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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洗腦時代 7장-

[유리]

창밖은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고 시계를 확인해보니 시간이 원래 계획보다 꽤나 많이 흘러간 상태였다.

오늘은 소녀시대 스케쥴이 일찍 끝나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으면 계획을 완벽히 실행 못 할수도 있다.

"서둘러야겠군.-지혁"

지혁은 열려 있던 문을 닫고 방안의 불을 켰다.

햇빛이 사라지고 어둠만이 가득차있던 방을 환하게 비추는 형광등. 그리고 천장에 달려있는 형광등 아래 침대 위에 쓰러져 있는 유리.

아까전 벗긴 옷들은 지혁이 대충 입혀 놨지만 속옷은 입히지 않아 팬티는 여전히 발목에 걸려있고 브래지어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지혁은 파자마 위로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천천히 위쪽으로 손을 움직였다.

손이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고 지혁의 손가락이 민감한 부분에 이르렀지만 유리는 움찔거리지도 않고 조용히 쌔근대기만 했다.

방금전 자기가 입혀놓은 파자마가 거슬리자 다시 무릎 아래로 내려버리고 허벅지 사이에 숨어있는 그녀의 비부를 만졌다.

아까 관계의 영향인지 아니면 자면서도 느낀건지 보지부분이 축축히 젖어있었다.

그대로 손가락을 안으로 집어 넣자, 그녀의 음부가 손가락을 강하게 압박했다.

처녀는 아니였기 때문에 제시카 때보다는 들어가기가 쉬운것 같았지만 그래도 경험이 적어서 그런건지 집어넣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잠시 안쪽을 휘젓다가 깊게 찔러 넣어 보자 '찌걱 찌걱'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씩 손가락이 깊게 들어갔다.

"으응..아아...-유리"

잠결인지 유리가 비음을 냈다. 아마 조금만 더 자극을 주면 깨어날 것 같았다.

'큰일 날 뻔했다. 이것보다도 먼저 할 일이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무심코 집중해 버렸군. 여기서 시간을 더 허비하면 안되지.'

혼잣말을 하며 정신을 집중한 지혁은 손가락을 빼고 파자마 바지를 다시 올린 뒤 유리의 귓가에 속삭였다.

"권유리 일어나라. 하지만 너는 아직 최면에 걸려 있다. 천천히 일어나.-지혁"

지혁의 명령에 유리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으로 침대시트를 짚고 몸을 일으켰지만 팬티가 여전히 발목에 걸려있어 잘못하다가는 바닥에 넘어질것 같았다.

당황한 지혁은 그녀의 몸을 부축하며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 안았다. 그리고 그런 그의 얼굴을 그녀는 지그시 응시했다.

제시카 때 그리고 아까 처음 알약을 먹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텅 빈 듯한 눈빛. 완벽하게 최면에 걸린 상태다.

일단 걸리적 거리는 팬티부터 방구석으로 던져버리고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너는 내가 지금부터 하는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똑똑히 기억해라.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나의 말은 너의 마음 깊숙한 곳으로 빠

르게 스며든다. 그리고 그 말은 네 마음을 영원히 구속한다. 귀를 기울여 하나도 놓치지 말고 집중해서 들어라. 알겠나?-지혁"

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지혁의 말대로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귀를 기울였다.

"너에게 지금부터 하나의 말을 주겠다. '나만의 권유리'다. 이건 키워드야. 너는 만약 내가 이 말을 한다면 나를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하고 사랑하게 된다. 조금 전 니가 사랑했던 선배가 기억나나? 그 사랑했던 선배보다 백배 천배 이상 너는 그 키워드를 말하는

나를 사랑하고 있다. 그 남자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져서, 그가 너에게 미소 짓는 것만으로도 너는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커다란 기쁨을 느끼게 된다. 너의 몸도 마음도 모두 그 남자의 것이다. 다른건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생

각해 내라. 사랑하는 사람이 너의 곁에 있을 때의 행복한 기분을.-지혁"

"네...-유리"

지혁의 말을 듣고 있던 유리가 행복한 기분을 떠올렸는지 표정이 편안해지며 행복감으로 가득 차 갔다.

