하... 참.. 징해불구마이... 역쉬.... 역시 희준이여..."
"하하... 누나도 한잔 해볼래??..."
"흐미... 속아프게 안주도 없이... 이게 다 뭐다냐...."
"여기 있잖아.. 포도..."
"누우가 전을 좀 챙겨올랑게.. 딱 요것만 마시는거여.. 알겄냐??..."
"오우..땡큐!!..."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거시... 담배에다.. 쇠주에다... 진짜.. 징허다..징해..."
".........."
의외였다.
분명.. 잔소리에.. 협박에.. 윽박지를 줄 알았는데.. 안주까지 챙겨주려하다니..
[민서]누나와 그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오붓한 술자리가 만들어졌다.
[민서]누나가 쇠주를 홀짝 마시고 빈잔을 손에 든채.. 큰눈을 찡그리더니.. 안주를 찾는다. 
"니 지금 밖에 변소에 있는 줄 아니께.. 싸게 들어가야..."
"아라써... 한잔 줘봐..."
"이런..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것이... 됐어.. 니는 여지껏 마셨으니께..."
"어???.... 우와..!!!.... 뭐야???...."
"뭐긴 뭐야...니는 아직 학생아니냐..... 누우는 졸업했으니께.. 미성년자도 아니고.."
"우와!!!... 그러고 보니까.. 누나가 술마시고 싶어서 안주 가지고 온거였네... 그치?????..."
"쭈욱.... 크하아!!!.... 쩝쩝쩝.. 니도 나중에 졸업해서 디저블게 마셔뿌러....."
"아.. 빨랑 한잔 줘!!.. 이런게 어딨어???..."
"어허!!... 안쨈募毆??..."
"딱!!.. 한잔만... 응???..."
"딱한잔 줄테니께.. 싸게 마시고 들어가야..... 자.. 받어.."
"쭈욱...크흐... 쩝쩝쩝... 이야아... 안주가 있으니까.. 술맛이 더 좋은데???....."
"잔 일루 주고.. 싸게 들어가야??..."
"싫어..!!.. 못줘!!!.... 마지막으로 한잔만......"
그렇게 [민서]누나와 어둠속에서 옥신각신이다.
낮에 [민서]누나를 보고 놀라 서먹했었던 것도.. 다 사라지고..
마치 옛날로 돌아온 기분이다.
[민서]누나는 쇠주를 많이 마셔본것 같다.
하긴.. 어른이 되었으니.. 술집에도 갈 수 있을 나이고 하니까.. 그당시의 나보다는 많이
마셨을 것이다.
큰집 내실쪽 리모델링을 해서 만들어 놓은 주방과 화장실옆...헛기침을 하고 두리번 거리다가 
소주병 하나를 또한번 슬쩍.. 한다.
어둠속.. 안방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화장실 들락거리고.. 너 아까 고기먹고 속 안좋은거 아니야??...."
"아니.. 괜찮아..."
"벌초 갔다오고 피곤할텐데.. 빨랑자.."
"어..엄마..지금 자러 갈꺼야..."
"건넌방에 이불깔아 놨으니까... 현준이랑 자.."
"응...."
용케 꼼친 쇠주병을 품안에 숨기고 어둠속에서 기다리는 [민서]누나에게 향한다.
"어른들 주무시냐??.."
"어... 다들.. 조용해.. 자느라고.."
"... 진짜.. 이래도 되는지 모르겄다.. 대가리에 피도 안마른 미성년자랑.."
"그놈의 대가리에 피 타령은??... 봐봐... 내 머리 어디에 피가 있는데??... 어???..." 
"치히..... 니 술먹어불고 주사부리고 오바이트하고.. 그래블면.. 누우 혼날틴디..."
"그럴일 없으니까 걱정마세요....네???... 자.. 한잔 받고...."
[민서]누나와 술잔과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주고 받았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소주 두병이 다 비워졌다.
오줌이 마려워.. 일어나려니.. 핑..하는 어지럼증에 약간 비틀거린다. 
아닌척.. 조심스레 언덕 아래로 걸어내려가 꼬추밭에다가 오줌을 내 갈긴다.
그러면서 고개를 뒤로 돌려.. [민서]누나에게 입을 연다.
"딸꾹!!... 내가 가서 한병 더 가져올께...누나..."
"미칭게라???... 이제 그만 마시고.. 내려가블자.. 누우 더이상 못마시겄다.."
[또로로로.......또로....또로록!!....]
달빛아래.. 오줌줄기가 멈춰들고 쥐어든 좃대가리 끝의 오줌 한방울을 털어버렸다. 
[민서]누나가 그전에 만져주었던 자지...
물론 작은 풋고추였지만.. 지금은 어느덧 포경수술로 포르노비디오에 나오는
어른 개자지와 별 다를바 없는 묵직하고 커다른 자지를 가지고는 있다.
"후우... 술취하네.... 쩌업..."
[민서]누나의 손길을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민서]누나의 몸속에 깊게 박혀버리고 싶다..
그때처럼..
자지를 팬티에 넣고 힘차게 지퍼를 끌어올린다.
[민서]누나가 마지막잔을 입에 털어놓고.. 접시와 빈 소주병을 챙기고 있다.
[민서]누나의 앞에 쪼그려 앉아 누나의 두눈에 시선과 시선을 마주치려 한다.
달빛아래.. 불그스레한 누나의 두볼과.. 반짝거리는 놀란 눈망울이 나를 바라본다.
"흐음... 뭐시여... 갑자기..."
