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부
김연아의 일로 요즘 들어 철민이는 부쩍 바쁜 나날을 보냈다.
정미홍 변호사와 약속을 해 버린 철민이는 김연아가 체육훈장을 받도록 해 주기 위해서 국회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러다보니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가고 국회의원들을 설득하고 자기가 이번에 하는 일에 협조를 구하다보니 여러 가지로 복잡하고 힘들었다.
그러나 철민이가 이번 일을 그만 둘 수가 없는 이유는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가 철민이를 틈만 나면 찾아와서 이번 일을 꼭 성사시켜 달라며 졸라댔다. 무엇이든지 철민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줄 테니 꼭 자기 딸 김연아가 체육훈장을 받게 해 달라고 철민이에게 애원하며 매달렸다.
그리하여 국회의원 회관에서 법사위원장인 박신혜를 만나서 사정을 하며 어떻게 하든지 힘을 써서 김연아 선수가 체육훈장을 받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며 말했다.
“아니? 철민씨는 요즘 너무 이상해요? 갑자기 김연아 선수에게 체육훈장을 주자면서 여야 모든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다닌다고 하더니 혹시? 김연아 선수하고 무슨 일이 있어요? 그렇게 만사를 제쳐놓고 뛰어다니니 말이에요”
“네? 아닙니다. 제가 김연아 선수하고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그저 김연아 선수가 세계대회에 나가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크게 높이고 금메달을 딴 것을 생각하면 정말 이런 훌륭한 선수에게 체육훈장을 주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에 제가 자원해서 이렇게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어마나! 그래요? 제가 들은 바로는 철민씨가 김연아 선수의 삼촌이라고 하면서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하던데 정말 김연아 선수의 삼촌이 맞아요?”
“아니? 그게 아니고 정미홍 변호사가 신문기자들이나 방송기자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 별로 좋은 일이 없다고 해서 그냥 김연아 선수의 삼촌이라고 하라고 해서 그런 것인데 제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니? 정미홍 변호사가 철민씨를 보고 그렇게 시켜요? 네 그럴 줄 알았다니까 그 여자는 왜 우리 철민씨에게 그런 일을 시켜요?”
철민이가 자기도 모르게 박신혜에게 사실을 그대로 다 말하자 그녀는 그만 화를 내면서 정미홍 변호사를 향해 원망을 하기 시작했다.
“정미홍 변호사가 꼭 부탁을 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고 제가 생각을 해 보아도 우리 김연아 선수가 너무나 훌륭해서 당연히 체육훈장을 받도록 해 주고 싶어서 그러는 겁니다.”
“응? 철민씨가 혹시? 정미홍 변호사하고 둘이 자주 만나요?”
“아닙니다. 제가 바빠서 그녀를 자주 만나지 못합니다.”
무언가 예리한 추리로 철민이와 정미홍 변호사와의 관계를 의심을 하면서 박신혜가 물어오자 철민이는 얼른 아니라고 그녀의 물음에 강하게 부정했다.
“철민씨의 곁에는 똑똑한 박영선 변호사가 있는데 정미홍 변호사는 무엇 때문에 만나요? 그 여자가 보통이 아닌데 그래요 그리고 옛날부터 철민씨를 좋아했다고 아주 떠벌리고 다니는 것이 싫어서 우리 회사에 업무를 자기가 맡겼다고 했을 때 내가 거절을 한 거예요”
박신혜는 예전과 다름이 없이 정미홍 변호사를 탐탁하지 않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신혜씨! 사람이 모든 것이 다 완벽할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정미홍 변호사도 나름대로 살펴보면 좋은 점이 있을 겁니다.”
“철민씨는 참 정미홍 변호사가 뭐가 좋은 점이 있어요? 얼굴만 반반해 가지고 늘 당신 곁에 맴돌면서 떠나지 않는 것이 나는 정말 싫어요!”
“그래도 정미홍 변호사가 우리에게 무슨 해를 끼친 일도 없고”
“아이 참! 당신 혹시? 정미홍 변호사와 깊은 관계를 맺었어요?”