"어때 권유리. 그 행복이 상상이 되는가?-지혁"

그의 말에 그녀는 '끄덕'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를 사랑하고 있나?-지혁"

"네.-유리"

"그를 위해 몸도 마음도 바칠 수 있나?-지혁"

"네.-유리"

지혁의 말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즉각 대답하는 유리.

"좋았어. 하지만...하지만 말이다, 만약 그에게 미움 받게 된다면 절망감으로 세상이 어두워질 거다. 어둡다, 차갑다, 모든 것이 사라

져 간다. 선배와 헤어졌을 때의 그 괴로움. 그것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괴로움이 찾아온다. 생각해라. 그 느낌을 생각해.-지혁"

서서히 그녀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미간에 주름이 잡히고 고뇌하는 표정을 지었다. 가슴 앞에서 꽉 잡고 있던 두 손이 조금씩 떨렸다.

"점점 더 괴로워진다. 점점 더 어두워진다. 절망의 수렁에 빠져서 몸이 무거워 움직이지도 않는다.-지혁"

"싫어...싫어... 그만해!!-유리"

그녀는 상상만으로도 괴로운 듯 소리지르며 몸을 굽혔다.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하고 흘러내렸다.랑해 줄 것이다. 만약 네가 배반하지만 않는다면 말이지.-지혁"

"네... 알겠습니다...-유리"

지혁의 위로에 유리는 울음을 그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권유리, 너에게 하나만 더 확인하겠어. 너는 대한민국의 인기 여자아이돌 소녀시대의 멤버 유리야. 그렇지?-지혁"

"네....-유리"

"소녀시대의 사명은 뭐지?-지혁"

"언제나 팬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겁니다.-유리"

막힘없이 대답하는 유리.

"그래, 그 말대로 너는 소녀시대의 멤버로써 팬들을 신경써야되. 인기 여자 아이돌인 니가 연애 같은건 해서는 안 돼. 그렇지?-지혁"

"네..-유리"

"좋아. 그럼 이번엔 너의 기억력을 시험해보는 문제야. 아까 전 너에게 어떤 키워드가 주어졌나?-지혁"

"그건 '나만의 권유리'입니다.-유리"

"그래. 그 말을 해주는 나는 너에게 있어 어떤 사람이냐?-지혁"

"그 사람은 내가 누구보다도 더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유리"

"얼마만큼 그를 사랑하지?-지혁"

"세상에서 제일 사랑합니다. 내 몸도 마음도 모두 그의 것입니다.-유리"

"그에게 미움 받는다면 어떻게 되나?-지혁"

"싫어... 그것만큼은 절대로 싫습니다.-유리"

"그래. 그리고 그것은 별도로 너는 소녀시대의 멤버다. 소녀시대의 사명은 뭐냐?-지혁"

"언제나 팬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겁니다. 팬들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유리"

유리의 대답을 들은 지혁은 씨익 웃었다.

"좋아 아주 훌륭해, 권유리. 그럼 지금부터 너는 천천히 눈을 뜬다.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은 전부 잊어라. 선배도, 너와 내가 한일도,

지금까지 암시가 주어진것도... 다만 암시의 내용은, 키워드는 전부 기억하고 있다. 자 그럼 천천히 눈을 떠라. 다른 일들은 전부 잊

어버리지만 키워드는 기억하고 있다!-지혁"

언제나처럼 최면상태를 해제하기 위해 그는 유리의 입에 입술을 맞추고 고개를 천천히 뗐다.

그리고 유리가 깨어나기전에 자신의 계획을 완벽하게 실행하기 위해서 잠시 문 밖으로 나가 있기로 하였다.

"으응....-유리"

그녀가 손으로 감긴 눈을 비비며 천천히 눈을 뜨자 창밖은 어두워져있고 방안의 불은 켜져있었다.

'나 도대체 언제 잠들어 버렸던 거지? 아니 그보다 내가 무엇을 하다가 잠들었던 걸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녀는 이어질듯 말듯 기억나지 않는 기억의 끈을 붙잡기 위해 애쓰며 주변을 둘러봤다.