"누나.. 사실은 누나 너무 이뻐...."
"훗... 징그럽게.. 왜그냐?..."
"옛날에도 이뻤고.. 지금도 이쁘고...."
"옴마????......" 
"누나....."
"으이그... 희준이 이거 술취해서.. 진짜.. 귀여버 디져블겄다...ㅎㅎ"
"누나....."
"왜야??...."
"뽀뽀해줘......."
"미쳤어..미쳤어.. 누우가 이럴줄 알았당....우웁!!!!!!!......"
기습적으로... 미친듯..아름다운 [민서]누나의 입술에 입을 맞춰버렸다.
그리고 순간 나를 떼어놓으려는 [민서]누나의 손목을 잡았다.
"웁!!!...웁웁!!!!!......"
키스를 시작한지... 1초..2초...3초.......
"후움....쪼옵....쪼오옵....."
더이상의 의미없는 반항은 없다.
내손에 잡힌 [민서]누나의 손목은 어느덧.. 놓여져.. 누나의 손이 내손을 깜싸주었고
[민서]누나의 다른 손은.. 내 얼굴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깊은 키스를 나누고 있다.
새삼.. 오래전의 그 기억들이 되살아나는듯 하다.
[민서]누나가 두손으로 내 얼굴을 감싼채.. 슬쩍.. 내입술에서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는 아름다운 두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는듯 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일어나버린다.
"흐음....우리 이제는 이러면 안돼부러... 더이상은..."
벌떡 일어나 [민서]누나를 와락.. 껴안아버렸다.
"누나..!!.. 진짜.. 보고싶었어..."
"............"
누나를 안고 있는 지금 이기분...
따뜻하고 향기롭다.
누나의 아름다운 체형의 몸이..
그리고 봉긋 솟아난 젖가슴이..
[민서]누나의 늘어져 있던 두팔이.. 어느새 내 등을 타고 내 목을 감는다.
그러더니.. 다시 내 얼굴을 찾아 감싸쥐며 내 두눈을 바라다 본다.
"진짜... 보고 싶었던게라???...."
"응... 많이...아주많이..."
"거짓말...."
"진짜야...."
"누우 이뻐야???..."
"응... 엄청나게...."
그렇게 누나를 선채로 껴안으며 다시한번 키스를 나눈다.
[쪼오옵...쪼옵........]
어느새.. 뜨거운 키스를 나누며 우리 둘은 잔디밭위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앉으며..
옆으로 나란히 눕는다.
키스를 나누면서 [민서]누나의 몸위로 무게 중심을 실으며..
내 손이 [민서]누나의 블라우스 셔츠속의 볼록한 젖가슴을 찾아 든다.
단추가 풀린 셔츠속으로 파고든 내 손길이 [민서]누나의 브라속으로 파고들어 따뜻하고
탱글한 맨살의 젖가슴을 쥐어든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탄력이 느껴진다.
서둘러 [민서]누나의 앞가슴을 마저 풀어해치고 [민서]누나의 입에서 떨어져 
젖가슴위 작은 젖꼭지로 입술을 가져다 댄다.
"아하아....!!......"
[민서]누나가 몸을 꼬며 작은 탄성을 뱉어낸다. 
"후움..쪼옵...쪼옵....."
나의 거친 숨소리와... 작지만 탱글한 젖가슴을 빨아대는 리듬소리에 [민서]누나의
몸이 뒤척인다.
어느새 두팔을 내려.. 내 바지의 허리띠를 풀고 있는 [민서]누나의 손길에..
슬쩍..자세를 잡아 누나의 손길이 자유롭게 해주었다.
"아흐음..!!...흐음!!!......"
[후움...쪼옵..쪼오옵....]
[철커렁.......]
어둠속.. 소나무 언덕위.. 누나의 숨소리와.. 애무소리.. 허리띠를 푸는 소리가 적막함을 깬다.
어느새 내 팬티속으로 들어온 누나의 따뜻한 손길이... 이미 치솟은 내 자지의 좃줄기를
쥐어든다. 
[민서]누나가... 치솟은 내 자지를 만지더니.. 급히.. 상체를 세워.. 나를 눕힌다.
그리고는 내 자지를 가까이 보며..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한번 바라보더니..
바로 내자지를 입안에 넣어버리는 것이었다..!!!!!.....
"우욱!!!....."
순간 술이 확 깰 정도로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처음 경험해 보는 이 기분에 점점 더 취해들고 있다.. 
여지껏 느껴보지 못했던 황홀함..
오럴섹스...
도대체... 남녀의 몸뚱아리가 뒤엉키면서 줄 수 있는 무아지경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민서]누나는 내 자지를 쥐어든채 입안에 머금은 후..
쪼옥..쪼옥.. 빨아주기 시작했다.
"쪼옵..쪼옵...쪼옵..쪼옵..."
"후우..... 우웁!!.... 하아....누..누나!!.... 하아...."
손을 뻗어.. [민서]누나의 풀어해쳐진 젖가슴을 만지면서 황홀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그렇게 한참동안 내 자지를 빨아주던 번들거리는 입술이 급하게 떨어져 나간다.
우리의 사랑을 또다시 훔쳐보고 있는 달빛아래의..게슴츠레한 두눈... 번들거리는 입술..
[민서]누나가 청바지의 단추를 풀어버리며 내옆에 눕는다.
기다렸다는 듯... [민서]누나의 바지를 내리려하자.. [민서]누나가 히프를 들어준다.
