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보기
-洗腦時代 2장-

[제시카]

"다음 일정은... 제시카 단독 스케쥴이군.-지혁"

지혁은 승승장구 녹화가 있는 태연을 KBS 승승장구 촬영장에 데려다주고 태연이 돌아올때는 다른 매니저가 데리러 가기로 했기 때문에

자신은 소녀시대의 다음 일정을 맞추기 위해 제시카를 데리러 숙소로 출발하였다.

소녀시대 숙소에 도착하니 내려오라고 전화할 필요도 없이 미리 제시카가 나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번 스케쥴은 해피버스데이 녹화다. 너도 알고 있겠지만 오늘이 마지막 녹화이고.-지혁"

"그런건 매니저 오빠가 말씀하신것처럼 저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또 저번처럼 녹화시간에 늦기전에 빨리 출발이

나 하죠.-시카"

'저 년을 진짜 확! 아니다 참자 참아. 참고 복수할 때를 기다리면 분명 나에게도 기회가 한번은 올테니까.-지혁'

마음속으로 참을인자 하나를 새긴 지혁은 저번처럼 녹화시간에 늦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일단 제시카를 빠르게 해피버스데이 촬영장에 데려다준 후에

제시카가 해피버스데이 녹화를 촬영하는 동안 짧지만 자신만의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흐음. 이 약이 진짜로 효과가 있을까?-지혁"

휴식시간 동안 지혁은 건물 한쪽 구석에서 주머니를 뒤져 밀폐봉투 안에 들어있는 알약을 꺼냈다.

지난밤 쪽지에 적힌 사이트에 접속해서 구입한 알약.

이 알약 이름이 아마도 '잠자는 숲속의 공주'였던가....

분명히 사이트의 제품사진 밑에 올라와있던 제품 설명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지?

-알약을 구입했던 날-

'이 약품은 최면제입니다. 이 약을 먹은 여성은 처음에는 어지러움을 느끼다가 잠시 후 수면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사실은 수면상태라기 보다는 최면상태라는 말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라 수면상태에 빠졌을때 귓가에 암시를 걸고 싶은 내용을

속삭인다면 암시를 걸어 넣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입술에 입을 한번 맞춘다면 일어나는 즉시

암시의 내용대로 행동하게 됩니다. 좀 더 자세한 사용법은 제품 구입시 같이 오는 설명서를 참조하세요

주의:남성에게 사용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설명을 처음 읽었을때는 말도 안된다며 코웃음을 쳤던 지혁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이 약을 무시하기에는 그동안 그에게 쌓인 스트레스와 소녀시대와 박효운을 향한 복수심이 너무나도 컸다.

사사건건 그를 무시하고 딴지를 거는 소녀시대 멤버들.

(소녀시대 멤버 전부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미 그에게는 멤버 하나하나 구분할것 없이 전부 똑같은 것들로 보였다.)

그의 직속 상관이자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박효운.

지혁의 이성은 이런 약이 실제로 존재할리가 없다고 말했지만 그의 본성은 그에게 이 약이 진짜일지도 모른다고 속삭였다.

분명 이런 말도 안되는 방법을 제외하면 그가 소녀시대나 박효운에게 복수할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런 약이 실제로 존재할리 없지만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한번 시도해 보는것 정도는 괜찮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그는 마음속 깊은곳에서 이 약을 반드시 구입해야 한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알약의 가격은 6만원. 일반 알약치고는 바가지라고 해도 될만큼 비싼 가격이였지만

그는 그까짓 6만원 내가 한번 속아준다는 심정으로 제품 구입을 클릭하였다.

-다시 현재-

"그리고 오늘 아침 택배로 이 알약이 도착했지. 좀 더 자세한 설명서와 함께 말이야.-지혁"

오늘 아침 소녀시대의 스케쥴에 맞추기 위해 씻고 나갈 준비를 끝마친채 출발하려 하는 순간

초인종이 울려서 문을 열어줬더니 택배회사에서 온 직원이 주문했던 물건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지혁은 우선 결제부터 하고 상자를 방으로 가져가서 열어 봤더니 그안에는 지난밤 의문의 사이트에서 주문한

최면약 '잠자는 꿈속의 공주'가 일반 감기약처럼 생긴 작은 플라스탁 통에 100여개 정도 담겨 있었다.

