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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살짝 뒤따라 왔는데. 성공했나요?”







블레이크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한번 벌렸다가 도로 다물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시선을 개의치 않고 그는 그녀 하나만을 바라봤다. 서늘한 눈매가 부드럽게 풀리고 새파란 눈동자에 열기가 서렸다.







“그런 거라면 성공한 게 맞습니다만, 조금 더 쉬지 않고요.”



“당신이 곁에 없으니 잠이 안 와서요. 그리고….”







작은 속삭임이 서로에게만 들릴 정도로 가까워지자, 엘리제가 빠르게 입술을 달싹였다.







“저 때문에 당신이 곤란해지는 게 싫어요.”



“엘리제….”







제대로 얘기를 나눴다면 그녀를 불안하게 만드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잘못된 판단 탓에 그녀가 무리하게 된 것을 후회하며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나 때문이군요.”







괜찮다는 듯 엘리제는 그의 손등을 엄지로 살며시 쓸어 주었다.







“제가 멋대로 굴어 화난 건 아니죠?”



“아닙니다. 그저 난 걱정돼서….”



“몸 상태가 나빠지면 바로 기권할게요. 참여하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요.”







블레이크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모습을 드러낸 이상 인제 와서 불참하는 건 불가했다.







“꼭 그래야 합니다.”



“네, 염려 마세요. 물론 당신이 나를 빨리 찾아 주면 그게 가장 기쁘겠지만요.”







고개를 기울이며 웃는 그녀의 모습에 그의 동공이 요동쳤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살짝 붉어진 얼굴로 결연히 말하는 그가 그녀의 눈엔 마냥 귀여웠다. 웃는 낯으로 고개를 돌린 엘리제는 이쪽을 보고 있던 루카스와 단번에 눈이 마주쳤다. 그녀만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그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성공했구나.’







급하게 부탁하였기에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일을 제대로 끝낸 모양이었다.







“클랜튼 경.”







그녀가 인사를 건네자 그 역시 허리를 숙여 답례했다.







“대공비 전하.”







루카스와 엘리제 간의 대화는 그걸로 끝이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안부조차 묻지 않고 간단히 인사만 나누고선 등을 돌렸다.







블레이크의 심기를 고려하여 그렇게 하기로 한 거지만, 놀란 건 다른 이들이었다. 오해의 소지가 전혀 없을 만큼 그들의 사이는 담백해 보였다.







오히려 엘리제는 프로이젠의 기사단장 클로드와 더 많은 얘길 나누었다.







“우리 기사단장의 보호를 받는 귀부인은 행복하겠어. 외모면 외모, 실력이면 실력 모든 게 완벽하지 않나.”







엘리제의 칭찬에 클로드는 어쩔 줄 몰라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비전하.”







이십 대 중반임에도 아직 짝을 찾지 못한 기사단장은 엘리제의 말마따나 상당히 괜찮은 사내였다.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를 가졌을 뿐 아니라 실력과 성품 또한 훌륭했다.







엘리제의 칭찬에 그는 벌게진 얼굴로 연신 대공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가 그를 칭찬할수록 블레이크의 눈빛엔 불안함이 차올랐다.







클로드는 엘리제가 시합에 참여할 경우 대공이 그녀의 보호자로 지정해 둔 두 사람 중 하나였다. 이 말인즉 마법사와 함께 엘리제의 곁에서 밤을 지새워야 한다는 소리였다.







마법사도 있는데 별일 있겠나 싶으면서도 클로드를 향한 엘리제의 상냥한 눈웃음에 초조해하던 블레이크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빠르게 다가온 프로이젠의 기사가 그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말했다.







“마법사 올리비아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뭐?”







블레이크의 놀란 목소리에 엘리제가 그를 돌아보았다.







“전하? 무슨 일 있나요?”



“아, 아니…. 아닙니다.”







그가 애써 웃음을 지어 보이자 엘리제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다시 클로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블레이크가 목소리를 낮춰 기사에게 재차 물었다.