유난히도 길다랗고 탄력있는 하얀 맨살의 허벅지를 따라.. 누나의 바지가 벗겨지고.. 팬티까지 벗겨진다.
그리고 내무릅에 걸쳐져있던 거추장스러운 내 바지와 팬티도 벗어던지며 [민서]누나에게 향한다.
[민서]누나가 나의 웃옷속에 손을 넣어 내 가슴을 만져들며.. 조심스레 내 두눈과 마주친다.
마치... 준비가 되었다는 무언의 눈빛이었다.
[민서]누나와 키스를 나눈다.
빳빳하게 치솟은 내 자지가.. 까칠한 누나의 보지둔덕을 지나... 아름다운 날개속을 헤집어
들려 한다.
누나의 따뜻하고 다급한 손길이 내 자지에 느껴진다.
내 자지를 가느다란 손가락들로 집어들고 귀두를 질구앞에 가져다 대는 것이다.
그리고는 [민서]누나의 부드럽지만 질긴..그리고 뜨거운... 
그 불같은 보지 속으로..천천히 잠겨들기 시작이다.
"하으으읍!!!....."
[민서]누나가 거친숨소리를 내뱉으며 두팔로 내 목을 거세게 감아버린다.
[민서]누나의 불같은 몸속 체온이 깊게 박혀버린 내 자지의 신경을 타고..
아랫배를 지나고 가슴을 지나고 목을 지나 머리속으로 들어온다.
"하아............"
오래전... 누나와 섹스를 나눴던..
그 기억들... 그리고 그 황홀한 무아지경의 기분을 지금 또 느끼고 있다.
아니.. 더욱.. 성숙해진.. [민서]누나의 여체가 주는 지금의 이 기분은
어쩌면 그전보다 더 좋은것만 같다.
미칠 정도로...
허리에 반동을 준다.
[찌걱...찌걱...찌걱....찌걱....]
"아우으흡!!!!.....흡!!! 아흡!!!!...."
바깥의 찬공기 때문인지..
[민서]누나의 몸속이 더욱더 뜨겁게 느껴진다.
들어갔다... 나왔다... 들어갔다.. 나왔다.. 거리는 내 좃대가리는
마치..용광로에 쳐박혔다.. 찬물로 담금질을 당하는 쇠처럼 누나의 보지에 단련되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찌걱...찌걱...찌걱....찌걱....]
"후우....후우....."
"아우으흡!!!!.....흡!!! 아흡!!!!...."
"하아아..!!..누..누나!!!...누나!!!..."
"....아흑!!!....왜야??...아흐흐...."
[찌걱...찌걱...찌걱....찌걱....]
"기분좋아???...후우...후우......."
"아흐읍!!!....아윽!!....하아!!!..."
"어??............"
"미처블것다!!!...디저블도록!!!....아흐읍!!!!.."
[찌걱...찌걱...찌걱....찌걱....]
[민서]누나의 나체의 몸뚱아리위..
아직까지 깊게 머금은 좃대가리를 빼지 못하고.. 방금전까지의
무아지경에서 느꼈던 황홀함과 아름다운 흥분을 천천히 삭히고만 있다.
차츰.. 호흡이 안정이 되어가는 목소리로.. [민서]누나가 나를 껴안은채 먼저 입을 열었다. 
"..희준아... 사랑해........"
"....... 나도 사랑해.. 누나..."
"훗.....너.. 정말 누 사랑해야???...."
"...응...."
"거짓말... 아직 너는 사랑을 몰라..."
"...대충알아.. 사랑해......"
그때.. 섹스가 끝난 후..
뜬금없는 [민서]누나의 사랑타령에 잠깐이었지만.. 내가 정말 [민서]누나를 그동안
사랑하고 있었던게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희준아..."
"응??....."
"누우 무거워 디저블겄다.."
"........."
1992년...고등학교 2학년때 맞이했던 추석....
[민서]누나를 4년만에 다시만나 또다시 여체를 겪게 된 그해의 추석에서는
나와 [민서]누나의 만남과 육체적 교감은 비록 서툴었지만 그전보다 발전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나와 [민서]누나는 서로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민서]누나와 고추밭위 소나무언덕위에서 섹스를 나눈 그 다음날.. 
우리는 물론 또다시 헤어지게 되었지만..
무언가 끈끈하게 서로를 잡아당기는 그 알수없는..운명적인 만유인력의 사슬을 놓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우리만의 대비책을 세우기도 했었다. 
그날 이후로.. 하루에 한번.. 또는 몇번이고.. [민서]누나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민서]누나는 내방 침대위로 밤마다 나를 찾아와서.. 내방의 두루마리 휴지를 통째로
쓰게 만들었으며.. 이제는 더이상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지 않는 내 꿈속 빈자리를
채워주며.. 아침마다 나를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비록.. 얼굴은 보고싶을 때 마음대로 볼 수는 없는 처지였지만..
누나와의 사랑을 느낀 후부터는 내 삶은 매사에 긍정적이었고.. 활기차고.. 낙이 있었다.
그리고 희망이라는 것도 생길것만 같았다.
가끔..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우연찮게 여자친구를 사귈 기회가 적지않게 있었지만
[민서]누나를 떠올리며 소개팅에 나온 여자애를 비교하게 되었고.. 친구놈들처럼 
또래의 여자친구가 없다는걸 애석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럴때마다 역시 나에게는 
[김민서]라는 여자가 있다는걸 속으로 위안으로 삼기도 했다.
12월 중순..
아직 첫눈이 오지않은 겨울이다.