“아닙니다. 절대로 그런 일이”
“그러면 왜 사사건건 정미홍이를 감싸고 그래요?”
“나는 그저 아무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을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 한 말인데”
“당신의 그런 마음이 정말 좋아보이다가도 정미홍이 말이 나오면 나는 정말 싫어요! 그러니 그 여자하고는 앞으로 가까이 하지를 말아요!”
행하니 찬바람이 일어나는 소리로 박신혜가 이 말을 하고는 자기 자리로 가버린다.
이런 깊은 사실을 모르고 국회의장은 철민이 곁에 오더니 귓속말로 조용하게 말했다.
“야당 총무만 이번 일에 협조를 하게 하면 잘 될 같은데”
“아 그래요 그러면 제가 힘을 써 보겠습니다.”
극회의장의 말에 철민이는 가능성이 있어보이자 자신감을 가지며 말했다.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정미홍 변호사가 물었다.
“국회법사위원장인 박신혜 의원이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지요?”
“아 네 그런데 미홍씨가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당연히 알지요 박신혜 의원은 제가 조금이라도 철민씨 곁에 가까이 갈까 봐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본다니까요”
역시 박신혜와 정미홍이는 개와 고양이처럼 서로 앙숙의 관계가 되어 있었다.
“그럼 제가 한 번 그 박신혜 의원님을 만나 보면 안 될까요?”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글쎄요? 하긴 같은 박씨니까 어쩌면 만나 줄 수도 있겠네요.”
박미희의 말에 정미홍 변호사는 별로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다는 듯이 건성으로 대답을 했다.
“변호사님! 제가 그 분을 만나 보면 안 될까요?”
이번에는 김연아 선수가 직접 나서며 말했다.
“그래요 오히려 우리 김연아 선수가 나서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김연아 선수의 말에 정미홍 변호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좋은 레스토랑카페로 들어서니 저만치 앉아서 기다리던 손연재가 생긋 미소를 지으며 철민이에게로 다가왔다.
둘이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차를 시키고는 그 동안 하지 못한 말들을 서로 주고받았다.
“그 동안 우리 오빠 엄청나게 바쁜 것 같아요 이 연재를 찾지 않는 것을 보니까 말이에요”
“응? 그럴 리가? 내가 왜 공주님을 외면을 할까요? 사실 요즘 김연아 선수의 일로 분주히 다니는 바람에 좀 시간이 없어서 그랬는데”
“아니? 김연아는 왜 오빠가 일을 봐 주어요?”
“응 김연아 선수가 세계대회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서 우리나라 위상을 크게 높여 주었잖아? 그래서 국회의원들을 설득을 해서 이번에 체육훈장을 받게 해 주려고 그래”
“아이 참! 오빠는? 정말 이상해? 나는 그냥 버려두고 내가 세계대회에 우승을 할 때는 그냥 연재야! 정말 장하다! 그 말만 하더니 웬 김연아는 체육훈장을 받게 해 주겠다고 오빠가 왜 힘을 쓰고 그래요?”
철민이의 무심코 사실대로 하는 말을 듣고는 손연재가 화를 빨끈 내면서 토라져 버린다.
“연재야! 그래도 연아는 너 보다 4살이나 많은 언니인데 뭘 그리 질투를 하고 그러냐?”
토라져서 화를 내는 손연재를 철민이가 달래며 말하자 그녀는 더욱 화를 낸다.
“언니는 무슨? 금메달 따면 다 체육훈장을 줘요? 오빠도 참”
“아니? 연재 너도 그렇지 둘이서 서로 사이좋게 지내야지 서로 그러면 안 되지 저번에 내가 물어 보니까 김연아 선수는 연재 너를 아주 친 동생처럼 아끼고 좋아 한다던데”
하도 토라진 손연재를 철민이는 애써 달래고 있었다.
“여우같은 김연아가 오빠는 그렇게 좋아?”
“엥? 김연아가 여우라면 연재 너는 귀여운 구미호다”
“아이 몰라요?”