익숙한 가구들의 배치, 자신을 비추는 형광등 불빛.... 이곳은 우리 숙소. 그것도 나의 방안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자신은 방안의 침대에서 일어난것이다. 다만 잠들기전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뿐.

그때 문밖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지? 궁금해진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서 문 쪽으로 다가가려다 휘청했다.

'그러고 보니 나 신종플루에 걸렸었지. 그래서 이렇게 숙소에 혼자 남아 있었던 거고. 잠깐 그렇다면 밖의 인물은 대체 누구?"

그녀는 갑자기 방문 밖의 인물이 두려워졌다. 분명 다른 멤버들은 지금 이곳에 있을수가 없다. 다들 스케쥴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면 자신말고 대체 누가 이 숙소에 있을수 있단 말인가.

미지의 인물에 대해 공포심을 느낀 그녀는 이불을 끌어올려 그 안으로 숨었다. 그것이 아픈 그녀가 할수 있는 유일한 저항방법이였다.

다가오던 발소리가 자신의 방문 앞에서 멈추더니 곧 끼이익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대체 누구냐고!'

두려움에 떨며 마음속으로 소리지르던 그녀는 곧이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맥이 탁 풀리는것을 느꼈다.

"어? 유리야 벌써 일어났니?-지혁"

"지혁 오빠? 오빠가 왜 여기 계세요?-유리"

"기억 안나? 니가 신종플루로 아프다고 해서 오늘 하루 내가 간병인으로 왔잖아.-지혁"

그랬었나? 지혁오빠의 말에 다시 한번 잠들기 전 상황을 떠올려보려 노력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는다.

"그랬나요? 이상하게 잠들기 전 상황이 잘 기억이 안나요. 아무튼 그게 사실이라면 고마워요 오빠.-유리"

"고맙긴 무슨. 내가 더 고맙지. 그럼 아까 자기전에 하던거 마저 해볼까?-지혁"

"네? 그게 무슨....-유리"

유리가 반문할 틈도 없이 지혁은 그녀에게 달려들어 침대에 쓰러트리고 파자마 상의를 벗겨내려 했다.

갑작스러운 지혁의 행동에 깜짝 놀란 유리는 격렬하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꺄아악! 왜 그러세요 오빠!-유리"

유리의 반항에 지혁은 다시 한번 예의 그 썩은 미소를 지어주며 대답해주었다.

"왜 그러냐고? 아까 한번 해달라고 내게 먼저 매달리던게 누군지 벌써 잊어버린 모양이지? 너는 일단 복장이나 제대로 하고 그런 소리

를 하지 그래?-지혁"

그의 말에 그녀는 급하게 자신의 복장을 살펴봤다. 달라 붙은 파자마 상의의 가슴 부분은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아 솟아오른

유두부분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고 하의 역시 팬티가 없어 도끼자국이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무척 야한 모습.

"이게...이게 대체 어떻게 된....-유리"

패닉상태에 빠져버린 그녀를 향해서 그는 결정타를 날렸다.

"이제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알겠지? '나만의 권유리'?-지혁"

그의 입에서 키워드가 나온 순간, 그녀의 머리속에 섬광이 번쩍였다. 유리는 깜짝 놀라 눈을 빠르게 감았다 떴다.

그녀의 눈앞에 그 '키워드'를 말한 남자가, 자신을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아...-유리"

"이런 이런,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는 건가? 소녀시대의 멤버 유리양.-지혁"

"매..매니저 오빠.-유리"

"그래. 난 그 말대로, 소녀시대의 로드 매니저이기도 하지.-지혁"

분명 내 위에서 날 누르고 있는건 우리들의 로드매니저다.

하지만 그를 처다보고 있자니....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심장이 빠르게 그리고 크게 울리고 있다.

그녀는 갑자기 어질어질 할 정도로 극심한 현기증을 느꼈다. 한번에 두 개의 감정이 자신속에서 뛰어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았다.

그 감정은 너무나 격렬해서, 그녀의 이성으로는 도저히 제어할 수가 없었다.

이 남자는, 지혁은 그를 덮치려고 하고 있다. 지금 이대로 가만 있으면 자신은 강간 당할것이다. 저항해야 한다.

고민할 필요없다. 지금 당장 그곳을 발로 찬 뒤 밖으로 빠져나와 누구에게라도 도움을 구해야한다.