하늘이 무거운게 왠지 첫눈이 올것만 같다.
집앞 경비실옆의 우체통에 습관적으로 눈이 간다.
'왔구나..!!!....'
한껏 들뜬 마음에.. 편지를 교복자켓속에 꽂아넣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계단을 오른다.
현관에서 반갑게 나를 맞아주시는 어머니의 얼굴을 지나쳐 재빨리 내방으로 향한다.
교복을 훌훌 벗어던지자 마자.. 침대위에 앉아 편지를 뜯어본다.
왠지.. 편지지에 [민서]누나의 향기가 베어있는 듯 하고
하얀 [민서]누나의 손길이 느껴지기도 한다. 
[민서]누나가 나에게 보내준 편지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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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희준
안녕 희준오빠
오빠가 보내준 편지에 대한 답장이 너무 늦어서 미안해.
사실 요즘 별로 좋지않은 일이 있어서 그랬어.
나중에 얘기하려구 했는데 사실 내가 준비하던 시험에서 그만 떨어졌어.
실기에서 시간초과를 했지뭐야.
연습때는 잘했는데 시험장에 들어가서는 너무 긴장했나봐.
그래서 속상해서 많이 울고 학원도 안나가고 그랬는데 친구들이
많이 위로해줘서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어.
처음 한두번은 다 물먹는 거라고 해서 나도 이번에는 경험으로 받아들이구
다음시험에는 더 잘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공부할꺼야.
안좋은 소식 전해줘서 미안해.
다음에는 꼭 좋은 소식 전해줄께.
희준오빠는 공부잘하고 있지?
공부 잘해야 해..
나랑 약속한것두 있고 하니까 공부 잘하고 있다고 믿을께..
그리고 다음주에에 며칠정도 시골에 가려구해
우리 시골 아주아주 먼데.. 엄마가 구정때 못가니까 남동생 데리구
이번에 미리 시골에 다녀오라구 해서 그럴려고..
그럼 희준오빠 잘 지내고 몸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하고..
답장 기다릴께..
사랑해.. 아이러뷰.. 쪽!!..
1992년 12월 15일 써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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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누나와의 펜팔..
우리는 발신인의 본명은 숨긴채.. 이런식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연애편지를 자주 주고 받았다.
혹시나 우리 부모님들이 볼까봐서이다.
펜팔상으로 [민서]누나는 [써니]라는 가명의 연하녀이다.
물론 닭살스럽지만 나는 [쭈니]라는 가명의 연상남이었고..
나와 [민서]누나의 수줍은 사랑은 어쩌면 이런 펜팔 때문에 더욱더
애절해지고.. 깊어져갔는지는 모르겠다.
그나저나.. 다음주면.. 할아버지 제삿날인데.. 편지의 내용상으로는
아무래도 [민서]누나가 [재준]이녀석을 데리고 큰집에 갈 모양인것 같다.
편지를 책상서랍에 숨기자마자 방문밖으로 서둘러 뛰쳐나간다.
주방에서 저녁준비에 한창이신 어머니의 뒤를 와락 껴안는다.
"엄마!!...."
"왜이래.. 다큰놈이 징그렇게..."
"엄마.. 있잖아...."
"왜에???..... 안돼!!!!!... 돈없어..!!!..."
어머니는 뒤에서 꽉 껴안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더니 단호한 어조로 묻지도 않은말에
넘겨짚으신 엉뚱한 답변을 내뱉으신다.
"아니.. 그런거 말고.."
"......너..!!!......."
어머니가 나를 떼어놓으시더니.. 물기가 젖은 두손을 앞치마에 닦으시며
나의 두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신다.
어머니의 눈길은 순간 매섭기도 하다가 애처로워보이기도 하다.
"너... 또.. 무슨일 냈어???..."
"나????.... 아니...."
"그럼??... 왜????... 응???..."
"아니.. 그냥.. 좀.. 답답해서.. 그러는데.."
"그래서????...."
"다음주 큰집에 할아버지 제사있지...??.."
"그래서??.."
"나.. 시골좀 데려가면 안돼???..."
"뭐??????.... 아니.. 니가 왠일이야???... 명절때도 갈까말까 하는놈이???..."
"그냥..다음주에 방학도 시작하고 하니까..."
"가면좋지...니네아빠 알면 좋아하겠다..야..."
"하하.. 그래??.. 그럼.. 나 가는거다??...."
"그래... 그래... 평생 안하던 공부하려니... 니놈도 얼마나 고생이 많겠냐..
가서 며칠 머리도 식히고 해..."
"그래..엄마... 아라써..."
애써 태연한 척.. 뒤돌아서서 방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앗싸리!!!.. 씨발!!!..."
기분이 째진다.
다음주에 [민서]누나를 만날 수가 있다니..!!!...
'...우훗!!....김민서..!!!... 드디어.. 너를 다시 보게 되는구나...'
서둘러 츄리닝을 챙겨입고 파카를 걸치고 밖으로 나간다.
이쁜 편지지를 사야하기 때문이다.
"야!!!... 밥먹어야지.. 또 어딜가???.."
"문방구좀 갔다올께.. 살께 있어서..."
그동안 [민서]누나와 주고받은 편지지가 많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전에 보냈던 편지지와 같은 편지지를 쓸 수는 없다.
[민서]누나는 소중하니까...
그날밤..
어둠속..침대위..
새하얀 나체의 [민서]누나가 핏대솟은 검붉은 내 좃을 움켜쥐더니 그대로... 입안에 넣어버린다.