“연재야! 언제 연아하고 만나서 좋은 마음으로 서로가 위로해 주고 그래라 이 오빠의 바램이다”
“그건 오빠 생각이고 난 여우같은 김연아가 정말 싫어”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는 손연재였다.
오랜만에 집으로 들어서니 처녀귀신 혜진이가 철민이 앞에 휙 나타나 반긴다.
“철민씨! 정말 오랜만에 보네”
“아니?”
갑자기 휙 나타나 철민이를 맞는 처녀귀신 혜진이를 보면서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물었다.
“그런데 혜진씨! 갑자기 왜?”
“철민씨! 우리가 무슨 남인가요?”
“그건 그렇지만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있어요?”
“아니요 그냥 좋아서 한 말인데 너무 오랜만에 집에 들어왔잖아요?”
“그렇기는 하지만”
“그런데 철민씨! 또 일 났다!”
“응? 무슨 일이?”
“뭐 철민씨는 좋은 일이니까 걱정을 안 해도 돼요”
두 사람이 마당에서 서로 이런 말을 주고받고 있는데 나비선녀인 소연이가 나오며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모두 잘 계시지요?”
“아 네 잘 계십니다. 참 그리고 소연씨에게 잘 있다는 안부를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요 밤도 깊었는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세요”
언제 들어도 목소리가 너무 아름다운 자기의 아내 소연이다. 마치 소연이의 목소리는 하얀 눈이 내린 숲속에 맑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같다. 그리고 그윽한 그 자태는 아무도 없는 깊은 산속에 아름답게 피어서 향기를 내는 한 송이 백합화 같이 아름답다.
응접실로 들어서자 장모님이 소파에 기대어 앉아서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반긴다.
“김서방! 오랜만에 보네”
“죄송합니다. 자주 어머님을 돌보아 드리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아니 자네가 어디 한가한 사람인가? 무척이나 바쁜 사람인데 내가 다 이해를 하고 있으니 마음 편하게 생각을 하고 그래요”
그냥 애간장을 살살 녹이는 장모님의 말이다.
“이제 많이 컸는데 철민씨의 아들!”
처녀귀신 혜진이가 소연이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그래요”
철민이는 정신이 번쩍 들어서 자기 아내 소연이 방으로 들어가니 자기 동생을 돌보고 있던 예진이가 반가움에 철민이에게 와락 안기며 입에 뽀뽀를 해 댄다.
모처럼 집에 왔으나 이제는 왜 그런지 몸이 부자연스러워짐을 철민이는 느꼈다. 아름다운 아내에 처녀귀신 혜진이 그리고 다정스러운 장모님! 눈에 넣어도 따갑지 않을 자기 딸 예진이 그리고 사랑스런 자기 아들! 이런 행복한 분위기에서 어찌 음탕한 성적인 관계를 할 수가 있겠는가?
서재에서 혼자 책상 앞에 앉아서 깊은 생각에 빠져서 있는데 처녀귀신 혜진이가 들어와 귀에다 대고 조용하게 속삭였다.
“철민씨는 그렇게 고민을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그래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됩니까?”
“먼저 여자의 유혹을 물리쳐야 해요”
“여자의 유혹? 누구?”
“괜히 내 앞에서 폼을 잡지 말고 사실대로 다 말해 봐요”
“참 그렇지! 혜진씨는 다 알고 있을 텐데 그럼 연재하고는 어떻게 됩니까?”
“아니 그것은 저번에 다 말해 주었는데 그런 것이 아니고 김연아 선수하고 어떻게 되는지 무척이나 궁금해 하고 있으면서”
“그래요 그럼 앞으로 나하고 김연아 선수하고 어떻게 되겠습니까?”
“어떻게 되기는 요? 김연아 선수가 철민씨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겠지요.”
“나는 정말 김연아 선수의 삼촌처럼 그렇게 돌보아 주고 싶은데”
“삼촌은 무슨? 앞으로 둘이 서로 좋아하면서 연애를 할 텐데 그래요”
철민이의 말에 처녀귀신 혜진이는 이 말만 하고는 방을 나갔다.