그런다고 저 남자가 포기할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이대로 가만히 있는것보다는 나을것이다. 그래 움직여야....

하지만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크게 떠진 채로, 그의 얼굴에서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의 목, 입술, 얼굴.... 눈동자 안에 그의 모두를 담고 십년이 넘게 계속해서 바라본다고 해도, 아니 백년 천년을 계속 본다고 해도,

아직 충분하지 않은 듯한 그런 기분이, 계속 그를 보고 싶다는 감정이 그녀의 몸 안을 빠르게 맴돌았다.

뺨은 저절로 붉어지면서 눈가에는 물기를 띄었다. 심장은 계속해서 당장이라도 터져버릴듯이 격렬하게 뛰었다.

유리는 간신히, 아주 간신히 또
하나의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 차렸다.

나.... 이 남자를 좋아하고 있다.

옜날 분명히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언제, 누구였는지는 이제 더 이상 생각나지 않지만---, 한번 쯤 이런 기분을

느껴봤던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때보다 지금의 감정은 훨씬 강해서 그때의 감정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지혁을 쳐다보던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귀까지 새빨갛게 변했지만, 그녀는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이제 자신의 감정을 인정한거냐? 아니면 포기 한거냐?-지혁"

지혁의 비웃음 섞인 말투에 유리는 차갑게 지혁을 노려보며 쏘아... 붙이려고 했지만, 그와 시선을 마주칠 수가 없었다.

그저 입술을 꽉 다물고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릴 뿐이였다.

"뭐야? 재미없게 그런 식으로 나오겠다는거냐? 그렇다면 나도 재미없지. 그만 할련다.-지혁"

지혁이 갑자기 유리를 놔주며 손을 툭툭 털더니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오히려 유리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에? 갑자기 왜?-유리"

"먼저 해달라고 내게 부탁할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이렇게 재미없게 행동하면 안되지. 그럼 혼자서 잘 해보라고.-지혁"

"....이제라도 정신 차려서 다행이네요. 하지만 오늘일을 그냥 넘어갈 거라고 기대하지는 마세요.-유리"

거짓말.

거짓말쟁이.

그녀 안에서 짐승 같이 날뛰고 있는 또 하나의 감정이, 그녀의 이성을 거칠게 힐책했다.

'거짓말 하지 말아요. 당신은 지금 당장이라도 그에게 달려들어 자신을 바치고 싶어 하잖아요. 지금 몸이 흥분되서 견딜수가 없죠?'

'장난치지 마'

그녀의 이성이 또 다른 감정의 말에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난 지금 그런 수준낮은 육체적 관계 따위에 매달리고 싶지 않아. 난 그런 질 낮은 행위를 원하는 여자가 아니라고'

'에... 그럼 인정하는 거네요? 당신은 저 사람에게 육체적이 아니라 정신적인 관계를 원하고 있다고.'

'그..그건.... 아냐...'

'그러니까 잘 생각해봐요. 당신은 저 사람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거에요. 떠나기 전에 어서 매달리세요. 지금이라도 날 가져달라고. 지

금 떠나면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몰라요.'

'그..그렇지만... 이건 아냐... 이상해... 이런 기분... 어딘가 이상해...'

'편해지자. 저 사람은 상냥하니까 지금이라도 솔직해지면 반드시 날 사랑해 줄거야. 부탁해, 나의 마음을 자유롭게 해줘.'

몸 안에 또 다른 생물이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에서는, 너덜너덜해진 이성이 미친 감정에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쿵쿵 뛰던 심장 소리는 더욱더 커지기만 할 뿐 멈추지 않는다.

음부 부분은 진작부터 질척질척하게 젖어 파자마의 도끼부분이 음란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입안이 바짝 마른다. 이 입에, 이 혀에 그의 것을 넣고 그리고 그의 것이라면 뭐든지 나의 몸에 넣고 싶다. 그의 모두를 가지고 싶다.