"후우.....씨바.....미..민서....누나..!!....후우...."
[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
며칠전 친구녀석네 집에서 보았던 포르노테이프에 나오는 음탕스런 일본녀처럼 능숙하게 빨아재끼지는 않지만...
따뜻한 누나의 입속 체온이 주는 지금의 이 기분은 나를 미치게 하는건 분명하다.
"아...씨바.....졸라..싸랑해....김민서......."
[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
이윽고.. [민서]누나가 내 몸위로 오른다.
여지껏 누나가 내 배위에서 내 좃대를 머금은 채 히프를 돌린적은 없었지만..
머지않아 그런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아...씨바.....졸라.....후우.................................민서...누우...나아............"
[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탁.....!!!!!...........................................윽!!!!!!...]
며칠후..
교실창쪽 맨 끝에서 두번째앞..
책가방을 껴안은채.. 잠들어 있다.. 다리가 절여.. 잠에서 부시시 깨어났다.
때마침.. 담탱이가 교실안으로 들어온다.
웅성거리던 교실안은 순식간에 조용해 진다.
"차려... 경례..."
[안녕하세요.....]
"어.. 내일이면 2학년도 끝이고.. 니네는 말로만 듣던 인문계3학년이야.."
[.............]
"물론 이중 대부분이 방학때 나와서 공부는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거 알지??..
일찌감치 대학포기한 취업준비생들 위탁교육 신청 마감도 내일이니까.. 
이미 명단 제출한 다섯명 말고.. 또 있으면.. 미리얘기해... 내일이니까.."
[............]
"반장...."
"네... 차려... 경례..."
취업준비생.. 위탁교육..
나는 이미 담탱이와의 상담끝에 그렇게 하기로 결정을 보았다.
일찌감치..
애시당초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지라.. 뺑뺑이로 인문계에 왔었고.. 그러다보니 나같이 
공부와는 전혀 안어울리는 친구들과 어울려 문제만 일으키고.. 
나는 부모님의 바램이나 [민서]누나의 당부처럼.. 
내가 공부를 해서 대학을 가겠다는 목표는 포기한지.. 아니 어쩌면 애시당초 생각해 
본적도 없었던게 사실이었다.
그러다보니.. 어쩌면 담탱이의 말대로..
나같은 놈들은 고3때.. 괜히 학교에 남아 학우들 수업 방해하는 것 보다는 일찌감치.. 근처
실업계 고등학교로 위탁교육을 보내서.. 1년동안 기술이라도 확실히 배워놓으면 기능사 자격증
도 따고.. 그러다보면.. 사회인으로 학우들보다 첫발을 빨리 내딛게 되고.. 자리도 잡을 수
있다는 결정을 하게된 것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나같은 문제아나.. 명문대 진학률을 따지고 드는 사립인문계고등학교나.. 
서로가 쌍방이 윈윈하는 전략일 수도 있었다.
며칠후...
첫눈이 올듯 말듯한 날씨가 계속되더니.. 눈 비스무리 한게 아침부터 들뜬 내방 창밖에
내비쳤다.
큰집으로 향하는 가벼운 발걸음의 시작으로 간혹 눈빨이 흩날리듯 보이기도 하지만.. 
그리 많은 눈은 아니었다.
기차를 타고 함평으로 향하는 차창밖 풍경은 온통 설레임과 들뜬 기대로 가득차 있다.
아버지는 내가 할아버지 제사에 가겠다는 선언에..
"내새끼가 이제 다컸네.." 라며 가뜩이나 바쁜 회사일을 핑계로
나만 시골로 보내기로 결정을 해주셨고.. 나는 그 덕택에.. 한결 자유롭게 혼자서
여행아닌 여행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미 열차밖 풍경은 새하얀 부푼 기대감이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하얗게....
'민서누나가 마중나올 수 있을까....'
어제 도착한 [민서]누나와 큰집 전화통화로 기차역 도착시간을 가르쳐 주었고..
[민서]누나는 알았다는 짧은 대답을 나에게 전했었다.
기차가 지금의 함평역인 옛 학교역에 도착했다.
열차밖에는 온통 새하얀 눈천지이다.
하얀 눈밭의 플랫폼에 조심스레 내려 두리번거렸으나 무거운 짐봇따리만 힘겹게 내리시는 
할머니와 시골아주머니 몇분만 보일뿐.. [민서]누나는 보이지 않았다.
개찰을 하고 밖으로 나가니.. 헐레벌떡.. 역사안으로 뛰어들어오는 아름다운 여자가 보인다.
[김민서....]
하얀 눈에 젖은 검은 생머리가 왠지 돋보이는 새하얗고 두툼한 파카차림에.. 길다란 치마 
빨간목도리.... 너무나 그리웠던 아름다운 [민서]누나였다.
"희준아..!!.."
"민서누나!!......"
"누야 늦었부렀지??.."
"아냐.. 지금 막 도착했어.."
우리는 서로 마주서서 한동안 서로의 눈빛만 바라보았다.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듯.. 
그렇게..
지금 내앞에 서 있는 이 아름다운 여자와 떨어져 지낸 지난 몇달이.. 
마치 몇년처럼 느껴졌으니까..
[민서]누나가 둘만의 멈춰진 어색한 시간을 먼저 깨어 버린다.
"밖에.. 겁나 추워야??... 자.. 이거.."
"아냐.. 나.. 괜찮아..."
[민서]누나가 자기의 목에 돌돌 말린 목도리를 내 목에 감아주려 하자.. 극구 사양을 했다.
