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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洗腦時代 1장-

"하아~ 빌어먹을 실장새끼. 한번쯤 늦을수도 있는거지 쪼잔하게 그거 가지고 되게 뭐라고 하네.-???"

한남자가 자리에 앉아서 담배 한개피를 꼬나물고 자신에게 엄청난 갈굼을 선사해준 실장 박효운의 뒷담화를 하고 있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소녀시대의 로드매니저 배지혁.

배지혁은 자신이 낼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벤을 운전했지만 소녀시대의 숙소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약속시간 보다는 1시간 이상 늦어버린 상황이였다.

다행히 박효운에게는 그를 갈구는 것보다는 소녀시대의 스케쥴이 더 급했기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갈굼당하지는 않았지만

행사장에 도착하여 소녀시대를 일단 안으로 들여보내고 관계자를 만나서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박효운이 그를 한쪽 구석으로 불러낸 뒤 대략 30분가량 잔소리를 쏟아붓고 다시 사라졌다.

생각같아서는 실장이고 뭐고 한대치고 싶었지만 현실에서 그는 일개 로드매니저일 뿐이였기에

잔소리 듣는 30분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나 해소할겸 앉아서 담배나 피기로 하였고

그 결과 소녀시대가 행사를 마치고 나올때까지 그의 옆에는 담배꽁초만이 수북하게 쌓여 나갔다.

한편 배지혁이 박효운을 뒷담까고 있는 그시간 박효운 실장 역시 곤란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소녀시대의 행사비를 받으러 온 그에게 지각을 핑계삼아 기존 행사비의 절반밖에 못주겠다고 하는 행사 담당자의 말에

당황한 그는 어떻게든 담장자를 설득해서 제값을 받아내려 하였지만 자신들이 지각한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결국 계약위반이라는 담당자의 말에 굴복하여 받기로한 기존 행사비의 절반만 받게 되었다.

"제기랄. 이게 다 그녀석 때문이다.-박효운"

예전부터 지각을 밥먹듯이 해왔지만 그래도 대체할만한 사람도 없고 딱히 금전적 피해를 끼친적은 없었기에

적당히 넘어갔었던 배지혁이지만 이번 만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듯 했다.

무엇보다도 자신 역시 실장이지만 담당하고 있는 일은 소녀시대의 매니저 역할이였기 때문에 소녀시대와 관련해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져야 했고 그로인하여 이번 일로 인한 손해 역시 자신이 책임 져야만 했기 때문에

그는 이번 일로 발생한 금전적 손해에 대한 책임을 배지혁에게 떠넘길 생각이였다.

한참 담배를 피며 박효운의 뒷담화를 하고있던 지혁은 누군가가 나오는 소리에 깜짝 놀라 담배를 끄고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잠시 뒤 안쪽에서 박효운 실장이 똥씹은 표정을 한채 걸어나왔다.

"나오셨습니까 실장님. 안에서 하시던 이야기는 잘 되셨나요?-지혁"

지혁의 그말에 걷던 발을 멈춰서서 지혁을 쳐다보는 효운.

"400만원.-효운"

"네?-지혁"

"이번 행사에서 너의 지각 때문에 우리가 입은 손해액이다. 전액 너의 월급에서 차감하겠다.-효운"

"자..잠깐만요! 400만원이면 저의 두달치 월급액입니다!-지혁"

"잘리지 않은것을 다행으로 여겨라. 지각한것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이정도면 그동안 많이 봐준거다. 정 그렇게 월급 차감당하는것

이 꼬우면 이참에 때려치던가. 우리도 밥먹듯이 지각하는 매니저 따윈 필요없으니까.-효운"

그 말을 끝으로 돌아서서 차를 향해 걸어가는 효운. 그런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 주먹으로 옆의 벽을 치는 지혁.

그로부터 30분 후.

다음 행사 장소를 향하여 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량 한대.

그 안에는 담배 한개피를 입에 문채로 잔뜩 표정이 일그러져 있는 사내 한명과

차안에 진동하는 담배냄새로 인해 사내와 마찬가지로 표정이 좋지 않은 9명의 소녀들이 있었다.

그 사내는 다들 눈치챘겠지만 지각한번으로 두달치 월급이 날아가버린 지혁이였고

9명의 소녀들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자 아이돌인 소녀시대였다.