.....왜냐하면, 나는, 그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왜 그런 표정으로 날 보고 있는거지?-지혁"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던 지혁이 방문 앞에 멈춰서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무것도...아니에요.-유리"

"그렇다고 하기엔 숨이 좀 거친데... 유리야 너에게 말한적은 없지만 난 사실 너 같은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한다.-지혁"

지혁의 '좋아한다'는 말에, '두근'하고 유리의 심장이 크게 울렸다. '혹시나 지혁도 듣지 않았을까'하고 그녀가 걱정할 정도로.

"뭐 그건 그거고. 아무리 그래도 솔직해져야 할 때는 솔직해지는 편이 좋지 않겠어?-지혁"

"제가... 그런 짓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하고 싶은 폭탄처럼 느껴질수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그렇게 소리지르는 유리는 난 싫다.-지혁"

'싫다', '싫다', '싫다' 그녀에게는 지금 어떤 말보다도 더 차갑게 느껴지는 말이였다.

"내가 정말 여기서 나가도 될까? 만약 지금 내가 이곳에서 나간다면, 나는 평생 너와 말을 하지도 만나지도 않겠다. 영원히.-지혁"

미움 받는다. 그에게 미움 받는다. 영원히.

싫어. 싫어. 싫어! 미움받고 싶지 않아.

혼란스러워 하는 그녀를 보고 다시 한번 씨익 웃어보인 지혁은 그녀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싫어.... 오지마....-유리"

유리는 침대 뒤쪽으로 물러나면서 중얼거렸다. 그 소리를 들은 지혁이 제자리에 멈춰서 그녀의 눈을 응시했다.

유리의 까만 두 눈은 블랙홀이라도 만난것처럼 자연스럽게 그 시선에 빨려들어가 그를 마주 보았다.

"네가 나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하면, 나는 다가가지 않겠다. 어디까지나 선택은 너의 의사에 달렸다.-지혁"

"...나의...의사?-유리"

"그렇다 권유리. 다시한번 확실히 말하겠다. 나는 너를 좋아한다.-지혁"

"무..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장난치지 마세요!-유리"

"장난이 아니다.-지혁"

지혁은 장난스런 표정을 지우고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시 한번 말하지. 나는 너를 좋아한다. 분명히 난 매니저고 넌 내가 담당하고 있는 가수지만, 나는 그런것에 구애되고 싶지 않아.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는 거고, 갖고 싶은 것은 가지고 싶다. 단지 그뿐이다.-지혁"

"제멋대로 말하지 마세요!-유리"

유리는 목소리라기보다는 차라리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양손으로 두 귀를 틀어막았다.

"미안, 내가 너무 앞서나갔나? 그래도, 이것만큼은 알아 줬으면 좋겠다. 나는 너를 좋아한다. 그래도 네가 나를 싫어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지. 확실히 너는 대한민국의 인기 여자 아이돌 가수 소녀시대의 멤버다. 여자 아이돌로써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서 나를 거절하

는 거라면 포기하겠지만 대신 나도 지금 하고 있는 로드매니저 일은 그만두겠다. 평생 너와 말을 나눌 일도 없고, 일생 동안 서로 마

주할 일도 없을 거다.-지혁"

그런건... 나도 싫어.

"하지만 이렇게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너의 진정한 감정을 가르쳐 줬으면 한다.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거냐?-지혁"

지혁은 가만히 유리의 눈을 바라 봤다. 그녀는 차마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버렸다.

말할 수 없다.

나는 대한민국의 가수 권유리니까.

오직 팬들만을 생각하고 팬들만을 위해 활동해야 하는 여자아이돌 소녀시대의 멤버니까.

매니저 따위를 좋아한다니 말할 수 없다.

"오빠 따위는! 오빠는.... 시..시..실...싫...-유리"

눈물이 넘쳐서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 말을 하면 다시는 두번 다시는 그가 나에게 올 일은 없다. 그런 것... 견딜 수 없다.

"...해요.-유리"

"응? 뭐라고?-지혁"

"...좋아한다고요. 저, 오빠를 좋아해요.-유리"

유리의 입술 사이로 고백의 말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지혁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었다.

'성공이군.'

"그런가... 알았다. 우리 둘 다 서로를 사랑하는군.-지혁"

그는 그녀가 앉아 있는 침대로 서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녀 역시 살짝 떨면서도 마찬가지로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