왠지.. [민서]누나앞에서 이제부터는 남자이고 싶어서였을까??..
역사 밖.. 온통 새하얗고 아름다운 눈속을 해치고 둘이 붙어서 나란히 걸어가자.. 
누나가 내손을 살며시 잡는다.
누나의 손길.. 
너무나 따뜻하다.
내옆에 우두커니 걸어가는 [민서]누나에게 슬쩍 장난을 친다.
"흐음... 우리써니.. 그동안 잘있었어??..."
"오호호..... 우리 쭈니오빠...아하하...."
[민서]누나가 무척이나 쑥쓰러워 한다.
이런 누나를 보니.. 왠지 더 장난을 치고 싶어진다.
"편지로는 사투리 안쓰던데... 우리써니 사투리 쓰지말고 말해봐.. 오빠사랑해.. 하구.."
"아하하하.... 간지럽게.. 왜그냐......"
"희준오빠... 싸랑해.. 잘 하잖아??.. 우리써니..."
"호호호호......"
"빨랑....."
"아하하하.....그만좀 웃겨부려라... 디저블겄다.."
내손을 잡아준 [민서]누나의 하얀손이 눈빨의 날씨에 시려울까봐.. [민서]누나의 손을 꽉 잡아
주었다.
그러자 [민서]누나가 잡고있는 내손을 자기 파카속 주머니에 슬며시 넣어다 준다.
고3을 맞이하기 전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의 할아버지 제삿날 큰집에 모여든 몇몇 친척들과
저녁을 먹고 사촌형제들끼리 건넌방에 모여앉아 화롯불에 고구마와 밤을 굽고 있다..
왁자지껄한 즐거운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큰집 작은형이 나가고 [재준]이 녀석과 단 둘만이 있다.
[재준]이 녀석은 어제 [민서]누나와 함께 큰집으로 오지 않고.. 
오늘 저녁 늦게 따로 혼자 이곳으로 왔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작은어머니와 [민서]누나의 등쌀에 못이겨 마지못해 온 듯하다.
오랫만에 만난 [재준]이 녀석은 그전날 내 말을 잘 따르던.. 그런 [재준]이 녀석이 아니었다.
머리는 샛노랗게 염색되어 있었고.. 무뚝뚝한 표정에 무뚝뚝한 말투로..
묻는 말에만 짧게 대답을 할 뿐.. 나나 다른 사람들과는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 않는 듯 하다.
[민서]누나가 설겆이를 이제 막 끝마쳤는지 건넌방으로 바삐 들어온다.
쾅..닫히는 문이 [민서]누나의 뒤를 ?아오던 동장군의 바깥 한기를 싹뚝.. 끊어버렸다.
"으휴... 겁나 추워부러..."
"자..누나..이쪽..이불속으로 와..."
"흐흐...으매... 뜨뜻한거...."
[민서]누나가 내 옆자리에 앉아 치마속 두다리를 이불속에 넣으며 따뜻한 방바닥을 파고들고 있다.
길다란 검은색 생머리의 아름다운 [민서]누나를 보니.. 같은 방에 [재준]이 녀석만
없다면.. 꽉 껴안아 나의 뜨겁게 타오르는 누나에 대한 열정을 나눠주고 싶을 지경이다.
그때였다.
구석탱이에 쭈그려 앉아 있던 [재준]이 녀석이 [민서]누나를 보며 한마디를 던진다.
"누.... 요즘도 그 대학생눔 만나냐??..."
"뜬금없이..시방...먼소리여???...."
[재준]이 녀석과 [민서]누나의 쌩뚱맞은 대화..
느닷없이 큰 충격을 받고있다.
무언가 잔뜩 못마땅한 표정의 [재준]이 녀석의 물음과.. 내앞에서 두볼이 발그레해질 정도로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는 듯 어이없다는 표정의 웃음을 애써 짓는 [민서]누나의 떨리는듯한 대답
이었다.
"그..씨이벌놈.... 내눈깔에 띄면.. 아조 뒤져부니께.. 조심해라 그려라이???...."
"이런....느자구 없는 새끼가!!.. 어디서???..."
[민서]누나가 화난 표정으로 [재준]이녀석을 쏘아 붙혔고.. [재준]이 녀석은
[민서]누나의 울그락 불그락거리는 표정에 이내 눈길을 옆으로 돌려버렸다.
기선을 제압한 [민서]누나가 금방이라도 [재준]이 녀석에게 덤벼들어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윽박지른다.
"니가 뭘 잘혔다고 참견이다냐??.... 어??..." 
"............"
"자꾸 야마돌게 하덜말고.. 니나 잘해라... 이 병신아.... 알아쳐묵었냐??..."
"..........."
마지못해.. [민서]누나의 팔을 잡았다.
"민서누나... 됐어.. 그만하고.. 이거나 먹자...."
"........."
"한번만 주둥아리 그따구로 놀리면.. 니죽고 나죽는거시여.. 알아쳐묵었는게라???...."
"..........."
"체.!!.... 대답 안허냐????...."
"..에이..........."
[재준]이 녀석이 벌떡 일어나더니만 서둘러 밖으로 나가버렸다.
아직도 분이 덜 풀린듯한 [민서]누나가 씩씩 거리고 있다.
나 역시 당혹스럽다.
[민서]누나가 만난다는 대학생이란 말에.. 당혹스러운 내 기분을..
잔뜩 화가난 [민서]누나의 성질이 억누르고 있는 상황이다.