알약을 꺼내서 이곳저곳을 자세하게 살펴보고 분해까지 해보았지만 약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자신으로써는 다른 약들과 구별될 만큼 특이한 점을 발견하진 못했다.

알약을 살펴보는건 미뤄두고 상자 안쪽을 좀더 뒤져보자 그 상자 안에는 알약의 설명서도 같이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한장의 쪽지 정도의 분량에 적혀있는 일반 약들의 설명서와는 달리

설명서가 하나의 책자로 되어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설명이 적혀있었다.

설명서 안에는 반드시 이 설명서에 적힌 대로 해야한다는 주의 문구와 함께

약의 사용법에 대해서 상세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설명서의 내용은 약의 설명서 라기 보다는 최면술 교본에 조금 더 가까운 내용이였는데

다만 최면술 교본과는 달리 최면을 거는 과정 자체는 약으로 모두 해결되는 만큼 적혀있지 않고

최면 상태인 여자에게 암시를 거는 방법이 거의 대부분이였다는 것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였다.

어쨌든 지혁은 출발하기전 그 설명서를 주의깊게 읽어 보았고 소녀시대의 스케쥴을 챙겨주는 와중에도

중간 중간 시간 날때마다 남들 몰래 꺼내서 읽어서 설명서 안의 내용은 완전히 암기해버릴 정도가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알약을 소녀시대에게 어떻게 먹이느냐. 그리고 약이 진짜인가 가짜인가. 가짜라면 난 6만원으로 쓰레기를 구입한

바보가 될것이고 만약 진짜라면....-지혁"

지혁이 알약을 꺼내들고 이것을 어떻게 소녀시대에게 먹일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을때 촬영장에서 제시카가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 녹화 다 끝났니?-지혁"

황급히 손에 들고 있던 알약을 감추고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지혁이 말했다.

"뭐하시고 계셨길래 그렇게 놀라세요?-시카"

"아무것도 아냐. 녹화때문에 아무것도 못먹어서 배고프지? 빵이라도 먹을래?-지혁"

"이상하다? 아까 아침부터 느낀건데 평소엔 안그러시던 분이 오늘따라 우리에게 왜 이렇게 상냥하세요?-시카"

"내가 뭘. 누가 들으면 평소에는 내가 안 상냥한 사람인줄 알겠다.-지혁"

"사실이잖아요. 매니저 오빠는 평소에는 우리에게 짜증만 부리고, 지각이나 하고, 담배나 펴서 간접흡연으로 주변사람에게 피해주고,

우리에게 도움되는 일 같은건 눈꼽만큼도 안하는 사람이잖아요. 매니저 일이야 오빠 직업이니까 빼고 생각한다면 말이죠.-시카"

'아오 진짜 내가 면전에서 이런 소리까지 듣고도 참아야 한다니. 한번만..한번만 더 참자. 저 약만 먹이고 나면 얼마든지 복수할수 있

으니까. 아직은 참아야 할때다. 참자 배지혁.-지혁'

약을 먹이는 순간을 기약하며 속으로 참을 인자를 2개째 새긴 지혁은 다시 어색하게 웃으며 대화의 방향을 바꿨다.

"아하하. 이 이야기는 그만하고 너 배고프지? 내가 얼른 빵사올께. 어떤 빵으로 사올까?-지혁"

"음. 안사오셔도 괜찮은데 굳이 사오시겠다면 크림빵으로 하나 사주세요. 이왕이면 우유도 같이 사오시면 더 좋고요.-시카"

"알았어. 차안에서 잠깐만 기다려. 내가 금방 사올테니까.-지혁"

지혁은 시카를 벤안에 놔두고 근처 빵집으로 달려가서 크림빵을 하나 구입했다.