“행방이 묘연하다니. 또다시 납치라도 됐다는 말인가?”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오늘 점심 무렵까지 분명 연구실에 있었는데, 돌연 사라졌다고 합니다.”







블레이크는 이를 꽉 사려 물었다. 상급 마법사씩이나 되면서 어떻게 한 주에 두 번이나 납치당할 수 있단 말인가. 심지어 첫 번째 납치 사건 이후 그녀의 경호원으로 실력 좋은 기사들을 붙여 놓은 상태였다.







구하러 가기엔 늦었다. 벌써 노을이 내려앉는 시각이었다.







의미 없는 칭찬을 늘어놓는 중에도 엘리제는 블레이크와 기사의 대화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이제 할 수 있는 사전작업은 모두 마쳤다. 일이 계획대로 되길 바랄 뿐이었다.







곧이어 황태자 렉스 러셀과 2황자 에릭 러셀이 입장했다. 홀에 모인 모두가 단상으로 향하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블레이크와 엘리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상 바로 앞에 있던 엘리제를 스쳐 가며 황태자와 2황자 모두 그녀에게 시선을 주었다. 지난번 ‘지져’ 공격에 당하고서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렉스는 엘리제를 향해 눈을 찡긋해 보였다. 반면 에릭 러셀의 눈빛은 몹시도 음울했다.







‘저 사람은 대체 뭐가 문제람.’







원작상 저런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만날 때마다 저리 우울하고 슬픈 표정을 하고 있으니 의아했다.







‘최근에 실연이라도 당했나.’







엘리제를 보며 자꾸 더 슬퍼하는 걸 보면 그녀와 머리카락 색이라도 비슷한 모양이다.







단상에 오른 황태자가 황실을 대표하여 시합의 개최를 선포하자 이윽고 팀 결성의 시간이 되었다.







친목 시합에 참여하는 귀부인의 수는 서른 명 남짓이었다. 뽑기를 통해 파트너를 결정하는 수색팀과 달리 귀부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보호자를 택할 수 있었다. 또한 마법사나 기사가 귀부인에게 자신을 택해 달라 어필하는 것도 가능했다.







참여 인원 중 가장 신분이 높은 엘리제부터 기회가 주어졌다. 모든 이들의 이목이 쏠린 중에 그녀가 진행을 맡은 어거스트 백작에게 물었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그러는데, 혹시 개인 시녀를 동행하는 게 가능한가요?”



“보호자는 두 명만 지목 가능합니다. 시녀가 포함되면 한 명만 택할 수 있는데, 괜찮으십니까?”







난감한 표정으로 답하는 백작에게 엘리제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네, 괜찮아요.”







이야기를 끝내고 엘리제가 몸을 돌렸을 때였다.







“대공비 전하의 보호자로 지원합니다.”







대뜸 나선 이는 루카스 클랜튼이었다. 사이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더니 보호자로 지원하고 나선 그를 모두가 놀란 얼굴로 쳐다보았다.







가부를 말하기 전, 엘리제가 제 곁에 선 블레이크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물었다.







“블레이크, 전 어떻게 하면 되나요? 당신이 정해 둔 보호자가 있는 거죠?”







그녀를 내려다보는 블레이크의 표정에 망설임이 깃들었다. 한 명만 택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건 상급 마법사 올리비아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시합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고 남은 건 클로드였다.







클로드와 루카스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어느 쪽이든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따라 유독 클로드를 보며 웃어 주었던 게 마음에 걸린 것이다. 오히려 루카스에겐 전부터 냉랭했다.







실력으로 따져도 루카스는 클로드보다 앞섰다. 가장 경계해야 할 존재가 황태자 렉스 러셀임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실력이 좋은 루카스에게 맡기는 편이 나을 것이다.







결국 루카스 쪽으로 마음을 굳힌 블레이크가 엘리제에게 말했다.







“그랬지만, 클랜튼 경이 원한다면 그에게 부인의 보호를 맡겨도 될 것 같습니다. 타인보다야 가족이 낫지 않겠습니까.”