좀 더 물어보려고 하는데 처녀귀신 혜진이는 무슨 이유인지 그냥 방을 나가 버렸다.
천수보살님을 만나 뵈려고 찾아가니 마당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던 혜영이가 철민이를 보고 깜짝 놀란다.
“어머! 오빠가 오늘 어쩐 일이에요?”
“응? 혜영이?”
혜영이만 놀란 것이 아니라 철민이는 너무나 놀랐다.
세상에 웬 예쁜 아가씨가 천수보살님의 집 마당에서 그림을 그리나 했는데 그 아가씨는 다름이 아닌 혜영이였다. 역시 피는 못 속인다더니 자기 엄마 이숙희를 닮아서 늘씬한 키에 예쁜 얼굴은 너무나 매력이 흘러넘친다.
완전 폭풍 성장을 한 혜영이는 어릴 적 모습은 간데없고 이제는 성숙한 아가씨로 자라있었다.
캔버스에 그려진 혜영이가 그린 그림을 보니 완전히 화가의 그림이었다.
“우리 혜영이 완전 화가네”
“그 동안 최영숙 화가에게 그림 지도를 받았어요. 천수보살님이 그랬어요. 제가 그림으로 성공한다고 그래서 화가의 길을 가기로 했어요.”
“그랬어? 정말 잘 그린다.”
“오빠는 오늘 어쩐 일로 오셨어요?”
“응 혜영이 너 만나러 왔지”
갑자기 찾아온 목표가 바뀌었다.
이렇게 예쁘게 폭풍 성장을 한 혜영이를 보니 다른 목표는 사라지고 오늘은 오로지 혜영이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어졌다.
“혜영아! 너 나하고 잠시 밖에 좀 나가자”
“안돼요? 좀 있으면 천수보살님이 오실 텐데 오빠 문안인사를 꼭 드려요”
어릴 때는 그저 철민이의 말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따르더니 이제 폭풍성장을 하여 키 큰 아가씨가 되니 호락호락 남자의 말을 듣는 혜영이가 아니었다.
“아 그렇지! 먼저 천수보살님께 인사를 드려야지”
비로소 빗나간 목표를 바로 잡으며 혜영이의 말에 철민이는 따랐다.
어린 소녀시절 긴 머리를 날리며 “오빠! 오빠!” 하고 따르던 혜영이는 사라지고 늘씬한 큰 키에 치렁치렁한 파마머리를 어깨위로 늘어뜨린 혜영이는 탐이 나도록 예뻤다.
어떻게 함부로 못하고 그림을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는 혜영이를 바라보면서 가슴을 두근거리며 애를 태우고 있는데 천수보살님이 마당으로 나오시면서 말했다.
“그래 오늘은 무슨 일로 왔느냐?”
늘 들어도 어머니 목소리처럼 다정다감하신 천수보살님의 목소리였다.
“그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갑자기 천수보살님이 생각이 나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래? 그럼 좀 있다가 같이 점심이나 먹으면서 이야기를 해보자구나”
“네 기다리겠습니다.”
아주 공손하게 천수보살님께 머리를 숙여 두 손을 모으고 인사를 드린 철민이는 천수보살님의 말에 그저 순종이었다.
혜영이와 함께 푸짐한 점심상이 차려진 식당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으니 무심코 들어서던 이숙희가 철민이가 자기 딸 혜영이와 나란히 앉아있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란다.
“어머! 언제 오셨어요?”
“한 두 시간 전에 와서 혜영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있다가 점심시간이 되어서 함께 들어왔습니다.”
“어머! 그래요? 천수장에 들리시지 않고요?”
약간은 서운한 듯 이숙희는 철민이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천수보살님만 잠깐 뵈려고 왔는데 점심을 함께 먹자고 하셔서 혜영이가 그림을 그리는 옆에 서 있다가 이제 들어왔습니다.”
고운 이숙희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철민이는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이러는 동안 천수보살님과 자기 아내 나비선녀 그리고 천궁신녀님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우리 혜영이가 정말 많이 컸구나!”