그리고 근처 슈퍼에서 우유 역시 하나 구입한뒤 우유를 살짝 개봉해서 우유 안에 알약의 내용물을 투여했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시카"

"미안 미안 근처에 빵집이 잘 안보여서 말이야.-지혁"

사실은 약을 타느라 늦은 거였지만 그 사실을 제시카에게 말할수는 없었기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는 지혁이였다.

제시카 역시 이곳에 오는게 처음도 아니고 나가면 바로 보이는게 빵집이란걸 알았지만

배가 너무 고팠기에 일단은 따지는 것보다는 가져온 빵부터 먼저 먹기로 하였다.

제시카가 빵과 함께 우유를 마시는 모습을 보며 지혁은 초초하게 기다리기 시작했다.

설명서에 적힌대로라면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여분.

가루로 만들어서 넣었기 때문에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수도 있어서 속으로 제발 약이 가짜가 아니길 빌며 제시카를 지켜보았다.

"매니저 오빠 뭐해요? 다음 스케쥴 없어요? 늦기전에 출발 안해요?-시카"

그러나 우유를 마시고 10분이 넘게 흘렀음에도 제시카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지혁은 속으로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젠장할 역시 가짜였나. 하긴 그런 약이 실제로 존재할리가 없지. 순진하게 그걸 믿은 내가 바보지 에휴.'

"알았어 그럼 다음 스케쥴로 출발한다.-지혁"

다음 스케쥴까진 아직 몇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지만 약이 가짜로 판명난 이상

이곳에서 더이상 할일은 멍때리는것 말고는 없었기에 먼저 스케쥴 장소에 가서 준비라도 하고 있기 위해 지혁은 차를 출발시켰다.

그런데 차가 출발하고 난 뒤 얼마 되지 않아 제시카가 이상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매..매니저 오빠 잠깐만 차 멈춰봐요.-시카"

"응? 시카야 갑자기 왜 그래?-지혁"

"어..어지러워서.... 갑자기 내가 왜 이러지?-시카"

갑자기 제시카가 어지럼증을 호소하기 시작한것이다.

그리고 지혁은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나이스! 약효가 이제서야 발동되는건가?'

어지럼증을 느끼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제시카는 옆으로 고개를 박은채 쓰러졌다.

설명서에 적힌대로라면 최면상태에 가까운 수면상태에 빠진것이 분명했다.

지혁은 일단 차를 사람들이 거의 지나가지 않는 한적한 곳에 주차시키고 제시카의 앞에 서서

죽은듯이 잠들어 있는 그녀의 눈 앞에 손을 살랑살랑 흔들어 보았다.

제시카에게서 아무런 반응이 없는것으로 보아 약빨이 제대로 먹힌것이 확실했다.

이제는 메뉴얼에서 읽은 대로 최면이 잘 먹혀드는지 시험 해보는일만 남아있었다.

지혁은 흥분을 억누르고 최대한 침착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한 다음 제시카의 귓가에 대고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눈을 떠봐라 제시카.-지혁"

그의 명령에 따라 쓰러져 있던 몸을 일으키고 감겨져 있던 눈을 천천히 뜨기 시작하는 제시카.

하지만 떠진 두눈의 초점은 전혀 맞지 않았고, 평소 밤하늘의 별을 박아놓은것 처럼 아름답게 빛났던

그녀의 눈동자는 구름낀 하늘같이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멍하니 차의 천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지혁의 가슴은 터질것 같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언제나 사사건건 자신을 무시하고 건방지게 굴던 제시카가 그것도 다름아닌 대한민국 남자들의 우상인 소녀시대의 제시카가

이제 완전히 무력화된 상태로 그의 손 안에 놓여있는 것이다.

"좋아 이제 무슨 명령을 내려야 하는거지? 무슨 명령을 내려볼까나? 흐흐흐흐.....-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