“저는 전하께서 절 지켜 주시는 게 가장 좋은데.”







그녀의 투정 섞인 말에 블레이크가 달래듯 그녀를 도닥였다.







“그러면 내가 부인의 파트너가 될 수 없으니까요.”



“알겠어요. 할 수 없죠. 전하의 곁에서 연회에 참석하는 걸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달콤한 목소리로 그에게 속삭이고서, 엘리제가 어거스트 백작을 향해 말했다.







“클랜튼 경을 제 보호자로 택할게요.”



“감사합니다, 비전하.”







루카스의 인사에 엘리제가 냉랭한 표정으로 답했다.







“잘 부탁해요, 경.”







루카스를 탐내던 영애들이 노려보았으나 엘리제는 태연했다.







‘뭐, 어쩌라고. 어차피 니들 거 아니야.’







마법사 올리비아를 재차 납치 감금하게 시키고 클로드에게 칭찬을 늘어놓은 건 다 이때를 위해서였다. 이로써 그녀는 루카스, 메리와 함께 ‘보물찾기’에 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팀이 정해지자 어거스트 백작이 다가와 고유 번호가 새겨진 붉은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보호자인 루카스는 붉은 보석이 박힌 팔찌를 백작에게 받았다.







‘이걸 악마 놈에게 빼앗기지 않으면 된다는 건가?’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다가 고개를 드니, 이쪽을 보며 생글생글 웃는 렉스가 보였다. 얄미운 낯짝을 힐로 밟아 주면 속이 시원할 것 같았다.







걸어 다니는 악마 감지기 루카스와 중간지대의 아이템이 있는 한 시합에서 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야비한 수를 쓰지 않으면 말이지.’







계약 조항들을 교묘하게 피해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다. 저렇게 웃는 걸 보면 뭔가 함정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어쨌든 그녀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친 셈이었다.







귀부인의 보호자는 붉은색, 수색팀은 푸른색 보석이 박힌 팔찌를 차고 참여하며 이를 빼앗기면 자동으로 탈락하여 홀로 강제 이동되는 것이 규칙이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가진 목걸이나 팔찌를 스스로 벗어 기권할 수 있었다.







보물을 찾는 것과 별개로 가장 많은 수의 팔찌를 손에 넣은 마법사와 기사 페어에게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졌다. 전시된 걸 보니 검과 지팡이 같았다. 화려한 외관의 상품을 힐끔대다 엘리제는 제 허리춤에 달랑 묶여 있는 채찍을 내려다보았다.







‘나도 저런 거 갖고 싶은데.’







영화 속 대마법사나 광선검 마스터가 된 제 모습을 그려 보는 그녀를 누군가 툭, 건드렸다.







“이만 가지요.”







루카스의 뒤엔 고양이를 안고 서 있는 메리가 있었다. 모든 게 계획대로 되었음에 메리의 눈이 과하게 반짝였다.







“역시 엘리제 님은 대단해요.”







고양이 쿤도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마법사에겐 미안하게 되었지만요.”







속닥이고 헤헷 웃는 메리 탓에 루카스가 움찔댔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쯤 되면 그를 납치, 감금의 선수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보물팀 먼저 차례로 이동 마법진 위에 올랐다. 보호자를 택할 때와 반대로 이번엔 엘리제가 마지막 순서였다.







엘리제가 떠나기 전, 제 페어를 내버려 두고 달려온 블레이크가 그녀의 손을 잡고서 말했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귀환하십시오.”



“그럴게요. 염려하지 마세요.”







불안해하는 그를 보고 있자니 있는 줄도 몰랐던 양심이 재차 콕콕 쑤셨다. 엘리제는 블레이크의 어깨를 잡고서 그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잠시 후에 만나요.”







사방에서 헉, 하고 숨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상기된 얼굴로 겨우겨우 그녀의 손을 놓아준 그를 뒤로하고 엘리제는 마법진 위에 올랐다.







웅웅거리는 소리가 발밑에서 들리는가 싶더니 번쩍, 빛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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