철민이와 함께 앉아있는 혜영이를 보면서 감개가 무량한 듯이 천수보살님이 말했다.
51부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철민이를 보고 천수보살님께서 물으셨다.
“이제 회사도 8개나 가지게 되었고 돈도 엄청나게 잘 벌고 생각지도 못한 국회의원도 되었는데 아직도 하고 싶은 것이 또 있느냐?”
“모든 것이 다 천수보살님의 하늘같은 은혜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그 은혜에 보답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늘 고민이 많습니다.”
“그 참 무슨 고민은 한다고 그래? 나야 오직 철민이 네가 잘 되는 것이 내가 잘 되는 것이지”
자기의 은혜를 늘 잊지 않고 있다는 철민이의 말에 천수보살님은 흐뭇해하시면서 말했다.
“언젠가 내가 철민이 너에게 한 말이 있지? 고양이의 보은에 대한 것인데”
갑자기 천수보살님이 철민이를 보고 고양이의 보은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내었다.
“고양이의 보은에 대한 이야기? 갑자기 생각이 잘 나지를 않는데 아 이제야 생각이 납니다. 바로 봉천동 [향연] 카페 앞에서 내 동생들과 한바탕 싸울 때 천수보살님께서 사오라고 하신 아이스크림을 그 앞 골목에 사는 도둑고양이들이 몽땅 먹어버려서 다시 가서 사가지고 왔는데 천수보살님이 그 일을 환하게 아시고 언젠가 그 도둑고양이들이 나를 도와서 줄 거라고 하셨습니다.”
비로소 잊고 있던 그 옛날의 일을 기억해 내고 철민이는 천수보살님을 보고 말했다.
“바로 오늘이 그 도둑고양이들이 철민이 너에게 보은을 하는 날이야!”
세상 이치를 훤하게 내다보시는 천수보살님이 이 말을 하시고는 손님들이 구름같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가셨다.
철민이는 그 도둑고양이들이 어떻게 자기에게 보은을 하는지 그 사실은 말씀을 안 하시고 그냥 가시는 천수보살님을 잠시 바라보다가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를 않고 그 말을 한쪽으로 흘러버렸다.
점심을 먹고 나서 모처럼 사랑스러운 혜영이와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지만 그런 기회가 영 이루어지지를 않았다.
“오늘 오후에 최영숙 화가에게 그림 지도를 받아야 하거든요 그러니 오빠는 다음에 오셔서 좋은 시간 가져요”
철민이의 눈치를 재빠르게 읽은 혜영이가 자기 엄마 이숙희의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그래요 사장님도 많이 바쁘실 것 같은데 다음에 우리 좋은 시간 가져요”
이숙희가 철민이의 자기 딸에 대한 애착심을 눈치 채고 슬쩍 떼어 놓으려는 듯 말했다.
“아 그러지요 이렇게 우리 혜영이를 본 것만 해도 저는 너무 행복합니다.”
모녀의 서로 눈치 보기 작전에 더 이상 버티지를 못하고 철민이는 봉천동을 내려왔다.
“아이고! 예쁜 우리 혜영이!”
자기 생각대로 이루지지를 않자 더더욱 늘씬하고 쭉 빠진 예쁜 혜영이에 대한 소유욕이 더욱 달아서 올라 혼자서 계속 중얼거렸다.
이런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기회가 갑자기 철민이에게 찾아왔다.
“사장님! 지금 만날 수 있어요?”
휴대폰으로 날라 온 아름다운 여자의 목소리!
그녀는 다름이 아닌 정미홍 변호사였다.
“아 네 그런데 어쩐 일로 저를 만나려고 그러십니까?”
철민이는 한편으로 반가우면서도 정미홍 변호사가 왜 자기를 갑자기 만나자고 하는지 궁금하여 물었다.
“그것은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 할게요 장소는 사장님이 정하세요. 지금 봉천동에 계신다고 하니까”
“그러지요 그럼 제가 [향연]이라는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천천히 조심해서 오십시오.”
정미홍 변호사와 만날 장소를 정해 놓고 철민이는 자기 할머니 댁으로 가려다가 방향을 바꾸었다.