화롯불을 불쑤시개로 쑤셔가며 은박지에 싼 감자와 고구마.. 그리고 밤을 까먹으며
[민서]누나와 둘만이 어색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민서]누나는 화가 어느정도 가라앉았는지.. 방금전보다는 많이 차분해져 있는 듯 해 보인다.
검은색 생머리에 짙은 눈썹.. 길다란 속눈썹에.. 무표정한 얼굴에.. 밤을 까먹는
발그레한 입술과 하얀 덧니..
[민서]누나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누나... 밤 맛있지??..."
"재준이눔.. 한얘기 신경쓰덜 마러... 그냥... 다니던 교회 아는 오빠니께..."
"아니.. 신경안써... 그냥.. 뭐..."
"..........."
[민서]누나가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바라본다.
초롱초롱한 커다란 눈망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선이 정말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어느정도 화가 풀린듯.. 두볼에 슬쩍.. 보조개가 비쳐진다.
"피식...진짜.. 신경 안쓰여야???..."
"하하.. 뭐.. 그냥.. 누나..... 하하... 그냥..뭐.. 누나 믿으니까.."
[민서]누나가 창호지문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림자를 살피더니 살피더니 급하게.. 
내 입술을 찾아..쪼옥..하고 따뜻한 입술을 맞춰준다.
그리고는 하얀 덧니가 보일정도로 미소를 지어주며.. 밤 하나를 입에 넣어준다.
"이따 열두시까정 기다려야 허니께.. 먼저 자야??.. 누우가 깨워줄라니께.."
"싫어.. 그냥 더 있다 제사 끝나고 자지..뭐..."
"그럼.. 누우가 뿔난 재준이놈 데리고 올라니께.. 쫌만 있어??..."
"...응..."
[민서]누나가 겉옷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날 밤.. [재준]이 녀석에게 캐물어서 [민서]누나의 비밀 아닌 비밀을 알게 되었다.
[재준]이 녀석이 아는 친한형이 [민서]누나를 좋아하고 무척이나 ?아다녔는데.. 
[민서]누나는 그 형의 대쉬를 번번히 거절했었고.. 작은어머니의 교회에 다닌다는 
대학생 오빠와 몇번 데이트를 했었다는 것이었다.
아주 충격적인 얘기였다.
다음날 나중에 듣게 된 [민서]누나의 말로는 집에 몇번 바래다 준것이었다고 하지만.. 
하여간 집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그 형이 [민서]누나와 나란히 걸어오는 대학생 교회오빠를 
사정없이 구타를 해버렸고.. 
그일이 커져서.. 결국 [민서]누나는 다니던 그 교회마저 못다니게 되었다고 했다.
'민서누나가 나 말고.. 다른 남자를 사귀고 있었다니...'
'대학생오빠??.... 그..개색끼.. 씨발놈.........'
나역시.. [재준]이 녀석처럼..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 대학생 오빠라는 새끼가
미워 죽을 지경이다.
그날.. [재준]이 녀석에게 구체적인 얘기를 듣고난 후 누나에 대한 서운함에 
분노 아닌 분노를 느끼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내 자신에 대한 부족함과 열등감을 
느끼게도 되었던 것이다.
지난 날..나의 두눈에 시선을 꽂아버리며.. 당부하던 [민서]누나의 말이 귓가에 선명하다.
[누우랑 약속했다.... 공부 열심히 혀서..꼭.. 대학가는거다이??....]
자정이 되어서야.. 큰아버지와 큰집 둘째인 [민준]이형.. 그리고 나와.. [재준]이.. 이렇게
남자들끼리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제삿상앞에 큰절을 하며 제사를 지냈다.
큰방의 제사상 옆.. 부엌쪽으로 앉아계신 큰어머니와 큰집 [설희]누나와 [민서]누나가 보인다.
[민서]누나는 아까부터 의기소침해 보이는 내 표정을 살피는듯 해 보인다.
제삿상을 치우고.. [재준]이 녀석과 건넌방에 나란히 누워 이불속에서 얘기를 나누었다.
이 녀석은 아까 누나가 없을 때.. [재준]이 녀석의 나름대로 억울한 고자질을 
귀기울여 받아주었던 일로.. 나와는 한결 말이 많아졌다. 
"재준아..니네 누나는.. 그럼.. 대학생 좋아하나보다??....그치??...."
"훗.. 생긴거슨 무신 안경잽이에 멸치대가리에.. 꼭.. 쪼다병신처럼 생긴눔이더라도..
가방끈이 길면 무신 단줄 안다니께.. 하여간에 우리나라 간내들은 그런게 문제지라이...."
"..훗...그래??......"
"우리 성국이성네 큰성님이..말이여.. 착하고.. 잘생기고.. 성실하거든... 싸움도 잘하고..."
"훗... 짜식......."
"진짜라??.. 목포에서 성태성 모르면 간첩이지라..."
".. 그럼 그 형은 깡패야??.."
"에이..성은 깡패가 머여??.. 그냥 알아주는 주먹이라고 하는것이제..."
"짜식.. 그러면.. 니는 임마.. 니네 누나가 그런 험한 남자랑 사귀는게 좋냐???..."
"아니.. 그 성님이 왕년에 그랬다는 거시제.. 지금은 조선소에서 알아주는 기술자여..
거..머시냐..맞다.. 용접!!..용접 기술자여...나한테도 용돈도 팍팍주고.. 
돈도 허벌나게 많이 번다니께..??..."
"그렇군.. 용접..."
"나도 이번 검정고시 끝나불면..그 머시냐..용접기술 배울거시여..