'하아~ 2달치 월급이 지각 한번으로 그냥 날아가게 되다니. 진짜 이일 때려쳐야하나? 근데 막상 때려처도 이정도 수입을 벌수 있을만

한 직업 찾는것이 쉬운일도 아니고... 돌겠군 진짜.-지혁'

창문에 팔을 올린채 담배를 피며 진지하게 로드매니저 일을 그만둘까 말까로 고민하고 있는 지혁에게

한참동안 자기들끼리 수근대다가 언니들의 등쌀에 밀려 어쩔수 없이 자신이 총대를 매기로 한듯한

서현이 지혁이 운전하고 있는 운전석 옆 조수석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기 매니저 오빠.-서현"

"왜?-지혁"

"그동안 담배 많이 피셨는데 이제 담배 그만 피시는게 좋지 않을까요?-서현"

"내가 담배를 피든지 말든지 나한테서 신경끄고 니가 할일이나 신경써.-지혁"

"아니 금연안하고 그렇게 계속 담배피시면 죽어요. 담배가 얼마나 몸에 나쁘냐면...-서현"

"아 내가 일찍 뒤지든 말든 너랑은 아무 상관없으니까 신경끄라고!-지혁"

갑작스럽게 지혁이 소리지르자 깜짝 놀랐는지 움츠러드는 서현.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제시카는 그런 서현의 모습이 답답했는지

서현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자신이 직접 앞으로 고개를 내밀고 지혁에게 말한다.

"오빠가 일찍 뒤지든 말든 상관 없는데요... 그 담배 간접흡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뒤지게 생겼거든요? 빨리 꺼주시겠어요?-제시카"

"뭐? 지금 이게 오빠에게 무슨 말버릇이야!-지혁"

"어머? 왜그러세요? 자기에게 신경끄라고 하셔서 시킨데로 신경끄고 말한건데?-시카"

"이...이게 지금 내가 장난하는걸로 보여?-지혁"

"아뇨~ 전~혀 그렇게 안보이는데요? 아무튼 실장오빠에게 말하기전에 빨리 담배끄세요. 한번만 더 제말 무시하시면 진짜로 실장오빠에

게 전화할꺼에요. 아~ 오늘 매니저 오빠 지각해서 실장오빠 기분도 안좋으신것 같은데 이 일까지 알게되면 매니저 오빠는 어떻게 될

까나?-시카"

누가봐도 자신을 약올리는 듯한 시카의 말에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어쩔수 없이 담배를 꺼서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는 지혁.

물론 표정은 일그러지다 못해 썩었다고 해도 믿을 수준이였다.

뒷자리로 돌아온 시카의 주위로 몰려드는 소녀시대.

"야 아무리 그래도 매니저 오빠에게 너무 심한거 아니야?-태연"

"냅 둬. 어차피 한번쯤은 이렇게 했어야 했어. 아까 서현이에게 말하는거 못봤어? 저렇게 안하면 정신 못차릴 오빠야.-유리"

"맞아 맞아. 솔직히 지각도 밥먹듯이 하고 담배냄새 쩔고 얼굴도 뭐... 이래저래 다들 저 오빠 싫어하잖아.-효연"

평소에 매니저에 대한 불만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던 윤아마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동의하고 있었다.

그 대화의 문제점이라면 자기들 딴에는 조용히 이야기한다고 생각했겠지만

그 이야기의 내용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다 지혁의 귀에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였다.

덕분에 얼굴의 주름이 더욱더 선명해진 지혁은 엑셀레이터를 밟아 벤의 속도를 올리며 도로를 질주하였다.

-새벽 2시 지혁의 집-

소녀시대를 숙소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온 지혁은 옷도 벗지 않고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버렸다.

"하아...힘들군.-지혁"

침대에 누운채 오늘 하루동안 벌어진 일들을 곰곰히 생각해본다.

늦잠 및 폭우로 인한 지각 그리고 그 지각으로 인한 2개월 월급 박탈. 자신을 무시하는 소녀들.

뭐 하나 맘에 드는 일이 없었던 최악의 날이였다.

"빌어먹을. 생각하면 할수록 욕만 나오는군. 나한테 힘만 생긴다면 실장 녀석이든 소녀시대든 그냥 모두....-지혁"

항상 그렇듯이 자신에게 힘이 생겼을때 무엇을 가장 먼저 할것인가에 대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지혁.

그러나 이렇게 상상해봤자 결국 현실에서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다는걸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생각하면 할수록 화만 더 날 뿐이였다.

"이렇게 상상만하면 뭐하냐. 결국 현실에서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는데. 에휴... 내일도 지각하지 않으려면 빨리 씻고 잠이나 일찍 자

야겠다.-지혁"

그렇게 씻기 위해 겉옷을 벗는 순간. 외투의 주머니에서 툭하고 떨어지는 쪽지하나.

"이게 왠 쪽지지? 난 주머니에 이런걸 넣은 기억이 없는데?-지혁"

쪽지를 펴보니 그곳에 적혀있는건 한 인터넷 사이트의 주소였다.

"이게.... 뭐지? www.killerjo.net?-지혁"

호기심에 컴퓨터를 켜서 인터넷 주소에 쪽지에 적힌 사이트의 주소를 치자 나오는 사이트 하나.

그리고 그사이트의 메인페이지를 본 지혁은 놀라움에 눈이 커졌다.

"이..이것은!!-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