봉천동에 있는 카페 [향연]은 박신혜가 처음에 운영하고 있다가 지금은 자기 아내인 소연이가 인수인계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
박신혜와 철민이의 아내인 소연이는 같은 서울대학교의 선후배 사이로 진짜 친 자매처럼 가까이 지낸다.
그런 친밀한 관계로 박신혜는 카페[향연]을 소연이에게 넘겨 준 것이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카페[향연]에 들어서니 종업원들이 깜짝 놀라며 조심스럽게 대했다.
“사장님! 어서 오세요”
자기들이 일하는 카페 주인 남편이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기에 지극히 조심스러워 했다.
“그 동안 잘 들 지냈지요?”
“네 사장님!”
여자 종업원들에게 안부의 인사를 건네자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네 사장님!” 하고 대답을 했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정미홍 변호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카운터에 서 있던 카페 마담이 주방을 향해서 말했다.
“이슬아! 사장님께 시원하게 인삼과 사과를 갈아서 주스를 만들어 갖다드려라”
그러자 주방에서 카페 마담의 말대로 만든 인삼과 사과로 만든 시원한 과일 주스를 종업원 아가씨가 조심스럽게 가지고 와서 철민이 앞에 놓았다.
카페 주인 남편이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아있으니 일을 맡은 마담과 종업원들은 철민이의 눈치를 보면서 카페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이러는 동안 정미홍 변호사가 도착을 하여 카페로 들어서는데 뜻밖에 김연아 선수를 데리고 들어왔다.
카페에 있던 손님들이 김연아 선수를 보고는 모두들 반가워하면서 그녀에게 사인을 해 달라며 모여들었다.
김연아 선수는 아주 친절하게 한 사람 한 사람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그들에게 사인을 해 주었다.
카페 마담도 종업원들도 김연아 선수에게 사인을 받았다.
역시 김연아 선수는 대단한 인기를 누리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다.
“갑자기 두 사람이 함께 올 줄은 몰랐습니다.”
분홍색 황홀한 관계를 상상하던 철민이는 그만 그 상상이 무지개가 되었다가 사라지자 허전한 마음이 들어 정미홍 변호사를 보고 물었다.
“오늘 우리 김연아 선수가 사장님을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왔는데 괜찮겠지요?”
“그럼요 괜찮습니다.”
언제나 들어도 기분이 좋은 목소리로 말하는 정미홍 변호사의 말에 철민이는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말로 대답했다.
카페 마담이 김연아 선수를 위해 특별히 만든 시원한 주스를 직접 가지고 와서 건네주었다.
“아니? 우리 김연아 선수만 주고 나는 그냥 보고만 있으라는 것 같네요”
정미홍 변호사가 농담이 섞인 말로 철민이를 보고 말했다.
“여기 우리 변호사님께 같은 걸로 만들어서 가져 오세요”
카페 마담을 보고 철민이가 이런 말을 하자 비로소 정미홍이가 변호사인줄 알아보고 급하게 주스를 만들어 가지고 왔다.
정미홍 변호사가 주스를 마시다가 철민이가 먹다가 남긴 인삼과 사과를 갈아서 만든 과일주스를 보더니 마시던 자기 주스를 내려놓고는 그것을 가져다가 마시면서 말했다.
“역시 사장님이시라고 특별하게 만든 고급 인삼 과일주스”
이런 정미홍 변호사를 보면서 철민이는 난처한 듯이 말했다.
“아니? 변호사님도 참 그것은 내가 마시다가 남긴 것인데 그것을 마시면?”
그러자 정미홍 변호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조금도 어색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사랑스런 눈길로 철민이를 보면서 말했다.
“아니? 사장님이 마시던 것인데 뭐 어때요?”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을 김연아 선수는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정미홍 변호사의 휴대폰이 울려서 그녀가 받으니 자기 남편에게서 온 전화였다.
“오늘 저녁에 시댁 식구들이 모두 다 모이기로 했어요? 갑자기 무슨 일로 그래요?”