광주쪽에 국비무상교육학원 다닐꺼라게라.."
'용접이라.....'
순간 우리학교의 담탱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인문사학계의 알아주는 꼴통.. 김희준과 그 일당들.. 열공모드의 학우들의 대학진학을 위해서..
그리고 애시당초 공부에 취미가 없는 우리를 위해서.. 선택한 길.. 실업계위탁교육..
갑자기.. 혼란스럽기만 하다.
[민서]누나는 분명히.. 용접기술자 대신 공부 잘하는 대학생을 좋아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
[사르륵... 사르륵....]
온통 하얀 눈밭에 발자욱을 남기며.. 큰집 뒷뜰의 담벼락으로 향한다.
담벼락 너머의 고추밭 언덕위로 올라.. 눈덮힌 고추밭고랑을 건넌다.
[민서]누나와 진한 사랑을 나눴던 소나무언덕위로 올라.. 쪼그려 앉는다.
담배를 입에물고 라이타불을 땡긴다.
새하얀 눈으로 뒤덮힌 세상에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간다.
나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민서]누나..
아직까지 자아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그당시의 나로서는 어쩌면 그날의 그 일이
지금에와서 돌이켜 보면 내 인생을 뒤바꿔놓는 그런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담배를 피우고 일어나 큰집으로 향한다.
큰집의 작은방에서 큰집 형과 큰집 누나와 [민서]누나가 아직 안자고 있는지 
나즈막하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간간히 [민서]누나와 [설희]누나의 웃음소리가 새어나오기도 한다.
다음날..
[재준]이 녀석과 [민준]이형은 아침을 먹자마자 부지런히 월천리를 떠났다.
나는 내일 출발할 계획이었지만.. 어제일로 그냥 확.. 올라가 버릴까도 생각중이었다.
[민서]누나와 시간을 좀 보내고는 싶은데.. [설희]누나와 꼭 붙어서 큰집 잡일에 여념이
없는 [민서]누나와는 시간이 좀처럼 나지가 않았다.
점심을 먹고난 후 [설희]누나는 손불로 시집간 친구네 집으로 놀러간다며 큰집을 나섰고
나는 건넌방에 쳐박혀서 하는일 없이 따분한 오후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민서]누나가 들어왔다.
"으휴... 춥다.... 우리 희준이 뭐더냐??..."
"............."
"왜야??.... 우리.. 쭈니.. 또.. 워쩐일로 골나부렀쓰야??..."
"...으..차가!!... 저러가..."
[민서]누나가 느닷없이 내옆 이불속으로 파고들며.. 장난을 치려한다.
"으흐흐....."
"아...... 차갑다니까....!!..."
[민서]누나의 차가운 두손을 반강제로 맞잡게 되는 순간..
나의 의기소침했던 모든 기분이 한방에 사그라져 가는 듯 한 신비스러움이 느껴졌다.
"누우.. 큰집일 쪼까 도와주느라.. 바빴는디.. 인자는 다 끝나부렀어..."
"..............."
"인자는 우리 쭈니랑.. 같이 있을께라....."
"..............."
어느덧.. 이불속.. 내 무릅위에 머리를 기대어 눕는 [민서]누나의 검은 머릿결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민서]누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 우리 쭈니.. 따뜻하다..."
"..............."
"우리 쭈니가...재준이.. 그눔 헛소리에다.. 누야가 바쁜데다가... 많이 서운했는게라??.."
"훗........."
얼굴만 이불밖으로 빼꼽 내놓은채.. 내 무릅을 배고 누운 [민서]누나의 웃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엷은 미소가 지어진다. 
하지만.. 실업계 위탁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민서]누나나 부모님께 아직 말씀드리지
못했던 나였기에.. 내 자신에 대한 부족함과 열등감, 그리고 왠지 모를 자격지심까지..
복잡하기만 한 지금의 심경에 다시.. 의기소침해 지고 있다.
"왜야??....."
"..........."
[민서]누나가 누운채 내 얼굴을 살피고 있다.
뜸을 들이다 소심하게 입을 열었다.
"그냥.. 공부하기도 어렵고.. 대학갈까 걱정도 되고.. 이제 고3되니까..."
"..............."
[민서]누나가 따스한 손길을 보내 [민서]누나의 머릿결을 쓰다듬던 내손을 슬며시 잡아
어루만지며 나의 말에 귀기울이고 있다.
"걱정이야.. 걱정.. 안하던 공부하려니까.. 아무것도 모르겠고... 푸후...."
"...걱정하지마 야?...."
"....훗...."
"누우가 있응께.. 우리 쭈니 대학가라고 열심히 하나님께 기도해 줄라니께...."
[민서]누나의 짙은 눈썹과 아름다운 눈을 바라다 보고 있다.
[민서]누나가 지그시 눈을 감으며 나에게 점점 더 파고 든다.
"아... 우리 쭈니랑 있응게 너무 따뜻하고 좋아 디저블겠다아... 후으음... 졸려..."
"............."
"언니 손불가불고 큰어매큰아배 학산 잔칫집 가불고..큰집에 지금 아무도 없는디..."
"..그래????............."
[민서]누나의 말에 나도 모르게 크게 대답이 나왔고.. [민서]누나는 감긴 두눈을
지그시 뜨며.. 미소를 짓는다.
"워매??.. 뭘 그리 놀란다냐??... 방금전만 해도.. 찍소리도 않고 조용하던 놈이...??.."
"하하.... 우리 써니랑 둘이 있는거 아냐???... 지금???..."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