철민이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에 정미홍 변호사는 자기 남편의 말에 가기가 싫은 마음이 가득히 실린 음성으로 물었다.
상대방 통화의 내용이 들리지 않아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데 정미홍 변호사의 남편이 꼭 와야 된다는 뜻으로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가족 간의 부모 재산 상속 문제는 서로 좋게 의논을 해서 하면 되는데 꼭 내가 가야 해요?”
서로 통화하는 내용을 들으니 자기 시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산을 서로 형제들이 나누는 내용인데 정미홍 변호사가 법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를 좀 해 주었으면 하는 내용이었다.
한참 동안 자기 남편과 통화를 하던 정미홍 변호사는 결국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철민이를 보고 말했다.
“아무래도 내가 가보아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 사장님께서 나중에 김연아 선수를 집에까지 태워다 주세요.”
그러더니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난 정미홍 변호사가 카페를 나가버렸다.
갑작스런 일로 김연아 선수와 둘이 남게 된 철민이는 난처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다가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말을 꺼냈다.
“김연아 선수가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지금 나간 정미홍 변호사가 말을 했는데 무슨 일입니까?”
“아 네 저번에 같이 만났을 때 지금 국회법사위원장님으로 계시는 박신혜 의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사장님께서 저하고 같이 가면 안 될까요?”
“아 그래요? 그런데 오늘은 박신혜 의원님이 자기 아들과 함께 친정으로 가서 만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철민이는 오늘 천수보살님의 집으로 오면서 회사의 일로 박신혜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그녀가 오늘 자기 아들과 함께 친정으로 간다고 한 말을 떠 올리며 말했다.
“그러면 다음에 사장님과 함께 가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하도록 해 보겠습니다.”
두 사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데 카페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바람에 철민이는 무척이나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김연아 선수는 이런 일에 익숙해 있어서 그런지 그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를 않았다.
“저어 밖으로 나가면 안 될까요?”
철민이가 부담스러운 마음을 이기지를 못하고 김연아 선수에게 물었다.
“네 좋아요”
이런 철민이의 말에 김연아는 쾌히 허락을 하며 따라주었다.
두 사람이 카페[향연]을 나와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한 어린 여자 아이가 태극모양의 무늬가 그려진 막대사탕을 들고 자기 엄마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김연아 선수가 철민이를 보고 말했다.
“저런 사탕 어디서 파는지 사장님은 아세요?”
“네 저 모퉁이를 돌아 골목길을 한참 가다보면 그곳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그 앞 가게에서 팝니다.”
철민이가 김연아 선수의 말에 어린아이가 들고 있는 태극 모양의 막대 사탕을 보고는 말했다.
“사장님께서 그곳을 잘 알고 계시네요.”
“이곳은 내가 사는 동네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요? 오늘 왜 그런지 막대 사탕을 사서 들고 가고 싶어져요”
“그럼 내가 사 줄 까요?”
“어마! 그래 주시면 좋지요”
이리하여 철민이는 김연아 선수를 데리고 저만치 보이는 건물을 돌아서 골목길을 한참 걸어서 가니 그곳에 초등학교가 보이고 그 앞에 가게들이 몇 개가 있는데 그 중에 막대 사탕을 파는 가게로 들어가서 비닐봉지에 싸인 태극무늬모양이 그려진 막대 사탕을 두 개 샀다.
김연아 선수가 막대 사탕을 손에 들고 철민이와 함께 왔던 골목길을 되돌아 오는데 갑자기 고양이들이 나타나 김연아 선수 곁으로 모여들었다.
“어머나!”
고양이들이 자기 곁으로 모여들자 김연아 선수는 깜짝 놀라며 순간적으로 철민이의 품에 와락 안겼다.
“???”
갑작스럽게 자기 품에 안긴 김연아 선수를 철민이는 안은 채 한참 동안을 그대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좀처럼 고양이들이 물러가지를 않고 김연아 선수의 주변에서 맴돌며 “야옹~ 야옹~ 야옹~” 소리를 계속 질러 댔다.
철민이는 혹시나 김연아 선수가 고양이들에게 물릴까봐 그녀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있었다.
김연아는 자기 얼굴을 철민이의 가슴에 파묻고 한 손에 막대 사탕을 들고 그대로 안겨 있었다.
어둠이 내린 골목길에서 김연아 선수를 철민이가 꼭 끌어안고 있으니 묘한 흥분이 가슴에 밀물처럼 밀려서 왔다.
한참 동안 김연아 선수를 자기 품에 끌어안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얼굴을 든 그녀의 모습이 철민이의 눈에 들어왔다.
무언가 갈급한 욕구가 살며시 서려있는 김연아 선수의 얼굴을 보다가 철민이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에 자기의 얼굴을 갖다 댔다.
혹시나? 거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러나 김연아 선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철민이의 이런 행동에 가만히 있었다.
아니 오히려 김연아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철민이가 얼굴을 자기 얼굴에 갖다 대자 두 눈을 감으며 자기 입술을 철민이의 입술에 살짝 갖다 대었다.
어두운 골목길에서 두 사람은 처음으로 키스를 했다.
점점 김연아의 적극적인 행동에 철민이도 그녀의 날씬한 허리를 힘주어 안으면서 뜨겁게 포옹을 하며 키스를 했다.
이심전심으로 서로 오고가는 마음은 이제 강력한 한 몸을 원하고 있었다.
김연아의 봉긋한 두 유방이 철민이의 가슴에 부딪히며 그의 흥분을 크게 일으켰다.
철민이가 김연아의 허리를 감싸 안아서 올리며 그녀와 뜨거운 입맞춤을 계속하자 김연아는 들고 있던 막대 사탕을 자기도 모르게 손에서 놓아버렸다.
태극 무늬모양이 그려진 막대 사탕이 땅에 떨어지고 김연아는 황홀한 남녀 간의 입맞춤에 정신이 빠져 있었다.
“야옹~ 야옹~ 야옹~ 야옹~”
김연아 선수가 떨어뜨린 막대 사탕을 고양이들이 달려들어 먹으며 기분 좋은 소리를 질러 댔다.
하늘하늘한 김연아 선수의 원피스 자락이 들추어지고 저절로 김연아의 두 다리 사이와 철민이의 하체가 맞붙었다.
이제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이 한창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김연아의 성숙한 몸이 철민이의 품안에서 가볍게 부르르 떨고 있었다.
이상하게 오늘 따라 김연아와 철민이가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이 골목길을 지나가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이제 도저히 참을 수가 없게 된 철민이와 김연아는 골목길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김연아가 자연스럽게 철민이와 팔짱을 끼고 사랑의 감정으로 가득차서 발걸음도 가볍게 걸었다.
철민이의 차에 오른 김연아는 그에게 재촉하는 눈길로 어서 주차장을 벗어나 자기를 어디론가 빨리 데려가 달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철민이의 차가 복잡한 서울의 시내를 벗어나 시외로 달리고 있었다.
어디로 어떻게 달렸는지 한참을 가니 환한 전광판에 [그레이스]라는 이름이 쓰여 있는 모텔이 나타났다.
두 사람은 마치 여우에 홀린 듯이 [그레이스] 모텔로 들어갔다.
모텔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설치된 무인 안내소에서 돈을 넣고 방의 열쇠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7호실로 들어갔다.
모텔 방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골목길에서 달아오른 사랑의 열기를 다시금 크게 느끼며 서로의 입술을 찾아서 빨아댔다.
가볍게 김연아를 안아서 침대위에 눕힌 철민이는 그대로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타며 황홀한 입맞춤을 계속했다.
김연아의 두 다리가 저절로 벌어지며 가쁜 숨을 헐떡거렸다.
이제 두 사람의 뜨거운 사랑의 행위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철민이의 손이 급하게 김연아의 원피스 자락을 위로 걷어서 올리며 탐스럽고 날씬한 그녀의 다리를 쓰다듬었다.
“사장님! 못 참겠어요.”
김연아의 다급한 목소리가 철민이의 귀에 들려서 왔다.동네 여자들은 모두가 나의 여자들